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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44

[STEP 11] 비가 오는 날이면 떠오르는 클래식 -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슈베르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들 만약 어떤 사람이 내가 쓴 글이나 만든 영화 따위는 한 번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김수영? 음, 그 왈가닥 여자애?”라고 (내가 가진 백 가지 특징 중에 그저 그런 한 가지 특징으로) 기억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보니, 그런 경험이 있다. 슈베르트를 생각하다 보니, 아주 오래 전 해묵은 기억까지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담임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종이를 돌리며, 서로에 대한 인상평을 한 마디씩 쓰라고 했다. 그걸로 학급 문집을 만든다고 했다. 짓궂은 내 짝꿍은 엉뚱하게도 내 이름 옆에 ‘욕쟁이’라고 썼다. 장난치지 말라고 아웅다웅했지만, 종이는 그렇게 넘어갔다. 그 밑에 댓글 달리듯, 이런 글들이 따라붙었다. 인상평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2013. 7. 5.
아프리카의 대자연만큼 아름다웠던 두 남녀의 사랑, 음악 말년의 모차르트, 그래봤자 30대 초반이 조금 넘은 모차르트가 각별히 관심을 가졌던 악기로 클라리넷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는 지난번에 했습니다. 그가 왜 클라리넷을 사랑하게 됐고, 그래서 무슨 곡을 작곡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6월 3일자 에 게재돼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악기의 개량과 발전에 영향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는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안톤 슈타틀러(1753~1812)와의 우정이 계기였다는 내용을 전해 드렸습니다. 잠시 클릭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가 클라리넷을 위해 남긴, 아울러 자신의 “좋은 친구”였던 슈타틀러를 위해 작곡한 또 하나의 걸작 를 듣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곡은 한 편의 영화 때문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별명으.. 2013. 7. 3.
내 생애 마지막 협주곡 -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 시원한 음악이 필요한 때입니다. 뭐가 있을까요? 일단 떠오르는 곡이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입니다. ‘신세계로부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교향곡 9번보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4악장에서 터져 나오는 트럼펫 연주가 분수의 물줄기처럼 시원합니다. 하지만 이 곡은 다음에 듣겠습니다. 당분간 바흐에서 베토벤까지의 음악에 주로 집중할 계획입니다. 하이든(Joseph Haydn) [출처: 위키피디아] 오늘 고른 음악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플랫장조’입니다. 역시 트럼펫 음악입니다. 이 곡은 하이든의 다음 세대 작곡가인 요한 네포무크 훔멜(Hummel, 1778~1837년)의 곡과 더불어 트럼펫 협주곡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하이든의 곡이 독주 파트에서 고음역이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에 비해, 훔멜의 곡은 저.. 2013. 6. 28.
국왕에게 잘 보이기 위해 템즈 강에서 초연했다? - 헨델, 수상음악(Water Music, HWV 348~350)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바로크 시대를 수놓았던 세 명의 거장이 동갑내기입니다. 바로 바흐와 헨델, 그리고 이탈리아 태생의 하프시코드 명인이었던 도메니코 스카를라티입니다. 세 명은 모두 1685년에 태어났습니다. 바흐는 평생 독일을 떠나지 않았지만, 알려져 있다시피 헨델은 20대 중반에 런던에 정착해 40대 초반이었던 1727년에 아예 영국인으로 귀화했지요. 나폴리에서 태어난 스카를라티는 로마에서 활약하다가 포르투갈 리스본의 궁정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공주의 음악선생으로 살았습니다. 훗날 그 공주가 스페인의 페르디난드 4세와 결혼해 왕비가 되자 자신도 스페인 궁정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결국 마드리드에서 타계하지요. 에 바흐는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한데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은 아직 얼굴.. 2013. 6. 20.
교향곡에서 인간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사용하다 - 베토벤, [교향곡 9번 d단조 op.125] 합창 철학자 에릭 호퍼(1902∼1983)를 아시는지요? ‘길 위의 철학자’로 불렸던 미국의 인문학자입니다. 학교라고는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독학의 철학자입니다. 그에게 학교란 다름 아닌 ‘책’이었지요. 부두노동자, 벌목꾼 등으로 일하면서 읽고 썼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무학의 통찰’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겁니다. 철학자로 명성을 얻었던 계기는 1951년 펴냈던 『맹신자들』(The true believer)이라는 저서였지요. 당시의 세계는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의 충격을 채 지우지 못하고 있었고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냉전 체제가 막 형성되고 있던 차였습니다. 쉰 살의 부두노동자였던 호퍼는 이 책으로 단숨에 명성을 얻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광신적 기독교 신자, 광신적 이슬람교 신자, .. 2013. 6. 12.
금주법과 재즈의 부흥 - 재즈 에이지(Jazz Age) 전쟁은 미국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대표적인 것이 1920년 1월 시행된 금주법이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는 역사적으로 술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금단의 열매’는 언제나 달기 마련인가 보다. 밀주를 만들어 판매하는 조직적인 갱단이 극성을 부리고 무허가 술집이 난립했다. 이런 술집에서는 어김없이 재즈 공연이 밤새 열리곤 했다. 이 격동적인 금주법의 시대를 ‘재즈 에이지’라고 부른다. 뉴욕의 할렘가에는 뉴올리언스나 시카고에서 올라온 시골뜨기 재즈 연주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그중 하나였던 루이 암스트롱의 출현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왔다. 그가 뉴욕에 와서 처음 들어간 곳은 빅밴드 재즈와 스윙재즈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플레처 핸더슨(Fletcher Handerson)의 밴드였다. 루이 암스트.. 2013. 6. 7.
[STEP 9]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꼭 한번 쳐보고 싶었던 나의 로망 겨울이면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공연되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피아노를 배우고 나서 내가 처음으로 샀던, 500원짜리 클래식 악보는 차이코프스키의 였다. 물론 ‘언젠가 쳐봐야지’라든가 ‘이걸 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피아노를 연습해야지’ 같은 마음으로 산 악보였는데, 마치 ‘이 옷을 일단 사두고, 얼른 살을 빼서 입어야지’하고 산 옷을 결코 입게 되지 못하는 일처럼, 그 곡을 연주하는 날은 두고두고 오지 않았다. 대신 종종 악보의 첫 소절을 눈으로, 입으로 따라 읽곤 했다. 그래서일까, 첫 소절은 아직도 입에 맴돈다. 첫 음이 시작되면, 눈앞에 한 점이 생기고,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그 한 점이 둥근 호수처럼 커져 나간다. 이 곡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가 러시아 .. 2013. 6. 2.
[STEP 5]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 - 모차르트 레퀴엠 이 화창한 봄날에 이라고요? 영화 를 보면, 극 중 살리에르는 자신이 모차르트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작곡하느라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르는 익명의 사내를 보낸다. 그가 모차르트에게 거금을 제시하며 마지막 레퀴엠을 시한 내에 작곡해달라고 주문하는데, 그걸 작곡하다가 그만 서른다섯이라는 나이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결국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했고, 익명의 사내를 위해 만든 곡이 그의 장송곡으로 흘러나온다. 극적인 장면이다. 살리에르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면 참으로 음악적인 살인이고, 음악가다운 결말이다. 하지만 이건 작가가 지어낸 극 중 설정에 불과하고, 실제로 그에게 장송곡을 의뢰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 칼 뵘이 지휘하는 모차르트 “프란츠 폰 발자크 백작이 죽은 아내를.. 201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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