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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天上雜夫] '난 잘했다' - 도랏신 가라사대 무식은 힘이다

by Khori(高麗) 2021.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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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다양한 일로 다시 사업부를 안게 됐다. 누군가의 기대를 받는 것이 좋은 일인지 부담스러운 일이지 분별하기 어렵다. 누군가의 원망을 받는 일이 당연한 일인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인지 도통  수가 없다. 사실   없다기 보단 스스로 여유가 없다. 내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스스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을 다루는 실력의 문제다.

 

 전 부서를 추스르며 다가오는 내일에 맞서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것도  하는 사람도 매일매일 걱정이 있고, 무엇을 준비하는 사람도 매일매일 걱정이 있다. 무엇을 준비하는 사람도 사람마다   있는 것이 다르고, 감당할 그릇의 크기가 다르며, 당연히 생각도 다른다. 기업에서 아무것도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 그래서 다들 "나는 잘했다"는 주장을 하는 건가?

 

 무엇을 한다고 약속하고 결과가 목표에 부합하는가? 전혀 엉뚱하지만 좋은 결과인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도 나에게 좋은 일만 잘했다는 것인가? 잘 듣다 보면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내가 눈치가 없고, 상황을  모르고 헛소리를 많이 한다고 생각해며 반성을 한다. 그러다가도 '아니지, 재들이 도랏??' 이런 의심을 사람인 이상  할 수가 없지. ㅎㅎ

 

 하여튼 그놈의 "잘"은 기준이 없다. 눈치가 있어야 하고, 상황을 잘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역지사지의 존재 이유 이런  때문일까? 나는 "고구마 있어요?"라고 물었는데 "그놈의 호박은 구할 수가 없다니까요!"와 같은 대답이 들린다. 이 상황에서 내가 도랏질을 하는 것인지 네가 도랏질을 하는지 경계가 혼미할 때가 많다. 벌써 나에게 인식과 인지의 문제가 생기는 것인가 가끔 의심스럽다.

 

 더 정확하게 "호박 말고 고구마 있어요?"라고 미리미리 간파해서 물어봤어야 한다는 말인데 실력이 없으니 타인이 미래에 어떻게 답할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한 노릇이다. 이건 어쩌라는 건지. 왜냐하면 "난 이런 거  못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종교가 없는 이유는 그 잘난 신이 이런 것도 고민해서 미리미리 정해놨다는 그 심뽀가 맘에 안 들기 때문이다. 경우가 없어)

 

 "난 잘했다" 주장을 듣고 주위를 잘 관찰하면, 정작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말 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자신이 하기로 약속한 것, 자신이 해야만 하는 것, 스스로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올바른 것에 집중한다. 이런 일들이 모여서 서로 돕고, 협력적으로 일하려고 노력한다. 초심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그 공동의 뜻이 모여서 조직과 모임을 만들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지하려는 마음이다. 그런데 초심을 유지하는 일이란 녹슨 철길을 수세미로 박박 닦아서 기차를 한 땀 한 땀 밀고 가는 일처럼 쉽지 않다. 젠장 운수대통일세. (이런 일을 잘하면 신문, 위인전에 나올지도 모름) 아님 초딩 마음인가?

 

 정작 "난 잘했다"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은 신문지 덮고,  뿌리고, 풀떼기 덮어놓은 위장에 가깝다. 내가 약속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은 들은 바 없으며, 내게 이런 일이 요구되는지 관심도 없고 몰랐을 뿐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좋은 것만 하기도 바쁜 나날이다.

 

 불편함이 다가올 때 "남들도  그렇더구먼"이란 상투적 말이 나와서 주위에 화를 돋운다. 보고 있으면 이해 당사자가 무릎 맞대고 한 땀 한 땀 확인을 하면 '피곤하다'와 '몰랐다'가 나오기 일수다. 이 상황을 보고 있자면 "아는 것은 힘이다"는 정말 틀린 말이란 의심이 든다. "무식은 힘이다"라는 말이 상황에 훨씬 잘 맞다. 대개 '아는 놈이 맛이 간다'에 묻고 더블로. 매일 아는 놈이 알아서 하거나 참거나를 강요하는 방식이  수밖에 없다. 모르는 놈은  수가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잔머리를 쓰면 좋긴 하다. 대개 끝이 안 좋다. 

 

 이럴 때  머릿속에서 '인지 부조화'가 생겼다고 느끼긴 하는데, 어디서 생겼는지 분간이  간다. 나잘난 종족이 문제를 만들면 애꾸눈이 장님을 따라가는 일처럼 인지 부조화란 생각이 들다가도, 상황을 보면 장님 세상에서는 애꾸눈이 양보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가?라는 혼선이 생긴다. 이런 인지 부조화적인 혼선이 생길 때, 도랏신이 내게 소환된 것인지, 네게 소환된 것인지, 내가 도랏신인지 네가 도랏신인지 분간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도랏신이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도랏신을 믿는  아니에요 ㅠㅠ)

 

 뭐 그럴 수 있다. 이 정도 쿨하게 생각하며 사는  어렵지 않다. 내가  다양한 세상의 스펙트럼과 인간 군상의 현란한 스펙트럼을 넘어서는 사람들 보기 드물다. 내가 썼지만  말도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인지 좁다는 것인지 해석이 오락가락해 보인다.

 

 진정한 문제는 밉던 곱던 다들 자신의 재주가 있고, 역할이 있고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움이다. 왜냐하면  문제와 답이 뒤죽박죽 엉켜있기 때문이다. 뒤죽박죽 엉켜있는 일은 쾌도난마와 같이 싹둑 썰기를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들 그렇게 한다고 살림도   모르며 마구잡이로 하면  된다. 불과 20여 년 전에도 왼쪽 다리 절단 수술인데 오른쪽 다리가 없어졌다는 뉴스가 한국에 있었다. 도랏신과 돌팔이가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과제는 그 안에 남아 있는 진정한 사람들의 가치만 남게 잘 발라내면 아주 괜찮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뜨거운 물 부으면 되나? 사람 참 소중하고 어렵다. 어쩌라는 거야, 제기랄. 무식과 유식을 떠나 어째던 사람이 힘이다. 정신승리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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