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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강철비

by Khori(高麗) 2018.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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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 본 영화가 끝나자마자 저녁 먹고 다시 영화를 본다. 강철비와 1987이 시간을 교차하며 인기를 끌었다. 5백만을 넘지는 못했지만 작년 남북한의 경색국면과 지금 평창 동계 올림픽과 화해 분위기 조성이 되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한반도는 3한4온처럼 분위기가 변화무쌍하다. 이 줄거기만큼 다양한 연기자들이 나온다. 카메오로 나오는 연기자들을 보는 것은 항상 기분 좋다. 


 초반 개성 공단 씬은 상당히 실감 난다. 상당히 공을 많여 미사일을 표현했다. 하지만 가공할 살상 무기를 본다는 것은 사실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한국 전쟁의 배경만으로도 한반도는 충분히 복잡하다. 열강들의 이해관계와 외교, 교류, 투쟁의 역사가 교차한다. 지금 전후 세대는 "점마들은 왜 그리 붙어 다니나?"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역사적 맥락과 교류 관계란 복잡하다. 리태한이 마치 재조지은의 모습처럼 중국과 통화를 하는 모습은 100년 전의 항일투쟁, 중국내의 공산화 과정에서 서로 동지로 함께한 역사의 연장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 영화의 배경만큼 역사의 연장성은 계속 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의 시나리오 예측도 많다. 그중 내부의 붕괴설과 쿠데타로 정권이 붕괴된다는 전제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 막연하게 붕괴되어 망하면 쉽게 통일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속에서 보이는 모습이 사실이라고 할 수 없지만, 각 주변국들의 태도를 예측해보는 것은 유의미하다. 


 엄철우, 곽철우라는 이름에서 한반도에는 같은 사람, 같은 역사를 공유하는 사람, 같은 문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이 다르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상징하고, 같은 이름이 함께 해야 하는 막연한 당위성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통일은 민족의 과제이고 또 민족이 발전하기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다. 경제적으로도 통일이 갖고오 효과는 대단히 크다. 


 그런데 이것과 정치적 권력, 사상적 체계의 문제는 전혀 상관없다. 속된 말로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에 따라 결정된다. 김의성이 연기한 이의성 대통령처럼 핵폭격을 결정할 수 있고, 차기 대통령으로 나오는 이경영이 연기한 김경영 차기 대통령의 화해 정책도 나올 수 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자기 삶의 결정권도 없이 운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럽다. 철저한 살인귀처럼 표현된 목표 수행 기계 최명록처럼 재수 없다.  조우진은 어째 참 나쁜 역에 아주 잘 어울린다. 연기를 잘 하는 것이다. 



 세상이 조금씩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이 또한 역사의 흐름이다. 우리 집안에 옆집에서 화염병과 같은 위험한 물질을 던지면 아무도 참지 않는다. 가족끼리 다툼이 있어도 이웃집에서 행패를 부리면 가족은 뭉친다. 법적으로 호적을 파내어 남으로 갈라서더라도 함께 흐르는 피는 변하지 않는다. 이웃 마을과 혼사를 해서 사람이 이동해도 한 공동체로 가는데 시간이 걸리고 다름이 존재한다. 한반도는 어쩌면 가족을 버리자니 마음이 아프고, 가족을 챙기자니 서로 너무 멀어져 다가가기 힘들다. 게다가 주변 이웃들이냐고 딱히 도움되는 것들도 없다. 아까 본 신과 함께에서 지나간 과거를 위해서 새로운 눈물을 흘리지 말자는 말이 생각난다. 의리가 중요하냐 혈연이 중요하냐.. 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가는 방법은 참으로 멀다. 염라가 이승에 오고 차사들이 좀 열심히 일하면 나아질려나. 이 영화를 보고, 아까 본 영화를 자꾸 섞어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패는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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