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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명견만리_미래의 기회편

by Khori(高麗) 201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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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흐름은 누군가에게 기회가 되고, 또 다른 이에게 위험이 된다. 그래서 내일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어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밀어내며 세상의 진보를 구현한다. 되도록 꾸준하게 읽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갈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아는 부분도 있다. 동시대인으로써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고, 더 많이 느끼기도 한다.

 이런 시대상황에서 몇가지 주제를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윤리", "기술", "중국", "교육"이라는 주제의 글에서 한 시대를 같이 사는 사람들의 시야와 생각, 그 시대를 어제보다 좋게 꿈꾸기 위한 도전과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明見萬里의 안목이란 주워들은 지식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것이 있어야 다른 이와 함께 교류하고 소통이 가능하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식이 내것인지 잠시 빌리거나 구걸한 것인지는 실력으로 입증된다. 풍족한 듯 해 보여도 부족한 것은 결국 내가 이해하고 생산할 수 있는 지식과 실력에 따른다. 이를 아우르는 것이 곧 그러한 지혜다.


 비행기를 타자마자 잠이들어, 일어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윤리편에서는 최근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과정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그 바닥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경쟁과 이기심이라는 편협한 시각으로 보던 논리는 아직 유효하다. 하지만 나의 지출이 타인의 소득이 되고, 모든 활동이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기여해야한다는 의식의 개혁, 철학적 고민은 대단히 중요하다. 조금씩 새로운 생각이 받아들여지면 변해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명 졸부들의 천박한 모습을 보며 손가락질과 야유를 보낸다. 그러나 막상 동경하는 이중적 모습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사회의 수준은 물질적인 것에 기반한다. 그렇지만 윤리, 도덕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없다면 최신형 컴퓨터에 DOS를 깔아서 쓰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현실이 너무 빨리 돌아가는 DOS프로그램에서 제어되지 못해서 떨어진 프린스 게임의 주인공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술편에서 한국이 로봇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라는 통계지표에 놀라게 된다. 4차산업과 관련된 각 분야별 주제를 일반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기재하였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시장의 공급자 주도의 모습, AI가 갖고 올 수 있는 이득과 이를 잘못 활용했을때 발생할 수 있는 고민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해외의 사례가 주가되는 현실이 대단히 아쉽다.


 출장전 KINTEX전시회 관련 공무원의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전시를 운영하기 위해서 업체들을 모으는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작년과 같은 전시회라면 사실 시간과 차비가 아깝다. 4차 산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과 제도적 보완이 대단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여기저기 기부하는 금액을 모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실패와 도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런 pool에서 자란 스타트업을 다시 사업화해서 파트너링을 해도 괜찮을텐데 말이다. 새로운 기술이란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만들어 가면서 발생한다. 하던대로만 하거나, 숫자로 실적을 평가해야하는 정부는 지원에 촛점을 둬야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싹이 트자마다 입도선매를 통해서 경쟁을 제거하려는 우리의 풍토가 바뀌지 않는다면 원천기술도 부족한 한국이 일본을 따르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그보다 못할 것이다.


 중국, 중요한 주제다. 업무적으로 중국은 이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싸구려 산자이들의 혁명이 품질과 가격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관점을 가성비라는 말로 인식을 재구성해주었다. 이런 통찰을 보면 참 당연하다. 그래서 진실과 진리는 너무 평범하다고 한다. 샤오미나, 알리바바로 대표되는 중국업체들이지만 이 보다 더 거대한 기업들도 많다. 관시와 같은 모습의 부패가 존재하지만 스타트업 경영자들의 철학과 태도를 보면 상당히 수준이 높다. 경영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경영자에게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직원이 '내껀 아니잖아'라 생각하는 순간을 상상해 보라. 우리가 정체하는 한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영자가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 나라에 아직도 미약한 기업철학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작년 식품전시회에 온 중국 청년과 호텔앞에서 잠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Yes I Can밖에 말할 줄 모르는 녀석처럼 패기가 넘친다. 응원해주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중국의 금융, 성장률 저하에 따른 경착륙등의 우려가 대외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중국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느끼는 부러움이란 젊은 청춘들의 자세다. 마치 배달의 기수를 보는 듯한 모습도 있지만, 열심히 일해서 도전하려는 자세는 대단한다. 저런 대륙의 청춘들이 우리 인구 숫자보다 많다. 세계 인구의 20%인데, 인공지능과 관련된 논문의 30%는 중국인들라고 한다. 전시회에서 저녁에 종종 술판벌리고 노시는 업계분들과 경쟁사 전시관에 들어가서 용감하게 자기 물건 사라는 젊은 중국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그들은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는 내가 왕년에 그랬지라는 추억속에 사는듯 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교육의 장을 보면 크게 반성하게 된다. 지금의 시대는 기성세대가 만들어진 토양이고 그 통양위에서 청춘과 새싹들이 자라난다. 자식이 버르장머리가 없으면 부모를 바라보듯 청춘들의 모습이 불만족스럽다면 부모세대가 걸어온 길을 봐야한다. 


 "네가 5만달러를 내고 배운 것을 나는 공공 도서관에서 2달러의 연체료를 내고 배웠어"라는 대사는 현재 우리가 교육이란 이름으로 시간, 노력을 낭비하는 모순을 깨닫게 해준다. 죽으라고 대학보내서 가르켜놨더니 이태백이 되었다?! 무식하게 시간만 보낸다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듯, 정말 각각의 사람들이 어떤 꿈을 갖고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정 대학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내가 서울대나왔다고 툭하면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부류 대부분이 왕년에 내가 잘나갔는데 지금은 이모양 이꼴이라고 신세한탄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뭐가 어찌 되었는지 두서가 없다.


 내가 종종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이유란 아이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수 있도록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래서이다. 두 페이지정도를 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하니 "이게 공부를 하라는 소리냐, 하지 말라는 소리냐"라고 묻는다. 현재의 교육제도에서 아이들에게 지식이란 정말 수용할 것인지 말것인지로 판단하는 듯 하다. "네가 공부해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몇개나 되니?"라고 물었다. 교양이란 이름으로 배운기도 하지만 내가 사용하고 접할 수 있는 것, 타인의 시각을 노예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을 했다. 


 세상은 의심하는 자들의 것이나, 세상을 의심하는 자들은 항상 무조껀 믿으라는 사이비 종교와 같은 세상을 만들어 간다. 가장 좋은 교육 중 하나라면 "무조건 믿으라는 자"는 일단 따귀를 올려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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