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경제, 북한, 의료라는 4가지 주제에 대한 명견만리는 지난번의 책과 같이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다가올 미래인 동시에 현재진행형으로 발생하는 지금의 문제다. 왜냐하면 준비된 미래와 불확실한 미래의 차이 때문이다.
나는 오래 산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환갑도 지나지 않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못먹고 못살며, 평균 수명이 40이 채 되지 않던 조선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삶의 자취를 남기며 후세에게 어떤 것들을 전해주는 전달자의 역할을 잘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서 사람은 문명과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그들이 출생과 시간적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 문화, 제도의 영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결국 삶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래를 꿈꾸며 희망이란 싹을 틔운다. 상식적으로 나보다 우리 아이가 더 오래 살 것이고, 신입사원이 나보다 더 오래 회사를 다닐 것이다. 당장의 현안문제의 이면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아이들과 청춘들이 살아갈 부분을 고려하는 것이다.
청춘들이 꿈을 잃으면, 아이들이 자라날 땐 꿈을 버릴 수도 있다. 청춘들이 사회 생활을 시작할 때 그 사회의 제도, 법률, 규칙, 문화는 그 앞세대들이 만들어 둔 것이다. 잘된 부분도 존재하고,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도 있으며, 방치한 부분도 있다. 젊은 세대들에 의해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요구되는 부분도 존재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청춘들과 아이들에게 촛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백년대계란 요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 가정, 국가, 세계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헬조선, 망한민국에 기성세대의 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지금의 현실이란 사실이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좋은 점을 계승해야하지만, 경험해보지도 못한 과거를 젊은이들에게 강요만 한다면 이게 꼰대아니고 무엇인가? 결국 기력이 떨어지면 청춘들에게 또 의지해야한다. 그들의 냉정한 시선과 외면을 부르지 않으려면 세대간의 양보도 불가피하다. 어차피 지나간 왕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경제는 4차 사업과 관련된 현실과 도서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로봇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라는 사실에 놀라움이 있다. New Normal의 시대라 불리는 지금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과 구시대의 패러다임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하는 전환점이다. 기계화와 자동화가 몰고오는 인간의 사회적 역할과 경제활동 영역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 이런 영역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법률적인 치열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이런 제도와 법률은 결국 정치활동을 통해서 선별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준비가 없다면 자동화와 기계화, 데이터의 시대는 인간을 통제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지도 모른다. 그럼 영화속 애벌레처럼 환상속에 살아가는 인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른 한가지는 경제활동의 철학적 정의가 다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효율과 능륭이란 측면에서 재화를 늘리는 방향으로만 계산되었다면, 더 깊이있게 인간의 삶에서 지금까지 무시되었던 가치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나의 지출이 상대방의 소득이 되고, 그 소득이 또 다른 누군가의 소득이 되어 경제활동은 이루어진다. 그 사실이 과거와 지금이 다른 것이 아니라 무엇에 목표를 두고 초점을 맞추는가이다. 공룡의 멸종과 같이 승자독식을 통해 궁극적으로 굶주려 아사할 것인지, 베풀고 상생함으로 문명을 이어갈 것인지의 문제다. 나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세계관의 궁핍에서 발생됬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북한과 관련하여서는 90년대부터 시베리안 랜드 브리지라는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논의가 많았다. 미국의 대륙횡단열차처럼 세계를 물리적으로 연결할 방법이며, 반도이나 실질적인 섬과 같은 대한민국의 생로와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나, 구시대의 이념과 형편없는 정치의식과 사사로움이 지속적인 대립을 통한 소수의 생존을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가족이 등돌리고 싸우면 남보다 못한 법이긴 하다. 하지만 다들 눈감기 전에 품고 가는 것은 피가 진하기 때문이다. 나는 중국의 TCR이 카자흐스탄, 러시아를 통해서 유럽으로 가는 랜드브리지를 성사한다면 한국은 소외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은 소련체제가 붕괴되고 자유무역과 같은 경제협력을 곤고히 하고 있다. 철로의 폭등 설비에 대한 부분이 존재할 수 있지만 기회는 선점하는 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이 상하이에 뒤지고 물류의 흐름이 바뀐 것에서 배움이 없다면 이는 무지한 것이다.
작금의 경제협력이 늦어진 만큼, 통일도 늦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에 해방된지 70년이 넘어도 왜놈과 같은 무리들이 넘쳐나는데, 단절된 기간이 길어질 수록, 더 거친 관계는 존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경제적인 협력을 통한 성장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상생을 통해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바뀌듯 우리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진단이 잘못되면 잘못된 처방전으로 약만 오남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대외경제정책과 외교정책을 보면 서희가 대성통곡을 하지 않을까 한다.
의료과 관련하여 유전자 지도는 인간에게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준다. 고객중에 이걸 진짜 해본 사람이 있다. 궁금하다고 자기 머리카락이 아니라 고양이 털을 보냈는데 결과가 궁금하다는 그분이 생각난다. 이것을 다 안다고 인간의 한계가 다 들어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질병치료를 통한 보다 안락한 인류의 행복한 삶을 바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분명 이를 통한 도덕적 일탈도 시도될 것이라 본다. 하이드가 나올지 슈퍼 히어로가 나올지를 생각하며 말이다. 기계화와 로봇이라는 부분과 더불어 어제 본 공각기동대가 생각난다. 그런 삶이 행복할지...
책의 말미에 이어지는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사회적 준비와 비용에 대해서 읽다보면 정말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기계화와 로봇과 같은 자동화의 시대에 인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란 결국 인간에게 봉사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의 가치를 사람을 통해서 구현하고 이를 통하여 고용과 복지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의 기업처럼 의료민영화를 꿈꾸는 기업의 효율과 능률 지향적 접근이 구 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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