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 제목을 보며, 허영만의 식객처럼 맛을 찾아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길 어딘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누군가 검찰에 가면 주 메뉴로 나오는 그 메뉴가 어떻게 소설의 제목이 될 수 있을까? 그 속에서 시간 여행이 섞이고, 시간 여행에 대한 대가가 남아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섬뜩했던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이유다. 과거는 내가 걸어온 발자취이고 추억이다. 동시에 사람의 마음은 욕망을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과거로 갈 수 있다면 하지 못한 일을 해본다던가? 복권이라도 사보겠다는 상상을 한다. 다시 할 수 없다는 것은 진한 아쉬움이다. 그런 아쉬움이 인간이 굴복해야 하는 시간에 대해서 시간여행이란 이야기를 하고 재미있어 하는 이유다. 그런데 어려서 기억나던 곰탕과 살인을 위한 여행이라니 또 어색하다. 하지만 터미네이터를 보면 악의 근원, 적의 근원을 제거하기 위한 시간 여행자들도 마음속 그림자가 바라는 또 다른 인간의 욕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서 자신의 과거일지도 모르는 존재들에 대한 생각이 겹치며 다양한 인간의 생각도 존재한다.
책이 작은 챕터들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영화라기 보다는 드라마의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리듯 이어져간다. 왜냐하면 아주 구체적으로 한 챕터들이 그려진다. 이 책이 주는 자잘하고 세세한 설명이 그렇다. 스크린안에 넣는 다면 훨씬 구체적일 것 같다. 적절한 음악이 섞이면 그 장면의 분위기도 더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분명 일반적인 소설과는 느낌이 다르다. 왜냐하면 좀더 직접적이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분야에 따라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가 참 다르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환은 다시 돌아갈 수 있는지, 화영은 돌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곰탕 #김영탁 #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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