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공연 (劇)

권력이 연출한 배우들의 삶 - 수춘도2

by Khori(高麗) 2019. 7. 9.
728x90
반응형

수춘도 2 수라전장 (★★★★)

 명말 청초의 권력 교체기의 혼란함과 권력 내부의 암투가 영화이 주요 설정배경이다. 난세에는 충신이 생각난다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단지 권력의 암투와 그 권력앞에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1편의 각색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2부도 나쁘지 않다. 둘다 영상미에 상당히 많은 신경을 쓰고, 빛에 의한 자연스러운 대비가 좋다. CG가 더 많이 반영된 영상보다 나는 1편의 자연스러운 부분이 더 좋다. 그래도 드론으로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이 영화가 아니라도 본적이 있는데 참 괜찮다. 

 

 심련의 팔자는 기구하다. 다시 금의 군대와 사병으로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면, 동일한 시대에 동일한 이름이지만 에피소드는 별개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그 아수라가 난무하는 전쟁의 장면을 보면, 만화 용비불패의 회상장면이 생각난다. 워낙 재미있게 본 만화라서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과정을 거친 사람들은 조금 다른다는 막연한 상상 때문이다.

 

 그 전장에서 살아난 장첸과 육00(몇 일전에 봤더니 이름이 가물가물하다 ㅠㅠ)은 파멸의 과정을 통해서 변화가 생긴다. 육00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위현공에서 온갖 아첨을 한다. 친구보다 적은 더 가까이 두어야 하고, 그 적에 가까이 가기 위한 수단이다. 심련은 금의위가 되어 다시 황실 경호대로 살아간다. 배재라는 화가의 그림을 좋아한다. 잘 그려진 숫닭과 귀뚜리미의 매서운 대립을 그린 그림에서 닭보다 귀뚜라미를 좋아하는 심련을 보면 분명 반골의 기질이 다분하다. 그 기질이 틀렸다고 옳다를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진실에 가까운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는 육00이 배재라는 화가가 위현공을 폄훼한다는 죄로 제거하려고 하고, 우연히 만난 배재를 구하기 위해서 심련은 명을 배반한다. 이런 결정이 삶의 생사를 넘나드는 곳을 거쳤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것인지 알 수 없다. 명확한 것은 사람에 대한 충실한 태도가 권력이 재단하는 옳고 그름과는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작은 불씨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낳는다. 육00은 왕야에서 황제가 되고자하는 분을 모신다. 정여립의 난처럼 부실한 왕을 하나의 사대부로 보고 제거하는 맹자와 같은 생각보다는 세상을 어지럽게 다루는 위현공을 제거하는 꿈을 통해서 좀더 좋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 심련은 배재를 구하고, 친구의 죽음을 깊이 간직하며....잘 보다보면 사내는 마음에 품은 여인을 위해서 목숨을 건다. 그런데 꼭 영화에서 여인은 다른 사내를 마음에 품는다. 인생팔자가 다 그렇게 꼬인다.

 

 그 종착역을 보면 결국 그들의 생사를 걸고 지키려던 것들은 권력자가 연출한 드라마의 배우일 뿐이다. 문제는 그들의 삶과 생을 걸었다는 문제다. 권력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자각하고, 인간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지만 권력은 나누거나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황제를 만들고 눈치빠르게 물러서는 위현공을 보아고, 후회와 함께 몸을 던지는 육00도, 마음에 품은 연인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심련도 참 안쓰럽다. 그런데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심련, 장첸을 보면 유덕화를 닮은 듯하지만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다. 지켜볼만하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