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고 푸른 가을이 되었는데 즐길 시간도 없도 10월이 흘러갔다. 전시회 출장 다녀와서 어떻게 20일이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다. 속상한 일도 있고, 즐거운 일들도 있고, 머리 아픈 일도 있다. 게다가 내일은 새벽부터 일어나 비행기를 또 타야 한다.
그 여러 가지 일상 속에서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혼란할 때가 있다. 누군가에서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일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나이 먹으면 많아지는 것도 같다. 예전 같으면 벌써 결론을 낼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결론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결과가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나도 처음 걸어가는 부분이 있다. 희망적인 모습을 그리다 갑자기 내가 불나방이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기도 한다.
오래전에 몇 번 주역을 읽어보고 도전한 기억이 있다. 처음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포기. 그러다 우연히 사주 역리를 공부한 듯한 분이 쓴 주역은 그냥 일상의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가끔 요즘 양자역학 이야기를 볼 때마다 물리학은 어려운 듯해 보이지만, 불교나 이번에 읽은 주역책을 보면 오히려 이해가 쉬울 때가 있으니 참 난해하다. 그럼에도 종종 관심이 가고, 읽기 어렵고, 이해를 더 어렵다.
그런데 군대가 나아가는 의미로 운(運)을 설명하는 글을 보며 관심이 관심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주변의 복잡한 일들과 사람들에 생각도 훨씬 차분해진다. 한자를 풀어서 쓴 의미와 설명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있다.
3개의 양과 2개의 음으로 생긴 요상하고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난 것도 감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희망회로를 너무 돌리는 하자가 있지만, 태어난 천명과 나란 존재에서 조금 찌그러지고 튀어나오게 된 된 영성을 품고 그것을 실천해 가야 한다는 말은 피곤함과 복잡계를 안고 사는 내겐 큰 위안이 된다. 내 나이 또래에 마땅히 그래야 할 것,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을 책과 비교하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특히 내일 비행기를 타고 가서 서로 머리를 맞대로 공동의 뜻을 펼치기 위한 의기투합,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어떻게 도울지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해보게 된다. 그렇게 나의 현재에 대한 올바른 생각이 쌓여 나를 만들어 가겠지. 그리고 결과가 조금 더 좋으면 이런 고생이 좋은 추억이 되고, 망조나 가면 회환이 되고... 다 나 하기 나름이고, 그게 나의 길이기도 하다. 천명과 크게 삑사리만 안 나면 다행인거지 그런 생각이..
#주역 #천명 #소명 #지천명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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