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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내려올 때 보았네 - 이윤기 산문집

by Khori(高麗) 201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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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지 않은 사람이 참 많다. 나도 몇 년전 익숙치 않은 이름들을 더듬거리며 읽었다. 그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럴땐 아이들의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보기도 했다. 신화를 통해서 읽어 가는 인간에 잠재된 이야기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그가 번역한 변신 이야기처럼 형태가 다르게 다가올 뿐이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란 시를 제목으로 붙였다.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 로마신화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이윤기가 살아온 이야기와 일상이 담겼다. 동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단어와 말을 알아가는 것과 그것이 권력이 된다는 그의 말이 좋다. 나의 노래를 부르듯 누군가에게 뽐내고 자랑이 아니라 나란 존재에 좀더 순수하고 솔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벼운 글을 통해서 비춰지는 작가는 한 편의 농부, 평범한 남편, 작가, 시대를 반영하는 자화상과 같이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그런데 참 묘하다. 어제는 생각하던 구절이 조금 다르게 표현된 시를 보고, 오늘은 머리 속에 흐르던 생각이 마치 각본처럼에 이 책에서 만나는 일이 생긴다. 생각의 흐름이 알 수 없는 미래와 연결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옮겨적을 생각은 없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내 머리속에 들어왔던 생각, 상상, 느김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다 읽고 난 후, 나는 내가 살아가는 내 삶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돌아본다. 희노애락의 구비구비가 겹쳐진 삶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다. 그래도 나만의 소중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한다. 누군가는 폄하하고, 누군가는 부러워할지도 모르지만, 조용히 살다가 사라져가는 삶은 조금 애처러워 보인다. 너무 많은 이야기도 고난이다. 그래도 한 두가지 돌아보며 되새김할 좋은 삶은 이야기가 내게도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자유롭게 패기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수 밖에..


 손에 책은 있는데, 어디서 샀는지 알 수가 없다. 갈수록 손이 많이 가는 어른이가 되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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