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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민황 - 화자의 바람

by Khori(高麗)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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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성공한 혁명은 없다. 그러나 세상에 혁명이 멈춰선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희망과 행복으로 지향하는 묵자의 겸애보다도 도덕경의 말씀처럼 세상은 공을 채우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허상과 실상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에 빛이 있다는 책의 구절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보이는데로 보고 살아가며, 그 보이지 않는 허상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 삶은 꾸준히 움직인다. 그 사이에 도가 있지 않을까? 공자의 말씀이 도덕경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만 보완한다고 생각하면 보다 조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더해진다.


 정여립, 기축옥사의 이야기가 배경이 된다. 풍이라는 걸인이 반상의 차별이 있는 시대에 대동이라는 민초들의 희망을 안고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역사에서도 논란이 있듯, 소설은 그러한 배경을 잘 담았다. 하지만 역사적 배경이 안고 있는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틀을 갖고 있지만, 작가가 갖고 있는 세상의 변화와 혁명을 바라보면 솟아나는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는 이야기하고 있다. 아마도 작년 이 맘때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바라보는 이 땅의 민초로써, 마음속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과도한 한자와 더불어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는데 더딘 이유가 되었다.


 아쉬움이라면 민초의 고달픈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런 과도한 한자와 저금은 거리감있는 표현이 민초의 말과 글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라리 간결한 표현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면 더 쉽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민초의 생각들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관동별곡의 정철이 아니라 엄청나게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정치인의 모습으로 비춘 것도 현실을 풍자한 것이다. 교육이라는 혜택과 편견이란 이중성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어떤 틀과 상에 갇히지 않고 깨어있기 위해서는 그것이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데 수단이라는 점과 수단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존재하는 한 혁명은 끝날리 없다. 표리부동한 인간이기에 끝임없이 실상과 허상을 고대하고 그 경계의 빛을 갈망하는 불나방같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그럴것이다.


 인간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또한 인간의 다양한 본성과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표리부동하니 말이다...옳아도 기분이 나쁜면 내 머리와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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