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편이라 아쉽다. 한편으로 내가 좋아하는 매트릭스, 스타워즈보다 훨씬 잘 구성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마블의 시리즈보다 그 이면에 담아내는 이야기가 현실적이다. 어떤 상징을 통한 단면보다는 사기나 동양고전의 고사처럼 구체적인 상황의 전개속에 사람이 사유하고, 결정하고, 선택하고, 실행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면 볼수록 작가가 이해하는 동양고전을 바탕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욕망, 욕망이 실현된 상태, 그것을 실현하는 사고등을 다채롭게 볼 수 있다. 딱딱한 경서보다 이런 판타지 소설이 그려내는 흥미로움이 고전의 맛을 품고 있다는 것이 좋다.
어떤 책을 읽고 그것에 심취하면 경향이 생긴다. 마니아, 전문가, 무슨 빠와 같이 표현될 수 있지만, 그것을 둘러싸고 서로 영향을 주는 다채로운 것들을 품어내는 것이 조그만 인간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자 위대함이다. 공자의 일이관지나 기계적 학습을 통한 빅데이터 프로세싱이나 나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인간을 위해서 사용하고, 사용중 나타나는 부작용을 다시 인간이 이롭게 살아가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유교적인 인의예지신과 사단이란 본성을 품고, 제도적으로 노장사장과 법가류의 철저한 규칙과 제도가 사람이 심성에 영향을 주고 좋은 문화로 발전되는 형태로 보완되고 사람과 자연을 대함에 귀곡자와 같은 유연성과 장자와 같은 창의성을 품어낸다면 꽤 이상적인 사회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것이 모여야 조직, 사회, 세상이 된다.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봉래에서 가미카쿠시를 겪었다는 고난의 흑기린 다이키에 대한 이야기다. 대국와 태왕, 태태보라 불리는 대국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다. 생존을 위해 명식을 일으키고 다시 봉래로 돌아간 다이키, 대국이란 나라를 세우기 위한 장군 리사이, 태왕와 다이키를 궁지로 몰며 찬탈을 꿰하는 아센등 지금 세당의 권력쟁탈만큼 복잡하다. 그리고 십이국에 없던 협력을 통해서 불구가 된 다이키를 다시 데려오는 과정을 보면 작가는 시작과 결말을 안고서 작품을 써내려가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한다.
이 이야기의 과정에서 몇 가지 생각해 볼 주제들이 나에게 남았다. 왕조의 끝과 백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151 페이지에 기술된 내용을 읽다보니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마음부푼 사람들이 살고 있고 기울어가는 나라를 바라보면 서로의 이해득실과 대책을 세워가기 때문이다.
또한 경왕 요시와 고칸의 이야기를 통해서 좋은 왕을 이야기 한다 (461~462페이지) 고칸이 절실하게 왕에게 신하된과 사람됨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비록 작가의 생각이지만, 어떤 목표를 이끌고 나갈 사람을 선택함에 있어 두루돌아볼 이야기가 있다. 다시 한번 작은 일이라고 맡게 되려면, 성품과 신실한 행동, 화이부동하는 유연한 사고등 필요하다. 무엇보다 잘 다스리지 못한 심성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대국을 향해서 오른팔을 잃은 리사이와 뿔이 없어진 다이키가 떠났다. 대국의 백성으로써 그 나라를 위해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이 곧 맞이할 종말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심정적으로 그들이 희생이 목표를 세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왕은 자신이 똑바로 서야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안국의 태보 로쿠타는 타일은 바르게 세워줌으로써 나도 일어설 수 있다는 말은 살아가는데 많은 의미를 줄 것이다.
세상의 사라진 천재들은 세상을 추동하되 희생되고, 세상의 잘못된 큰 부정은 자신들의 욕망을 펼쳐서 즐기되 세상이 경계해야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 사이의 평범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테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십이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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