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_예술 (冊)
히쇼의 새 - 십이국기 5
by Khori(高麗)
2018. 4. 22.
두 권밖에 남지 않은 책을 보며 처음으로 책 표지 안쪽의 작가 설명을 읽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둔하다. 지금까지 읽고 있는 이야기를 보면 중국 고전의 이야기 단면을 본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의 설명에 중국 고대 사상을 바탕으로 열두 나라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히쇼의 새는 참 차분하다. 크게 높낮이가 없다. 왕이 등극하고, 법을 집행함으로 변화의 기로에 고민하고, 청초를 가꿔 자연의 조화를 유지한다. 그리고 전란에도 묵묵히 자신의 본분을 통해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과거의 사람들이 살아가던 방식을 조금 상상해 볼 수 있는 마지막 두 에피소드가 더 다가온다. 현재의 편리하고 윤택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바람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미래도 그렇게 이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명이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되는 방향은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현세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과 너무하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첫 에피소드에서 왕이 등극을 축하하는 도자기로 만든 새의 이야기도 그렇다. 지금의 불꽃놀이를 어떻게 만들것인가의 고민에서 왕의 등극과 그것이 시각적으로 만들어지는 의미를 돌아보는 모습은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돌아보게 한다. 이것을 통해서 나도 세상을 익숙한 관점에서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볼 수 있다. 죄수에 대한 사형과 사형이 갖고 오는 건조하고 빡빡한 법의 집행이 불러오는 공감 상실의 시대에 대한 고민도 그렇다. 내가 사기를 읽으며 이런 과도한 법집행이 옳다고 지지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법을 실행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와 반대로 그것을 집행하는 것이 불러올 미래를 고민하는 마음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사람에게는 항시 호불호와 지지, 반대의 생각을 갖는다. 지금의 세상도 그렇게 움직인다. 그 움직임 속에서 자신의 신념과 균형이 중요함을 알 것 같다. 일관성이 있는 삶이 하나의 길을 만들고, 스스로 가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삶에서도 중요하다. 참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 두 가지 에피소드를 보면 백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 리더가 나타나 새로운 세상이 만들고, 더 안락한 생활을 기대한다. 그중에서 일부는 내가 리더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있지만,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런 삶은 또 매우 어렵다. 희로애락이 있지만 즐거움을 기억은 잃어버린 엄마의 얼굴처럼 흐릿하고, 쓸데없는 기억만 선명하다. 어려움에 좌절하지만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우리의 삶을 그린듯해 애틋하다. 늦은 주말 저녁이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내일을 돌아보게 된다. 다음에 권이 화서의 꿈과 마지막의 대단원은 어떻게 끝나갈지 궁금하다. 만화로도 텔레비전 방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시간을 내서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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