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넌 늙어본 적이 없지? 상상력이 필요해 - 허송세월

by Khori(高麗) 2024. 8. 4.
728x90
반응형

 책을 읽으며 건조하고 재미가 없다. 음청 재미가 읎다. 하지만 일상에서 나도 조금씩 익숙해지려고 해 보지만 당췌 적응이 안 되는 일이다.

 

 10년 전쯤 꼰대랑 말다툼을 하다 꼰대는 개저씨가 되고, 애는 뚜껑이 열리는 것을 관찰하며  가지 사실을 이해하게 됐다. 아저씨 말도 맞고, 청춘이 하는 말도  자신들의 관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누가  공공선을 지향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기준이 생기면 생각도 판단도 달라진다. 청춘을 응원하던 입장에서 불러서  마디 했다. "넌 늙어본 적이 없지? 상상력이 필요해". 지금 돌아보면 엄청난 헛소리다. 체험해보지 못한 사실은 상상이 힘들다. 그럼점에서 '허송세월'이란 책은 상상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같다. 

 

 등산 도구를 나눠준 이야기를 보며, 오랜만에 다시 수영을 하는 나와 비교해 본다. 주변에 아직도 피트니스를 열심히 하는 아저씨가 있지만 잔잔하게 물장구나 치고 살자고 선택했다. 2-30대엔 힘들면 '아우~ 힘들다'라는 정도의 말이 나온다. 3-40대가 되면 '아이고 죽겠다'라는 말이 나온다. 40대가 훌쩍 넘어서며 책상에 앉아서 생각해 보니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금은 '음.. 저런 건 하는 거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면 다른  한다. 나보고 수영장 끊었다고 자랑하던 녀석은 코로나에 걸렸다고 연락이 왔다. 가지가지한다.

 

 하루는 강사가 일이 있어서 젊은 처자 강사가 와서 방긋 웃으며 횡단쇼를 진행했었다. 어르신들이 '아니 애가  이래?"라는 말을 하셨다. 이번달엔 강사가 새로 왔는데 표정 없는 청년이 평소   강도로 수업을 진행한다. 힘드냐고 묻길래 말도 안 나온다고 해줬다. 작작해야지. 숨도 차고 힘들어서 청춘들에게 먼저 가라고 했더니 "난 못 가요!"라며 버틴다.  수가 없다. 어쨌든 승급 안 하고 현재 라인 고인 물이 되겠다고 할머니랑 약속했는데 옆라인으로 옮겨간 강사가 신이 나서 웃는다. 나쁜 놈!!

 

 오래전부터 늙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기 시작했다. 어차피 돌아가지도 못하는 일에 안달복달해봐야 나만 손해다. 물리적인 현상이 특히 그렇다.  너는 흰머리가  없냐며 온갖 엉뚱한 이유를 대던 마나님이 하루는 머리를 솎아보고 "망했네 망했어"라는 말을 한다. 당연한 일이다. 온갖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인공지능이 카피한 오리지널 자연적 학습지능이다. 익숙해지니 당연히 재미있는 게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늘면 사람이  온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쉽지 않음). 그렇다고 햄스터를 콕콕 찌르면 성깔을 부리듯, 아저씨를 깔짝깔짝 놀리면 개저씨가 되는 건 피할  없다. 반면 하릴없는 시간에 세상을 관찰하는 것은 그치지 않는  같다. 그게 삶의 인사이트로 구현되면 괜찮은 아저씨고, 탐욕과 개망동자로 출력이 나오면 고장 난 라디오처럼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나이 쳐묵고 눈깔을 혁명적으로 부라리며 사고를 쳐서야 되겠나. 요즘 세상을 보면 이런 애들이  많아 보인다. 늙어가고 무뎌져가지만 낮가죽은 그래도 부드럽고 온화하게 살아가고자  뿐이다. 어차피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드나니 건강하게.

 

#김훈 #허송세월 #나도_늙어가는_중 #독서 #khori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