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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다크 월드: 이퀄리브리엄

by Khori(高麗) 2016.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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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야기는 단순하다. 세상으로 찔끔찔금 기어나오는 악령 섀도우들을 찾아서 다시금 저승의 나라로 보내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아주 어려서 닥터지바고정도를 빼면 러시아 영화를 본적이 있는지 가물가물하다. 지루한 닥터지바고같은 영화를 고모들이 좋아하긴 했지만 나에겐 그저 재미없이 엄청 긴 영화일 뿐이었다. 태권브이가 훨씬 재미있지...아무렴..


 러시아를 다녀본지도 10년이 넘다보니 조금은 러시아 사람들을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대륙은 스케일이 크다. 중국과는 또 다른 면이 존재한다. 우리에게는 바보같아 보이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면이 존재한다. 게다가 광활한 자연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러시아 사람들은 의외로 순수하다. 문학과 예술이 발달하는데는 다 나름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까말,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은 만큼 사람들이 더 순수한 경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영화를 보면서 러시아 스럽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2000년초만해도 우리나라 써니에서 나오는 듯한 디스코음악이 인기를 끌던 나라다. 이들의 생각이 지금 한국의 자본주의적인 세상처럼 될려면 나는 백년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CG를 이용한 모스크바의 스모그 현상처럼 이 영화의 스케일은 대단히 크다. 사실 감당하지 못할만큼 크게 잡아놓고 결국 감당할만한 크기로 줄이느라 정신이 없다고나 할까? 섀도우와의 일전에 긴장감이 상당히 떨어지는 이유도 이런 연유가 아닐까한다. 마지막에 격투씬을 보면 더욱 그렇다. 어마무시한 쇠기둥에 깔렸는데..어째던 무거운 것만 치워주면 다시금 멀쩡하게 돌아오는 것처럼...이런 모습은 스탈린이 여기저기에 지어놓은 건물이 모스크바를 지켜내는 신성한 기둥이 된것과 유사하다. 이런 엉뚱함이 어떤면에서 재미이기도 하다. 


 미하일이 맞는지 아리까리하지만..사랑의 마약을 만들던 새도우는 더욱 재미있다. 여성에게서 사랑스러움을 뺏는 묘약을 만들지만, 백마탄 왕자가 숲속의 공주에게 뽀뽀해주면 깨어나는 당연한 스토리 전개는 조금 허무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순수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도우가 뽀뽀하자마다 빨대를 삼키는 장면은 ㅎㅎㅎㅎ


 대학교가 무너지는 장면은 마치 원판 필름위에 다른 필림을 덧붙여 만든 장면 같지만..또 건물이나 이런 장면들의 모습, 신비로운 상상의 모습은 잘 만들어졌다. 뭔가 잘된것의 기대에서 다시금 실망으로 왔다갔다하는 느낌이다. 


 아주 잘 만들었다고 하기엔 아쉽지만..SF공상 영화에서 신화와 같은 순수함을 볼 수 있는 영화라고나 할가..그렇습니다. 각 주인공들이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장풍을 쏘고...하여튼 공상과학이라고만 보기에는 신화, 동화, 무협지가 다채롭게 섞인 영화임에 틀림없다. 작가와 감독이 덕후가 아님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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