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살까말까 고민하다 중고서적으로 읽었는데 할인행사를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새책을 살껄 하는 아쉬움이 생기지만 책도 다 읽은 마당에 어차피 지난일이다.
삼국지연의를 보면서 가장 강렬하게 남는 사람은 만만치 않은 조조를 통해서 더욱 돋보이는 사람은 제갈량이다.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어린시절부터 제갈량은 인간세상를 벗어나지 않은 강력한 존재의 상을 남겨주었다. 다른 성현들이야 솔직하게 생각으로 인간들의 일상을 벗어난 곳에 존재하려는 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공자도 현세의 실패를 이루었다면 제갈량은 그래도 그보다 높은 경지에 다다르지 않았나한다.
하지만 좀더 나이가 들어감에 제갈량은 한편의 외롭게 남을 위한 자신의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홀로 왜 그는 군주가 되지 못했지라는 생각도 해보고, 밑에서 일하면 대단히 불편할 것같기도 하고, 막상 나는 동경하면서 우리집 어린이들은 동경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강연을 정리한 것 같다. 중간중간 역자가 한장을 잘 갈무리해주어서 읽기도 편하다. 무엇보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아닌 진수의 삼국지 역사적 사실속에서 제갈량의 행동을 통해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참고할 수 있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각색된 삼국지연의 제갈량과 역사속의 제갈량..진본과 이상향를 비교한다.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것을 볼때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역시나 대단히 잘 써내려간 역사소설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삼국지를 나이먹어서 읽지 말라는지 조금 수긍이 가기도 한다.
한가지 제갈량의 행위를 사후 한참이 지나서 분석함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이기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지만 막상 그 속에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대단한 자기절제와 수양이 필요하다. 항상 오지 않는 때를 만나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삼고초려를 통해서 세상에 출사하는 과정을 통한 제갈량의 PR, 정세를 파악하고 새로운 프레임을 짜내는 통찰력을 나타내는 2장, 세상의 모든 일이 인사에서 시작하듯 그가 인재를 구하는 책략, 조직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한 책략, 2인자로써 군주와 경쟁자들에 대한 그의 바른 자세, 위기대처능력, 장수와 모사를 다루는 분야, 무엇보다 그가 선택한 유비를 통해서 발현하고자 하는 비전과 후세를 위한 다양한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다. 삼국지보다도 재미있게 보아온것 같다.
그의 상황판단과 상황대체를 보면 천재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된다. 하지만 천재들중에 이 처럼 인의에 적합한 사람을 본적은 드문것 같다. 만약 그가 천하삼분지계를 더 나아가 세상을 통일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잠시 상상해 보았다. 하지만 그의 꿈이 오장원에서 무너짐을 보면서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인간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아마도 제갈량은 인간의 세상에 떨어진 것이 한스럽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된다.
다양한 사자성어, 고사등을 통해서 삼국지연의를 제갈량을 기준으로 볼 수도 있고, 이의 이해를 돕는데도 좋다. 무엇보다도 세상을 살아가며 조직이란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들에게 어떻게 사회속에서 살아갈 것인가, 또 개인적으로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준것 같다.
'고전 (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라비안 나이트 세트 (0) | 2015.07.01 |
---|---|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0) | 2015.06.08 |
변신이야기 1 (0) | 2015.01.01 |
간신론, 인간의 부조리를 묻다 (0) | 2014.12.24 |
말공부 (0) | 2014.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