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전투를 기대한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롬멜이란 사람에 관심이 있다면 꽤 볼만한 영화다.
전쟁 막바지에 롬멜은 프랑스의 서부전선을 담당하고 있다. 아프리카, 이탈리아의 현장이 아니라 원수로써 전략가로서 전쟁에 임하고 있다. 전쟁영화라면 승전국이 우리 편이고, 패전국인 독일이 적이라는 개념이 생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피아를 구분하는 개념보다 한 군인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는지, 한 인간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어떻게 걸어가는가를 잘 보여준다.
톰 크루즈가 열연했던 발키리 작전도 나온다. 총통인 히틀러에 대한 주변의 인식도 보여준다. 롬멜도 총통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롬멜은 독일이란 국가를 위해서 국가가 원하는 일을 자신이 가장 잘하는 능력으로 보답했다. 참모장의 유대인 학살 보고를 들으며 잘못된 정치적 판단에 대해서 인식하지만 동시에 군인으로 걸어가는 길에 흔들림이 없다. 그런 부조화를 감당하고 자신의 일을 해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도 한 편의 기대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올바른 결과를 위해서 부당한 방식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그 결과로 자신에 다가온 질책에 대해 책임진다. 사실 이 영화를 통해서 롬멜이 자연사가 아니라 음독에 의한 사망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그의 아들이 독일의 발전을 위해서 기여했다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죽음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한 동료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영화 속에 인상적인 가정이라면 만약 롬멜의 말처럼 독일이 노르망디를 막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전쟁의 전환점이 만들어졌을까? 전략가로서의 판단은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의 전략이 히틀러로 인해서 진행되지 않은 것은 축복일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인상적인 장면은 발키리 작전을 통한 쿠데타의 시도다. 비록 실패했지만 히틀러가 결정한 방식을 통해서 히틀러를 제거하고 새롭게 나아가려는 도전과 노력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전략이란 결국 치밀한 분석과 판단 그리고 실행력이다. 롬멜은 군인이란 자신의 길에 집중했을 뿐이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보며 그 일을 해야하는 시대가 롬멜에겐 때를 잘 만나지 못한 불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롬멜 #사막의여우 #2차세계대전 #영화 #khori
'영화 공연 (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설의 세상은 시간의 흐름은 달라도 인간세상과 다름없다 -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0) | 2020.05.17 |
---|---|
진실은 죽지 않는다. 진실을 지킬 실력과 힘이 중요하다 - 유령선(★★★★★) (0) | 2020.04.26 |
바라는 바는 달라도 함께 달린다 - 쥬만지 넥스트 레벨 (★★★+1/2) (0) | 2020.03.29 |
나의 길을 찾아서 - 괴물의 아이 (バケモノの子 ★★★★) (0) | 2020.03.22 |
행운과 불행이 끄는 욕망이란 마차 - 안나 카레니나 (2012 ★★★★★) (0) | 2020.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