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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버드맨으로 엄청난 성공을 일궈낸 리건 톰슨, 그리고 이제 연극 배우이자 감독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매일 내적 자아와 대화도 하고, 그 순간에는 과거의 버드맨처럼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래도 리건처럼 성공이란 달콤한 경험을 했던 사람도 있지만, 우리의 일상속에서 리건은 참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좀 더 가가가고 싶기도 하고, 불평도 하고 싶고 그렇다. 마치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했다하면 꼬여가는 아버지들의 쇠락한 인생처럼 느껴져서일지도 모르겠다.
서양의 생각처럼 리건은 스스로의 존재론적 가치를 열망한다. 자신의 노력과 성과를 통해서 스스로를 세상에 입증하려고 노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노력이 안쓰럽지만 영화가 잔잔하게 흐르고 그것에 더 마음이 멀어지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잔잔 흐름을 극복하기 위해서 카메라 움직임과 빛의 균형이 참으로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지속적으로 리건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어두운 주변부와 그의 환한 뒷모습이 나는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 보인다. 또한 하이앵글의 수직적 모습이 하강하며 수평적 앵글로 편안하게 흐르는 모습이 마치 인생의 곡선이 그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사랑이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하는 리건과 현실을 보이는데 보고자 하는 마이크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그것이 하나의 충격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도 하는것 같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라면 딸 샘과 마이크가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담배를 피러 나간다. 그리고 무대로 돌아가는 문은 잠기고, 문틈에 끼어버린 나이트 가운마저 그를 더 초라하게 만든다. 무대로 돌아가기 위해 그는 팬티바람에 뉴욕의 밤거리를 걷는다. 초라한 모습, 자신이 발가벗겨진 모습이 창피해 보인다. 자신을 낮추고, 겸허해지고 어떤 면에서 굴욕을 참고 견뎌내지 못하면 무엇인가를 얻을 수 없다. 그는 당당하게 버드맨이 아니냐?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두는 길거리의 행인과 다투기 보다 그가 열망하는 무대로 돌아온다 나는 이 씬에 영화의 주제가 함축적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까 한다.
재수없는 브로드웨이의 혹평가와의 대화가 잠시 긴장을 일으키지만 이는 세상이 나의 존재론적인 의미도 중요하지만 나를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또한 중요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면에서 시작은 서양적이지만 흐름의 결과를 대단히 동양적인 사고관이기도 하다.
이 과정이 지날때 쯤, 영화의 앵글이 바뀐다. 카메라는 리건의 앞모습과 함께 움직이지 시작한다. 무대의 뒷길을 걷는 모습에 명암이 교체하고, 그의 얼굴도 그에 따라 드러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딸 샘에 대해서도 나를 인정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딸의 일탈에 대한 불만에서 이젠 진정한 딸과 아버지의 관계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아빠의 트위터를 대신 관리하고, 어떤 면에서 더 멘토와 같이 그에게 대사를 던지는 모습도 재미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변기위에 앉는 버드맨은 참 재미있다. 마치 "Oh Shit"과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리건은 자신의 내면속 자아만을 바라보던 존재에서 이젠 세상을 품은 존재로 바뀌었기 때문은 아닐까? 샘의 시선이 아래에서 다시 즐거움과 함께 위로 향하는 보습이 리건은 과거에 성공한 연예인에서 진정한 배우로 다시 거듭나는 것같다. 마치 우리의 삶에 새로운 동력을 넣듯 감독과 배우, 작가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말이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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