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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설국열차 (Snowpiercer)

by Khori(高麗) 201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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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이란 권력을 끌며 43만여킬로미터의 무한궤도와 같은 기차레일을 도는 것이 인간의 역사속에 윤회되는 권력의 이합집산을 상징하는 것과 같다. 세상의 호불호를 떠나 영화가 시각적으로 아주 잘됬다고 보단, 이런 저런 다양한 생각을 해보해한다는 점에서는 이채롭다. 물론 영화를 보기전에 티저광고형식의 에니메이션을 본다면 훤씬 도움이 될듯하다. 


기차의 꼬리칸으로 불리는 마지막 량에 실린 일반인..과거엔 양민과 노예로 불렸을지 모르는 모습이 사회의 구조속에서 문득 나의 모습인가라고 생각하게 한다. 과거의 혼돈을 설명하지만 의외로 잘 정리된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고, 차가운 바람과 설원..눈 속에 갖힌 도시가 CW-7이전의 정지된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과거를 상징하는듯 하다. 


마지막칸에서 엔진으로 전진하는 과정은 생존과 스스로 터득한 규율과 연대를 바탕으로  권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진을 준비한다. 1차적인 충돌은 쉽고, 생존을 위한 식량을 확보한다. 그리고 격렬한 2차 투쟁속에서 횃불은 그 성공을 이끌어 낸다. 시대조류를 떠나 영화는 그대로 보는게 좋을것 같다. 한가지 나에게 엉뚱하게 다가온 것은 KKK처럼 아니 길로틴의 집행자와 같은 도수부들이다. 눈도 뚤리지 않는 모복면이 그들의 권력의 충실한 신하임을 말하는 듯 하다. 다만 물고기를 왜 갖고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 배를 가르는 모습이...나에겐 괴물을 넘어서겠다는 의미처럼 다가온다. 물로기가 꼭 그런 모양으로 생겼다. 그리고 전진의 과정속에서 자연, 교육 그리고 유희로 상징될만한 열차를 넘어 권력의 앞에 서게된다. 

인물로 본다면 권력의 극은 통한다는 말은 나의 약점이 상극의 강점이고, 상극의 약점이 나의 강점이기에 누구보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화와 같이 그들은 나뉘어진 반쪽일지도 모른다. 한쪽에 추종자에 자비롭고, 저항하는 자에 잔인한 권력의 상징으로 윌포드가 있고, 다른 한쪽엔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추스리며 연합하게 하는 정신적인 지도가 길리언이 있다. 윌포드가 친구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연합이라기 보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양극단의 연민은 아닐까도 생각한다. 각 기차의 카트리지를 넘어서는 투쟁의 과정은 생존과 권력의 방향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윌포드는 절대권력이자 타도의 대상(?), 길리언은 각 단계별로 사람들에게 내재된 고민을 말하는 것도 같다. 감옥에서 풀려난 남궁민수는 요나에 대한 부성과 때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주인공인 커티스는 참회의 구도자와 같은 모습이다.  에드가를 통해서 커티스의 삶을 되짚어 볼수 있다. 마지막 길리언이 딸려보낸 배역도 좀 인상적인다. 격투씬이 마친 아저씨의 한 모습..사실 이보다는 밴드오브브라더스의 한장면을 떠오르게한다. 

최종의 목적지에 도달해서 커티스는 길리언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사실 충고를 적용할 만한 상황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왜 엔진을 돌리기 위해서 꼭 작은어린이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권력자도 한편 순수함을 동경하는지,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영혼이 빠져나간 모습으로 엔진을 돌릴뿐이다. 

그 마지막 열차를 커티스, 남궁민수의 노력..마지막 성냥을 그어 불을 댕기는 요나를 통해서 정지시킨다. 때를 기다려온 남궁민수는 세상의 변화하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남아있는 요나와 티미를 보면서 희망을 그리기 힘들다. 특히 북극곰은 어떤 의미인지...마지막은 조금 애매하다.

윌포드를 중심으로 권력자는 모두에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라고 한다. 이 프레임을 통해서 권력은 이동없이 영원불변하다. 반란군이 말한 것이긴하지만 왕후장상의 씨가 태어날때부터 있는 것은 아니고, 대기면성(=대기만성)이란 말을 통해서 사람의 성취란 그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삼국지의 서문에서 말하듯 통합에서 분열로 분열해서 통합으로 부족함을 채워가며, 구태의연한 것을 조금씩 개선하면 재구성된다. 그 과정속에서 커티스도 한번쯤 엔진을 차지하고 권력을 휘두르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고보면 권력이 재구성되는 것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순수한 마음이 틀렸다기보단 권력을 즐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위험해지기 시작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말이 조금 아쉽다..또 이어서 만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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