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오월 고향에 다녀와서 왜 이 영화를 다시 보는지 참 그렇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을까? 나에겐 화려한 휴가도 아니고, 이곳과 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마음이 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억이라면 흑백티비속 거리에 보이던 전국체전인지 전국소년체전인지의 간판, 불타는 방송국..그리고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난리가 났나보다". 그나마 몇일뒤 "빨갱이들"로 정의된 기억..그리고 그 사실의 헝크러진 파편을 10년이 넘어 조금이나마 알게됬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마음에 남은 측은지심이랄까. 독립이 아닌 해방이후 우리의 역사에 무엇이 정의였는가? 나에게 바른 뜻은 무엇인가를 회의하게 하는 현대사의 굴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스스로 그 속에 뛰어드는 것이 두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잊혀지지 않게 기억하고, 전해주고, 열심히 생활하고 또 우리집 아이들이 올곧게 크는 것이다. 남을 밟지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서는것, 홀로 일어설수 있는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조금의 억울함도 감내할 수 있지만, 세상이 좋아진다는 보증은 어느곳에서도 받기 어려운것이 가장 큰 불만이라고 생각된다. 아니면 조급함이란 생각도 하게된다. 마치 물질의 발달이 편리함을 주지만 사람답게 사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난 사람다움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내일 아침도 데릴러 와달라고요"라며 울먹이는 이요원이 바라는 것이 하나의 사랑이고, 하나의 희망이고, 하나의 절박함이다. 그것도 불과 30년전에 문명국가라는 이곳에 발생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연장선 상에서 크게 진보했다고 생각되는지 의심스러운 현실. 그러고 보면 인간의 역사란 참 더디다라는 것을 다시한번 영화를 보며 실감한다. "왜 돌아왔나"라고 묻고 있는 안성기와 "꼭 신애씨를 지키겠습니다"라는 말이 왜 사람이 사람다운지, 누가 더 정의로운지를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더 더디게 발전하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적이니까..그래서 현실에 희망과 불만족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딸 신애를 강민우에게 맡기고,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돌아서는 박흥수(안성기)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속에 남겨져야할 정의와 그 가치가 숭고한 이유를 알게된다. 사랑보다 세상에 부당하게 부정당하고 부인당하는 것에 "우린 폭도가 아니야"라고 외치는 강민우를 통해서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바를 세겨본다. 그리고 왜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크는지, 그 임에 다가가는 것이 고난의 연속인지..왜 그 곳을 행해가야하는지 참 어려운 일이다.
요즘 청소년과 젊은층의 역사의식에 대한 말이 많다. 전달하지 못한 좌절의 세대 탓도 있지만, 자신이 내 뱉은 말의 대상이 내가되었을때, 감내해야하는 것인지 저항해야하는 것인지를 안다면 옳고 그름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에서 그들의 말이 불편하다기 보다, 그 메마르고 초라한 마음에 불편하다. 마테킹이 사람이 아닌것이 움직이지 않기보단 사람의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그걸 안다면 굳이 역사를 알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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