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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타워 - 2012

by Khori(高麗) 201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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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보다 중요한 잔소리 없는 날을 보내며 저녁에 보기시작한 타워..요즘 인터넷 세상은 참 좋은 것 같다. 400M HDD가 90년대 나올때 기뻐하고, 600Mb나 되는 CD를 보며 플러피 디스크의 초라함을 보았다면 요즘은 비록 Full HD화질을 아니지만 HD급 화질로 스트리밍되는 영상을 즐기는 것을 보며. 마치 DVD에 자료를 굽는 시간이 네크웍 전송시간보다 짧아진 요즘의 간편함인것 같다. 더욱 좋은 것은 이런 여건을 통해서 메마른 감정에 완급이란 리듬감과 높낮이의 온도를 경험할수 있다고나 할까.


영화를 보면서 이젠 환갑이 되신 고모가 말하던 타워링은 방송에서도 몇번 나왔던 걸로 기억하지만 내용은 가물가물하다. 반면 1991년 분노의 역류에 나오던 "You go, We go"라는 명대사를 기대해 봤건만 "우리에게 쓰나미를"이란 대사로 인한 상쇄감도 있다. 오점만점에 삼점은 짜고, 사점은 그렇다.


재난영화의 특성상 즐거움과 재난이란 극적 반전을 시도하는 구성은 예견된 일이라 생각한다. 배역의 느낌이 7광구랑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이 같다. 국민배우 안성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없지만 오지호 차지원의 역을 김상경과 손예진이 한듯하다. 거기에 이쁘장한 민아라는 꼬마 소녀가 비중을 살려주긴 하지만..그래도 의외로 상당히 많은 인물들이 빈자리를 채워준다.


하지만 재난 영화라고 하기에 호흡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한다. 비장한 대사의 극적 효과, 긴박한 상황에서 판단과 결정을 해야하는 숨쉴틀 없는 상황에서 할말 하다고, 비장함을 연설하고 간간히 섞어놓은 개그의 묘미가 조금 균형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대부분 생존의 성공을..단 한사람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영웅의 신화를 쓰는 구조여서 다시 생각해도 박진감의 아쉬움이 있다.


처음에는 7광구의 커다란 도룡첨같은 SF느낌은 아니지만 해운대의 해일처럼이란 기대와 달리 조금 초라해 보였던것 같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볼수록 잘 처리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멀리서 다가오는 엄청난 해일의 모습도 어렵겠지만 여의도에 우뚝선 빌딩, 헬기, 화재자체가 엄청난 그래픽이기 때문이다. 건물을 잊는 다리가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나온녀석과 비슷한 감이 있긴 하지만..


전체의 구조는 편이하다고 생각하지만 세부적인 부분 부분에서는 생각이 많다. 책임감으로 나선 자리에서 나를 버려 모두를 살려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내가 서 있다면 나는 영화처럼 묘사되는 영웅처럼 갈 수 있을까..사랑하는 자식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고, 사랑하는 여인의 처절한 눈빛을 보며 떨어지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나는 대호처럼 냉철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인간평등의 존엄보다 고위층이라는 사람을 구하러 이동할 것인가? 영화라는 픽션속에서 주인공들은 둘다 이루고, 의식적으로만 공감가는 결정을 당연하게 해낸다. 참 어려운 질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몇번 물어봐도 글쎄요인데 제한된 시간의 절박한 상황이라면....깔끔한 영상속에서 펼쳐진 각 배역들의 의사결정만큼 복잡하고..하지만 엘리베이터에 갖힌 연인을 구하기 위해서 돌아온 여성과 그 여성안에 있는 또 다른 소중한 존재를 통해 인간은 대체라는 생각을 한다.


마지막 부인과 통화하는 영기를 통해서 가슴에 담고 살고, 표현하지 못한 것의 아쉬움을, 문을 잠그며 말하는 그를 통해서 나를 버려 남을 위하는 인간의 위대함을. 그래도 박진감과 스릴감이 좀더 있으면 좋았을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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