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EGO (樂)

수다쟁이 인간형 드로이드 C-3PO (feat Star Wars)

by Khori(高麗) 2021. 11. 29.
728x90

 무심코 "아이엠 C-3PO"라는 책을 보며 취미로 하던 레고가 생각났다. 요즘은 도통 손에 잡기 힘들다. 눈도 침침하고,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는 중노동이기 때문이다. 오래전 장고 팻, 스톰 트루퍼스를 레고로 만들었다. 무슨 정성이었는지. 이 녀석들은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고, 지금은 전시회에 내보냈던 녀석 중에 R2-D2 만 장식장 위를 차지하고 있다. 책 속의 C-3PO 레고 대형 스컬프쳐를 보면서 든 생각은 "아서라"다. 끼워 맞추기부터 손도 많이 가고, 노란색 부품을 그렇게 구하려며 또 경을 쳐야 한다.

 

 영화 스타워즈는 너무 시간의 간격이 커서 여러 번 자주 봐도 까먹는다. 깜박증이 잦아지는 나이가 되어가는 중이니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스타워즈는 사람들에게 깊은 추억과 이야기를 만들어줬다. 그런 시대를 함께 보냈다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런 길고 긴 사이를 지내며 아이들이 보던 클론 워즈를 보기도 했는데 이 녀석도 여간 시간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영상을 띄엄띄엄 즐기는 중간에 스타워즈 레고가 나오고, 모두가 하는 스타워즈 레고 중 일부 모델만 모으며 조금씩 스타워즈란 영화의 매력이 또 오버랩된다. C-3PO피겨를 예전엔 구하기 힘들었다. 지난 기억인데 골드 C-3PO를 이벤트로 주기도 했다. 돌아보면 왜 C-3PO 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몇 해전 아쉽게 영화가 끝났다. 언젠가 다시 한번 정주행을 하며 이야기를 되짚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말 오래전 시작된 거대한 이야기였고, 시대를 생각하면 대단히 진보적인 영화다. 똑같이 생긴 트루퍼스는 사람들이 왜 좋아할까? 스타워즈는 오랜 시간 영화를 넘어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들과 함께 했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볼 수 없는 인간형 드로이드 C-3PO안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그전까지는 C-3PO는 분명 진보적인 기술의 집합체이지만 조금 어리숙하고, 새가슴에 안절부절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덜떨어져 보이는 수다쟁이 드로이드다. 단짝인 R2-D2만큼 용감하고 똘똘하지도 않고, BB-8처럼 깜찍하지도 않다. 그러나 R2-D2와 유사한 드로이드가 많다면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C-3PO가 유일하다. 

 

 모든 영화에 출연했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이 영화 속에서 바라보는 스타워즈의 단면을 보게 되어 신선한다. 그 시작은 작은 인연이지만, 평생을 C-3PO를 품고 사는 모습과 일화는 영화 속 모습과 달리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인내하고 노력하고 자신의 주어진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를 품고 일생을 살아가지만 앤서니 대니얼스는 자신과 C-3PO란 사람과 드로이드를 안고 사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

 

 조지 루카스와 같은 대단한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사고를 지근거리에서 접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상상력도 결국 모든 배역을 맡은 사람들을 통해서 현실에 다가설 수 있다. 게다가 늙지 않는 드로이드이기에 누구보다 오랫동안 처음과 끝이 같은 모습으로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C-3PO를 평생 유지하는 것은 순박한 한 인간의 노력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쓰리피오는 마지막에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는 앤서니 다니얼스의 글이 있다. 스타워즈를 사랑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쓰리피오는 그들과 함께 영원하지 않을까요? 사실 77년에 시작된 영화가 불과 얼마 전에 끝났다. 긴 시간 속에 많은 사람들이 잊히고 바뀌지만 드로이드와 상상력에 이것을 극복할 힘이 있으니까. 인간형 드로이드도 그러한데 인간도 또 어떻게 기억될지 생각해 볼 일이다.

 

#스타워즈 #starwars #C-3PO #R2-D2 #앤서니_대니얼스 #khori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