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팬데믹과 함께 내가 한 일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제조업을 선택하고, 제조업에서 해외영업을 20년 넘게 하며 같은 기업이지만 금융권을 보는 시선이 아주 달갑지는 않다. 창의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남의 돈을 받아서 타인에게 돈을 대여하는 거간의 소득에 대한 편견 때문이다. 환경과 사고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블루위시한 생각, 노동 가치설은 잘 모르지만 비슷한 생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축 외에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식 폭락장이 일어났다. 가장 먼저 만기가 다된 비자금 저축을 털어서 펀드에 매일 분할로 일정 금액을 넣었다. 출장 때 카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남은 달러는 통장에 넣어두는데 1290원을 넘은 날 한미 통화스왑 뉴스가 나왔다. 뉴스가 나오자마자 장외 환율이 50원 가까이 크게 내려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은행 개장 전에 1270원에 갖고 있던 외환통장 달러를 인출했다.(지금은 영업일만되게 변경한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지난번 받은 우리 사주를 확인해 보니 기가 막히게 훌륭한 가격에 도달해 있다. 애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생겼다. 그래서 주식시장에 3개월째 발을 걸쳐보았다. 문제라면 뭘 시작하는 게으름은 있지만, 시작하면 그 분야에 공부를 하는 습성이 있다.
그렇게 워런 버핏 바이블, 투자는 워런 버핏처럼, 레이 달리오의 금융위기 템플릿 지금 현명한 투자자란 책을 읽고 있다. 동시에 다양하고 건전한 유튜브나 팟캐스트도 많이 듣게 된다. 하나는 종종 듣던 외환, 금융정책에 관한 것을 주기적으로 듣는다. 재무에 관한 것은 작년 오랜만에 온라인 MBA도 들어서 실제로 내가 사고자 하는 기업의 공시자료를 보고 이런저런 나름의 분석을 해본다.
단순하게 5년간 영업이익률 2자리,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률 80% 수준이며 5년간 매출이 2배 이상이면 소형 성장기업에 가깝다. 원가율에 따른 성장인지, 실질적인 건전한 성장인지, 재고 회전과 비율이 건전한지, 수익이 나면 부채비율을 건전한 수준으로 끌고 가는지 아니면 수익 배분을 하는지 기업인지, 비용과 수익의 이전을 통해서 마사지를 하는지 기업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 기업은 사람에 의해서 운영되고, 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전제를 갖고 보게 된다.
본업에 열중하는지 투자를 해서 돈을 버는지 큰돈을 날리는지도 알 수 있다. 기업이 차입금과 이자율을 통해서 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을 돈 주고 신용평가기관을 통해 보지 않아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런 정보를 보고 확인하며 나만의 편견과 확증편향도 생긴다.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이 생겼지만 투자와 투기, 투기와 도박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작은 지식의 범주가 도박의 범주를 좁혀주지만 사람의 마음이 가장 큰 문제다. 호기심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 짓을 해보면 잠시 스쳐가는 수익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빨간불과 파란불이 주는 심리적 갈등은 번뇌를 탈피하고자 하는 사람이 눈에 어른거리는 신기루와 비슷하다. 수익을 내고자 하는 욕망이 마음에 불을 지피고 마음의 불을 관리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두 번째로 역시 노동을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이 아직도 크도 전업투자자가 아니라면 이 부분은 소위 재테크의 범주에서 거드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내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도 할 수 있다.
책에 약간의 오탈자 등도 있지만 좋은 점은 솔직하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글과 제이슨 츠바이크가 각 장의 논평을 더해서 독자를 돕는 형식이다. 경기의 규칙에 대해서는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실행은 저자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스스로 하고, 그 대가로 수익과 위험을 껴안는 것이다.
* 성장 가능성이 확실히 점쳐지는 산업이라고 해도 투자자에게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 전문가들도 가장 유망한 산업과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두 가지 언급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다.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과거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미래는 단지 예측할 뿐이다. 사람들은 과거의 경향과 추세가 물리적 관성의 법칙을 따르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은 현실에 물리의 법칙과 다른 환경을 항상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천재적 분석력과 예지력, 상상력을 갖고 있다면 수익을 지향하지만 적극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라는 생각을 더한다.
내가 사업전략을 짤 때 뭐든 잘 되는 계획이 아니라 목표를 인지하고 worst case, wose case, normal case, good case의 순서로 build-up사고를 하는 이유는 범위를 줄여서 선택하려는 노력이다. 한 번 생각해 본 것만으로도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된다. 현실적으로 누울 자리도 없는 곳에 다리를 뻗는 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재무제표의 분석은 그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할 대상을 선별하고 투자 가능성의 선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 하나가 완벽한 신의 원칙이 될 수는 없다. 고로 사람은 끊임없이 분석하고 확인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다. 이런 인간이 일 하는 태도는 사업이나 투자나 다른 일에도 동일한 것이 아닐까?
*수익률은 좌우하는 것은 투자자가 쏟을 수 있는 지적인 노력의 정도다.
이 말에도 공감을 한다. 알아야 찍지 않는다. 최소한 엉뚱한 곳에 찍지는 않는다. 엉뚱한 곳에 찍으면 OMR카드에 답 사이로 막가는 일이 생기고, 한 번호만 찍는 녀석에게도 뒤질 수 있다. 지적, 영적 능력을 지닌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 패턴 분석에 뒤지는 이유는 자본의 크기게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은 도박판에서 자주 나오는 말 아닌가?
각종 자료들이 증권회사 정보에도 나온다. 대부분 숫자다. 숫자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차트분석은 어떤 면에서 대단히 우습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훨씬 나을 것 같다. 패턴 분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황이 변하면 판단이 변하는데 패턴이란 과거의 데이터는 전개되는 상황의 정보를 담지 않을 소지가 높다. 미래에 알파고와 인간의 경기처럼 주식시장은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의 투자 경주로 변경되어가지 않을까? 인간의 영역은 더 높은 차원에서 요구되지 않을까? 이런 상상이 든다.
내가 52주 고가와 저가의 평균과 시장 현재 가격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폭락과 폭등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기화된다. 반면 6개월 정도 주요 시장 참여자의 평균 매수가와 현재 가격의 차이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런 개연성은 찍기 놀이에 가깝다. 이 측정 데이터와 나름의 기준으로 재무적 지표 5가지 정도를 평가해봤다. 이 평가와 가격적 숫자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보면 상당히 많이 가비지 종목을 필터링하는 조건이 생긴다.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분류, 필터링 한 데이터의 종목들은 짧은 분석기간에 상당히 괜찮은 성적인 반면, 내가 한 투자 결과는 이 보다 못하다. 재미있는 사실이고, 이 말은 내가 투자에 대한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배경지식과 실전 3개월가량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렇다면 트레이딩에는 형편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주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 재미있는 것은 동일 기간 펀드의 수익률이 내가 한 수익률보다 10%나 높다.
최근 포트폴리오 구성을 작게 변경했다. 이는 주식에서 손을 빼기보단 또 다른 시도다. 재무적 평가와 데이터를 통해서 좋은 가격대에 사보려는 노력과 좀 더 긴 기간에 대한 자금 고정을 통해서 인플레이션 정도의 장기적 주가 상승과 배당수익이 가능한가에 대한 부분이다. Index라는 전체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 그렇다고 내가 산 종목이 우상향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장기적으로 끌고 가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읽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의 확장에 대한 노력은 어떤 방식이나 동일하다. 위에서 말한 방식은 시간과 손이 많이 가고, 아래의 방식은 오르고 내리는 변화에 경망스럽게 대응하지 말아야하는 심리적 부분이다. 책에서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글쎄 잘 모르겠다. 채권 부분은 건너뛰고 읽었다. 20장 안전마진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말은 수익률은 0으로 수렴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통해서 영원한 제국과 기업은 인간의 희망사항이란 생각, 지속 가능한 경영이란 목표는 일시적으로 가능하고, 영원하기 힘들다는 점을 유한한 인간은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위한 지식과 결단력이 중요하다. 그 시간에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 선택은 또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얻는 대가다. 그것도 일시적으로..
인간은 그것이 가능한 방법을 계속 찾아갈 것이다. 그래야 현명한 투자자는 계속 나올 것 아닌가? 성공하는 방식은 크게 열려있어 알 수가 없고, 망하는 방식은 어째 좀 끼리끼리 비슷하다는 내 생각도 유효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투자는 손해를 보지 말아야 하고, 낮을 때 사서 비쌀 때 팔아야 한다. 2천 오백 년 전 화식열전도 같은 말을 한다. 인간은 그 단순한 진리가 어렵다는 사실을 때가 지나고 아는 것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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