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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_경제_IT(冊)

교과서처럼 돌아가지 않는 현실의 전략 - 경영 전략의 역사

by Khori(高麗) 202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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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것이 줄었다. 요즘 하루에 몇 편씩 사조영웅전을 보고 있다. 소설을 잘 보지 않는 부분은 영화로 대체하는데 개봉작도 뜸한 시절이다. 무협드라마를 보면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의 행동, 심리가 재미있게 그려진다. 또 왕년에 달봉이 안고 하던 카트라이더를 전화기로도 시작했다. 지도를 이해하고, 주파시간이란 목표를 어떠허게 달성할 것인가의 검토, 실행, 재도전, 실수의 만회도 어떻게 보면 전략의 범주다. 그럼에도 오늘처럼 옷을 변기에 떨어뜨리면 마나님한테 달봉이랑 싸잡아서 칠득이 팔득이 소리를 면치 못한다. 전략의 세계도 다르지 않다. 내 맘데로 잘 되는 경우가 적다.

 

 이번주 연구소 동료와 후배들이 어디서 사람을 구해보라고 독촉이 심하다. "일 잘하고, 손 빠르고 성품좋은 젊은 친구를 좀 알아봐요!"라는 말에 "해외사업 본부장이 흥신소냐? 자봉단이냐? 십원도 안주면서 ㅎㅎ. 먼저 네가 그렇게 되면 유유상종이라고 그런 사람들이 쭈욱 모이겠지"라고 우스개 소리를 했더니 제일 나쁜 말을 한다면 단체로 구박을 한다. 사업본부 동료들은 "아니 영업본부장이 어디서 개발자만 데려와요!!!!"라며 구박을 하는데. 하여튼 목표를 위해서 해결책(Solution)을 찾는 방법은 제약이 없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고 난해하다.

 

 찾아본 정보로 센시오 출판은 일본의 책을 한글로 내는 출판사다. 역사적으로 감정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복잡하지만 일본의 학술적 인사이트와 정리는 뛰어나다. 문화적인 배경에 유사점이 많은 한국이 쉽게 정리된 자료를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몇 권을 봤는데 구성의 범위가 넓고, 핵심이 깊이있게 잘 정리하고 있다. 이런 말을 전에 도올의 강연중에도 들었던것 같다.

 

 "경영전략의 역사"도 전략적 사고 훈련을 하는 사람들에게 꽤 유용한 책이다. 기초 배경지식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MBA수업 중 경영전략의 기초를 정리했다고 봐도 무방하고, 책의 제목처럼 경영전략이란 부분의 변화를 통해서 세상의 변화, 변화에 대응하는 인간의 전략적 사고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사고를 갖은 나에겐 비슷한 생각을 갖은 사람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물론 이런 휴리스틱이 편견과 확증편향을 만들 수 있지만, 산정상에 오르는 방법이 하나 일리는 없다. 나는 망하는 방법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봐도 그렇다. 

 

 동서양 전략의 모태라 할 만한 전례부터 마이클포터의 경쟁론, 경영학의 전략분석 프로세스와 같은  외부환경분석, 내부환경 분석, 전략적 사고가 적용되는 사업전략, 전사전략, 관리회계, 의사결정 프로세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완전히 이론적이지도 않고, 실무적이지도 않은 중간즈음이다. 최근의 다양한 경영기법에 따른 전략적 사고 방식도 담고 있다. 특히 예산(budget)을 통한 획실적 관리회계에 대한 지적은 크게 공감한다. 조금 폄하해서 장부쓰는 것들은 생산성이 없다. 조직론적으로도 staff 조직은 효율성을 올려주지만 직접 생산성은 없다. 장부란 사업전략 실행의 결과다. 그래서 이들의 사고는 뭘 줄이고 없애는 것에 정통하다. 이런 사고로 사업을 하면 고객이 KO되고, 주식투자로 보면 수익은 없고 손절매 전문가가 되기 쉽다. CFO출신의 뛰어난 경영자가 나오는 것은 장부를 잘 이해해서가 아니라 사업의 안목과 전략을 그 사람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부만 쓰던 것들이 사업을 한다는 말을 내 경험속 사례와 비교하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와 차이가 없다. 병참이 선봉에 서서 일기토를 한다면 경쟁 상대가 자존심이 상할일이다.

 

 내가 동료들에게 항상 전략을 너무 거창하게 접근하지 말라고 말한다. 배경지식이 다르고, 내가 지식이 부족한 분야의 전문적 용어를 사용하면 사람들은 주눅이 든다. 목표는 잘 이해하지만 전략, 전략적 사고가 나오면 다들 쪼그라든다. 나는 전략을 풀어서 "HOW TO DO"에 관한 나의 생각부터 시작한다고 자주 말한다. 비아냥거리는 "어쩌라고, 어쩌려고" 의미는 아니다. 이 말이 중요한 것은 개인, 조직, 사회, 국가 모두 처한 상황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다. 그런 사고들이 모이고,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통해서 통합 전략은 build-up된다. 난세에는 리더들에 의한 top-down의 의사결정도 있다. 어느 하나가 확고한 방법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둘다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자만 아는 것보다 노자도 알아야 지식총량이 늘어 방법적 접근법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만 고집하면 편견이고, 하나로 대처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둘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면 The Difference의 신규 창출이라고 볼 수 있겠다.

 

 "교과서는 어디까지나 교과서로, 정석은 어디까지나 정석으로 이해해야 한다. 실제 승패는 정석을 완전히 이해한 뒤의 세계에서 결정된다(171 page)"의 말을 내 말로 해석하면 이렇다. '경영 전략의 역사'라 책을 읽는다고 현실은 책처럼 되지 않는다. 책은 과거의 기록이다. 현재와 책속의 전략이 유효한 시대의 차이, 상황의 차이를 내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석을 기록한 책을 읽지 않으면 변화하는 상황에 닥치는대로 마구잡이로 대처하게 된다. 왜냐하면 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머리속으로 생각해 본 가상의 실행도 실행이라고 봐야 한다. 전략의 구상도 생각아닌가? 

 

 내가 전략이란 것을 학창시절부터 배우고 영업에서 활용하면서 변화한 점은 많다. 특히 과거의 기록인 책을 통해서 변한 것이라면 무엇일까? 경영이란 인간활동, 종사하는 산업의 본질, 산업이 채택하는 기술의 변화, 내가 종사하는 산업과 연관된 산업관계 그리고 이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법적, 제도적 사항과 정치적 변화다. BCG Matrix 차트처럼 성장율, 공헌이익율을 그려보면 제품별 포지셔닝을 판단할 수 있다.(작업은 손이 많이 간다) 마이클포터의 분석기법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분석을 통해서 방향성을 파악하고 그 흐름을 타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보다 어려운 것은 내 한 다리가 땅에서 떨어지면 안되기 때문에(업종을 바꿀 생각이 아니라면) 본질의 이해와 기술적 변화를 잘 구분하여 방향성을 읽는 것이다. 이런 사고의 틀을 만드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그런 앎이 시작되면 한 두번은 넘사벽과 같은 전략사고의 한계를 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이는게 많으면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시행착오를 하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버리는 것이 생기고 전략적 사고가 훨씬 정교해 진다. 그렇게 각 개인들이 나름의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전략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 슬기롭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현실의 문제는 책에서도 말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The difference는 apple의 탁월함에 사용할 수 있지만, 생각과 현실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The difference를 극복할 사고가 전략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곧 해결책(Solution)이다. 자신의 지식 총량, 경험 총량이 많으면 가능성이 늘어날 가능성만 존재한다. 흘러가는 시간속에 그 유효한 지식과 지식이 규정하지 않는 세부적인 경험(detail)을 함께 축적되어야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런 자신의 틀을 갖을 때, 책에서 말한 다양한 경영전략의 흐름과 전략적 methodology는 더욱 유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노가다 장표질 선수일 뿐이고, 혜택은 그 자료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5Why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단계를 지나도 잘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부터는 도인, 철학의 단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무협지처럼 주화입마에 빠져 폐인이 되거나, 편협한 사파무공에 찌들어 그짓만 하는 소인배가 되기도 한다. 인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해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학습과 활동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은가요? 소수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한다. 기분이 나쁘면 아예 하지 않는다. 결국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을 실현하도록 사람을 움직이는 더 큰 전략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모든 일은 사람의 수준에 따라 결정되고, 조직은 구성원의 수준에 따라 전략과 실행의 차이가 수렴된다. 이 일이 가장 힘들다. 인간의 역사에 관한 다양한 책을 봐도 그렇다. 다시 돌아와 손자병법의 '지피지기 백전불태'라는 말이 3천년가까이 왜 반복되는가? 세상의 물질과 기술은 그 때와 한참 다르다. 하지만 전략의 본질, HOW TO DO의 본질은 변한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물질과 기술의 변화가 이끄는 인간 행동의 변화가 본질의 변화처럼 혼선을 줄 뿐이다. 가장 큰 차이라면 인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서 될 때까지 해 내는가와 일단 내일의 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미룰까의 실행차이일 뿐이다. 인간은 그거 말고도 놀고, 먹고, 즐기고 바쁘다는 만고불변의 핑계가 있으니까.

 

 왠지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전략적 사고를 통해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생각보다 몇 천년동안 하던대로 하면서 더디게 우여곡절을 겪으면 조금씩 전진과 후퇴를 반복한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그러나 경영전략이란 분야로 보면 아주 잘 정리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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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의 역사
국내도서
저자 : 고토사카 마사히로 / 김정환역
출판 : 센시오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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