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자들이 Economics를 생존학으로 번역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생존은 자발적이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물체에겐 본능이다. 지능은 이런 본능적 행동이 단기적 효과보다는 장기적 효과에 더 도움이 되도록 유도한다. 인간의 고질적인 문제는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하던대로 하다 망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영원한 제국, 기업, 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은 증대된다. 경제적으로 모든 수익이 0으로 수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라는 말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원래 그렇게 생겼기 때문에 코메디처럼 리바이벌을 한다. 꾸준한 리마인드(각성)가 필요한 존재다.
나는 경제학의 다양한 이론은 이론의 논리가 틀렸기 보단 우리가 처한 현실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전제조건의 오류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에 만고불변의 진리를 적용하려는 생각이 오류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괜찮은 화두를 보낸다. 인구론적 관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구의 증감과 경제의 상관관계, 가설을 위한 다양한 자료의 검토를 통해서 일본 경제와 같은 상황에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어판은 일본 경제와 한국의 동기화 정도를 볼 때, 참고할 만하고, 통계지표의 차이를 통해서 우리를 가늠해 볼 수도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과 유사한 정책적 주앙이 있다. 한국의 현재 상황을 통해서 고찰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시도하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만고 불변의 정책은 아니다.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생산성을 올리고 있는가? 그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되는가? 상황이 변화는 시점은 언제인가? 상황이 바뀌면 다시 어떤 정책을 추구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한 의제다. 이상적 상황은 흘러가는 흐름속에 잠시 머무는 것이지 항상 그렇게 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David Atkison의 전제
현재 일본은 성장가도의 경제 상황이 아니다
인구감소와 성장, 생산성과의 관계가 있다고 예측한다
고령화와 인구 연령대에 따른 생산성의 변동을 확인한다
경제가 하강하고,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지속될 때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책적인 생산성 향상의 방향은 과거 성장기의 정책과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을 말하고 있다.
지금 사람의 가치는 낮다고 생각하지만 필요한 사람의 가치는 대단히 높다. 부의 불균형처럼 인간의 경제적 가치 생산성에서도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능력과 같은 원판 불변의 법칙은 옛날에도 있었고, 상황에 따른 적합성의 가치는 물건이나 사람이나 똑같다. 생산성의 측면에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천재적 사람의 비중은 낮다. 20년 전쯤 미국과 같이 엘리트 중심주의를 통해서 전체를 먹여살리는 방식이 지금도 효과가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 반면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던 시기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통계는 사실이다. 나는 상식적으로 이해한다. 자녀를 하나 낳아서, 양육하고, 대학보내는 비용에 대한 자료들은 많다. 즉, 인간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소비하는 그 금액은 타인의 소득이다. 사람의 존재로 생기는 경제활동은 생각보다 크다. 경제활동인구의 생산성은 가치를 창출하고 또 비용으로서의 역할이 공존함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왜 낮은지를 머리가 나빠서 한참 생각했다. 고령화가되면 지출이 줄고, 생산성의 점진적 감소가 된다. 이 모든 활동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상식적인 상황분석은 맘에 든다. 엘리트의 절대수는 인구가 늘면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기대 아닐까? 대신 인구가 늘면 경제의 양적 성장은 충분히 기대할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
파산경제학, 불황 경제학은 주류가 아니다. 하지만 지뢰와 같은 폭탄이 현실에서 터지면 필요할 때가 있다. 모든 경제, 경영의 이론은 인간은 이성적이고, 이성적 활동을 통해서 발전하는 경향을 전제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장기적으로는 발전하고, 역사의 흐름 곳곳에 퇴보, 후퇴, 망조가 들었던 멍 자국이 있다. 인간의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말은 결국 전체 소비시장의 점진적 감소를 의미하고, 소비의 감소는 타인의 수입을 감소시킴으로 경제적 의미에서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활동 이전에 경제환경이 디플레이션에 적합한 형태가 된다는 인식이 필요함을 상기시킨다. 상황 인식이 변해야 판단이 바뀐다. 일본은 이 점에서 구태의 반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로다가 채권을 다 사주고, 사줄 채권이 없자 주식도 사고, 이젠 기업경영에 나설태세 아닌가? 그래도 일본은 정체중이다. 돈을 풀면 엔화 약세로 수출이 된다는 것이 경제 이론인데 왠걸 엔화는 아주 강세다. 정책이 아니라 상황인식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말은 지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가다 정책 결정자들이 리스크다. 5-6년전 수 많은 학자, 분석가들이 2020이후 일본의 망조를 예견했음에도 비켜나가지 못하는 것은 상황이 그들의 매뉴얼과 다르다는 점 아닐까?
아베의 세 개의 화살, 구로다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2%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성장기에 익숙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만으로 상황을 전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꽤 진진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주장만큼 인구, 환율, 정책, 국가간 관계등 더 많은 것을 봐야하지만 이 책의 주제범위만으로도 많은 사고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 부분의 관심이 많다면 Youtube 방송을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wiB3v-1yNE
저자는 저가격 정책 중심(저원가, 박리다매 등등)의 저차원 자본주의를 뛰어넘어 가치창출을 통한 고차원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통렬하게 경영자의 무능력을 지적하고,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 더 높은 책임, 역할, 지위를 요구받는 리더들의 각성도 요구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며, 시대 흐름에 관한 생각이 있다. 나는 이런 주장이 의식 수준의 선진화라 생각한다. 진정한 선진국은 문명, 문화가 발전된 나라다. 김구 서생도 그렇게 예견했다. 물질만 만연하면 부패, 향락으로 망조가 든다. 부를 관리할 역량도 함께 필요한 것이다.
결국 경제는 생산성 문제다. 기계는 인간 활동을 대체할 목적으로 만든다. 이 연장선상에서 4차 산업은 인간 활동을 대체하는 것이 정확한 의미다. 일본이 로봇을 핵신 분야로 선택한 것을 보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자동화된 기계는 인간이 반복적인 활동을 대체함으로 생산성을 증가시킨다. 물론 그 기계는 고가품이지만 시작은 이런 활동부터 전개된다. 여기에서 도퇴된 인간은 기계의 수발을 들거나 기계에게 통제당하는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 인간이 끊임없이 학습하지 않으면 터미네이터의 상황과 크게 다름이 없다. 인구가 줄고, 생산성이 줄 때(인구감소) 하던대로 하면 망하는 하나의 이유다.
그러나 인간에겐 영원이 소멸되지 않는 생각과 사고력이 있고, 이를 필터링하면 아이디어가 나온다. 아이디어가 혁신을 이끌고 다시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생산성을 증대하는 방식을 찾는다. 이것 또한 인류의 역사다. 궁즉통이란 말처럼, 인간활동이 다른 것에 의해 대체당할 때 혁신의 길은 열린다.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나는 인구의 증가는 산술적으로 물량 공세를 통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사람에게 나올 확율이 올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의 감소시에는 타율을 올려야 한다. 잠시 나오는 일본의 대학교육만큼 교육의 혁신(먼저 자가 학습부터 하자)이 인식수준의 개선을 유도하고, 현재 경제활동의 주체에서는 팔로워의 혁신도 중요하지만 리더들의 혁신이 가장 중요(그래서 봉급 더 준다~)하다. 그래야 한국이 일본이 먼저 밟고 간 지뢰를 우리가 밟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본출장에서 보면 일부 기업들이 미국, 유럽과 같이 혁신적인 기술도전을 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 관리자들은 "내가 파나소닉 출신인데"같은 왕년이 찾는 소리를 한다. 또는 몇 십년 된 "업무매뉴얼에 따라서"와 같은 말만 한다. 그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 중요하지는 않다.
내 생각에 일본은 매뉴얼 국가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전부 기록해 둔 나라다. 문제는 인구의 감소처럼 그들이 접해보지 않았고, 매뉴얼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는 점이다. 발에 갑자기 불이 떨어지면 신발을 벗던, 물을 뿌리던 한다. 내가 일본을 전근대 국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매뉴얼에 없으면 정지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생각의 더듬이가 잘린 사회같다는 느낌이 많다. 과거보다 현재가 더 그렇고, 일부가 그런 더듬이를 재생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플라자 합의로 손목 꺽이고 일본은 엄청난 혁신 노가다를 통해서 원가 절감으로 버텼다. 같은 상황을 거친 독일은 어떻게 일본과 다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본은 구다가를 확실하게 잘하고 신가다를 잘 못한다면, 한국은 둘다 어정쩡하다. 그 말은 비판이기도 하고, 아직 젊고 성장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다. 시간이 많은 청소년기는 아니다.
성장의 시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볼 수 있다. 불황의 시기에는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활동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해지지만, 정부는 그 상황에 맞는 경제활동이 발생하도록 경제 참여주체의 활동을 이끄는 조정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 영국의 최저임금 정책과 한국 정책의 비교 부분은 참고할만 하다. 모든 일은 올바른 정책이라도 때에 적절한 방식이 중요하다. 그것이 timing이다.
08년 QE에서 미국, 유럽, 일본은 돈을 찍어서 중앙은행과 은행간에 현금서비스를 돌렸다. 실물 경제활동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장부의 문제를 막으면 폭탄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COVID-19는 실물경제가 정지되었다. 각 정부들이 미국을 시작으로 현찰을 각 개인에게 투하함으로 일시적 소비를 창출하고 있다. 이를 관찰하고 많은 국가들이 따라하고 있다. 물론 국제간 화페의 역량은 또 다르다. 동시에 언젠가는 이것이 돌고돌아 인플레를 만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디플레를 막아야 하기에 저한 처방이다. 진단이 틀리면 병은 커질수 있어 리더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상황이 어떤 면에서 08년부터 폭탄이 돌고돌아 원자탄으로 바뀌어 돈다고도 볼 수도 있다, '모든 수익이 0으로 수렴한다'는 '현명한 투자자'의 말을 빌리면) 궁극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정책이고, 그 규모는 경제가 감당할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구의 감소를 생산성의 감소, 전체 시장의 축소, 디플레이션의 압박으로 간주했고, 이는 실물경제의 문제다. 따라서 기본소득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수미상관한다. 즉 어떤 국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는 어떤 정책을 사용할 것인가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이런 상황인식이 개인들에게 필요하다. 그래야 적절한 정책을 요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정책을 의결, 집행하는 사람들은 더 깊이있게 사고하여 하더대로를 탈피하고, 보이는대로 진단하여 적확한 처방을 내리게 해야 한다.
개인들의 소득이 기업에게는 비용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은 고정비가 오른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소비는 늘어나고, 그 소비는 기업들의 매출와 이익 증대에 여향을 준다. 따라서 경제는 생산성과 더불어 균형이 중요하다. 인구가 감소하고, 소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시점에서 기업의 통합을 주장하는 의견은 용감하다. 바꾸어 말하면 좀비기업, 경쟁력 없는 기업의 퇴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최저임금도 비슷하게 생각하곤 한다. 임금을 올리면 비용이 올라가는 것 같지만, 더 우수한 인력이 지원할 가능성도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빠듯한 임금으로 서로 불만족의 관계가 좋은지, 적정한 임금을 통해서 더 높은 생산성을 이끄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경영자의 판단이다. 그 판단에 따른 설계조건에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무능한 경영자들의 퇴출은 대단히 용감하고 적절한 주장이다. 기업의 경영자가 존경받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득을 창출해주고, 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적자를 낸다는 것은 존경받을 이유가 아니라 사회적 리스크가 된다는 점이다. 한 사회와 국가의 자원을 공적자금이란 이름하에 사용하고 공중에 날려버린 사람들은 그래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자본주의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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