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10년 넘게 보지 않고 지내고 있다. 포털에서 뉴스를 보기도 하지만 이 또한 나의 클릭과 편향이 고도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종 보는 유튜브도 매한가지다. 그러나 의견과 정보를 접하고 판단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우리나라에 진보라 불리지만 radical, socialist와 같은 진보적인 색채는 비중이 낮다. 진보적이며 민족적이라는 것도 인류의 보편적 인식과는 먼 이상한 나라다. 보수라 주장하는 민족주의의 정의도 궁금할 때가 많다. 내가 읽어 본 역사책의 사실과 해석이 다른 것은 한반도 역사의 복잡함이 아직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은 강하다. 인간이 진실의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는 점이 유감이지만 진실은 언제고 수면 위로 떠올라 그 실체를 보이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준과 염원이 무르익을 때다. 시대의 수준이 진실과 올바름을 바란만큼 세상의 수준은 따라갈 수 있다.
조국이란 마음 뜨거운 두 글자? 이렇게 이야기하면 나도 내가 살아온 시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두 글자로 세상이 시끄러웠고, 아직도 시끄럽다. 이 화두가 세상의 이목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이 또한 시대의 수준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진행형이다. 조국도 세상의 수준도...
그가 말하는 많은 사실을 어느 정도 나도 알고 있다. 서초동 거리에서 본 촛불집회도, 그 반대편에서 무당이 작두 타듯 요란한 집회도 세상의 요구를 상징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세상이 좋아지는 올바른 일인가? 며칠 전 선배가 나보고 기회주의적이고 보수적이라는 말은 겸허하게 수긍하는 이유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왜 읽어보라고 준건지.
그가 진실이라고 말하는 것, 그를 폄하하는 사건 시리즈를 보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누가 이익을 얻었는가? 아니 누가 이익을 얻으려고 했는가? 그리고 추리소설의 명확한 방향성처럼 그곳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이런 비열한 방법으로 얻은 것은 오래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간다면 세상 사람들의 수준이 아주 형편없는 시대였다는 반증일 뿐이다. 내가 슬프지만 그런 시대를 살고 있을 뿐이다. 민주공화제에서 법과 제도를 운영하는 조직의 공정성과 균형을 추구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에게 확보된 기득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동물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두 가지 다른 목적이 존재한다. 각각의 목적이 어떤 정의와 사회적 선의를 품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충분하지 않을까? 여기에 다양한 권력욕과 물적 이해관계가 엮인 사람들이 가세하고 세상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었다. 그 민낯이 이 시대의 바닥에 가깝다. 그 민낯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세상의 바닥 구조를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것이 후세에게 물려줄 유산인지 쓰레기인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이다.
세상은 다양한 문화, 문명의 혜택이 존재한다. 자세히 보면 그 문화와 문명이란 것도 법과 제도를 통해서 육성된다. 아무리 좋은 문화도 불법으로 간주하면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좌측통행을 하다가 우측통행을 하는 문화로 변경된 것도 제도에 의해서다. 그 제도와 법을 관장하는 의회, 법원, 검찰, 경찰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죽기 살기로 뭔가 해보려고 뛰어드는 곳 아닌가? 원래도 소란스러운 곳인데 이곳을 고쳐보겠다는 생각은 대단한 결심을 한 일이다. 곰곰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현재의 제도와 법이 잘 만들어지고, 잘 운영되고 있어서 더 이상 개선과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변화가 없는 곳은 단지 고이고 썩어갈 수밖에 없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법과 제도가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운영하는 사람이 법과 제도를 지키는 사람인지, 법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지에 따라 세상의 안정과 안전은 결정되어 왔다. 그리고 나는 이 시대를 불안정, 안전에 심각한 오류가 존재하는 시대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가 우리나라의 정치적 개혁이 갖는 한계는 정부를 구성한 대부분이 공무원이고, 선출직이 대단한 권한을 갖지만 한시성을 갖기 때문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구조적 개혁은 각 구성원이 동참해야 힘을 받는다. 독재가 이런 점에서 장점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고, 포기한 가치가 세상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공화제에서는 다양성을 받아내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틈을 타서 특정한 조직, 사람, 세력의 이익을 옹호하는 일은 인간 역사에 많았다. 현재 그런 일을 목도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특정 상대방을 닥치는 대로 조지는 것을 사화라고 한다면 기해사화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개를 물면 신문에 나오는데, 요즘 이쪽 기사를 보면 정보를 전달하고 올바른 인식을 유도하려는 것인지 내가 사람을 몇 번 물었다를 자랑하는 것인지 분별이 어렵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일이 지식의 양에 따라서 결정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 무는 지식인이 넘치는 시대가 된 것은 권력과 물욕에 대한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것 아닐까? 상을 몇 년 치를지를 두고 상대방 씨를 말리는 것과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온갖 사례를 갖고 기소를 하는 시대의 수준이 한심한 것 아닐까?
이렇게 침소봉대된 사건은 결국 오래갈 수밖에 없다. 침소봉대가 사실이라면 세상을 기만한 것이고, 침소봉대가 침소봉대로 결론 난다면 이런 사회적 낭비를 만든 장본인들도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신의 말을 따라야 할 것이다. 사화를 딛고 일어난 사람들이 있었다. 현대를 살아가며 사회의 중심에서도 자신의 진실을 지키려는 사람을 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걸어간 용기는 대단한 것이다. 조국이 조국을 위한 진실로 남기를 바래본다. 왜냐고,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좀 더 좋아지지 않겠나? 오늘만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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