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이쉬카비블
by Khori(高麗)
2018. 10. 16.
자주 인터넷의 길을 방랑하지 않는다. 우연히 일고십 이웃집에 들렀다 이쁜 책을 보았다. 잔잔한 풍경이 아무런 상념 없이 경치를 즐기는 흐뭇한 마음 같은 그림이 있었다. 제목은 지금 나를 돌아보라는 듯 한눈에 밟히는 글이다.
"인생에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맞는 말이다. 현재를 즐기고 현재에 몰입하며 미래를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뒤돌아보며 후회하고 포기하고 방황하며 시간을 보내는 삶이 많지 않을까? 또다시 이런 후회의 감정이 올라온다.
정상은 정말 죽을힘을 다해 기어오르는 그곳에서 몇 발자국 뒤에 있다. 오늘 현재가 즐겁기도 하고, 오늘 현재가 못 견디게 힘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며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며 마음이 늙기 시작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잠시 본 책을 보면 했다. 상황이 나의 의식을 몰고갈 때 그 속에서 너무 깊이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얼른 주문을 했다. e-book으로 옮겨가길 준비하면서 창고의 상태를 겨우 모면하는 집을 생각하면 그러면 안되는데.. 막상 도착한 책을 받고 나니 큰 엽서 같다. 장난기가 발동해서인지 '제목대로라면 죽을 때가 문제군'하는 생각이 났다.
책은 너무나 담박하다. 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고 바라본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림과 함께 이야기한다. 삶의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이 너무 크게 솟아오르지고 너무 침울하게 가라안지도 않는다. 달관자와 같은 담담함이다. 참을 인자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는 긴 여정이 삶이라는 말처럼 그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왔다. 딸, 엄마, 할머니로서 인생의 과정에 따라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내 삶은 누구보다도 즐겁고, 성공적이고, 애틋하고,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일은 너무 흔한다. 막상 들어보면 그런 일은 정말 드물다. 그런데 나도 할머니의 담담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는 공감을 갖게 된다. 태어나서 인생을 마감하는 구조가 같아도 모두의 스토리는 다르다. 그 삶의 이야기는 현재와 현실에 충실한 것이다. 영웅이 되고, 신화를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가 안다. 꼭 그렇지 않아도 충실한 삶을 살고, 더 나이가 들어 아이들과 손자 손녀를 대하며 따뜻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꽤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생활의 모습을 보면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할머니의 말처럼 지금이 더 좋은지는 바라보고 생각하는 위치에 따라 다르다. 꼭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돌아볼 것이 더 많은 시절이 아니라 정말 삶을 잘 살아간다는 점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