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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일본인의 정신

by Khori(高麗) 201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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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본인의 정신

야마쿠세 요지 저/박양순 역
한울 | 2014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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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정신이란 책을 보기전까지 내가 갖고 있는 일본이란 경험은 참 이채롭다. 정말 황당한 녀석을 배낭여행중에 본 적이 있고, 일본담당자가 퇴사하면서 일본어를 하지 않는 일본 담당을 하고, 미국회사의 buying office 아시아지역 본부인 일본회사와도 일을 하고, 최근엔 절대 일본인이 아닌 왜구같은 바이어님도 만나고 그렇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좋은 일본인을 많이 보고, 사회속 성숙한 인격자들은 세계 어느 곳이나 유사하지만 평균과 그 이하의 양이 결국 사회의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는 아이러니다. 일본에 대한 감정적 정서와 달리 일본인들의 사회의식과 수준은 사실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 마치 토목, 건축을 비롯해서 많은 분야가 일본의 교재를 오래동안 사용한 것은 한편 과거사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인들의 학문적 성취로 대변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일본에는 일본인과 왜구가 산다는 편견과 한국에는 한국사람과 왜놈이 산다는 편견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동양3국의 유사성을 말하지만 효란 부분을 제외하고 일본은 중국을 논하지 한국을 논하지 않는다. 내 짧은 경험으로보면 일본은 한국과의 유사성이 대단히 높지만 중국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한국도 중국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삼국은 무수한 이합집산의 결과물이 현재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극세밀과 정밀, 절제, 집단성의 문화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중국은 생각의 규모가 너무 커서 허황되보이기도 하고 빈곳이 많아 보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은 둘다 잘 할수 있는 자질과 둘중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할 미숙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서 일본의 정신이라 말하는 부분의 9할정도는 한국문화속에서도 익숙한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차이가 있는 것은 각 민족이 겪어온 시간적 경험의 합이다. 일본은 무사도에 대한 개념이 많다. 사농공상에서 사를 무사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큰 차이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사농공상에서 선비라 칭하는 한국, 중국을 보면 선비정신이 그에 상응한다고 생각한다. 봉건제도의 계급적 한계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을 하다보니 일본이 예절이 발달한 이유중 사무라이가 칼을 갈고, 잘 드나 안드나 사람에게 실험했다는 이야기를 역사학자를 통해서 접한적이 있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니 절제되고, 예의바른 외적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작은 단면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씨한자로 상대편 수백, 수천명을 떼려잡은 우리의 역사또한 만만치 않다는 생각도 든다. 칼과 붓이 옳게 쓸수 있는 자에게는 만인의 행복과 안정을 갖다주지만, 흉기로 쓰일때의 용도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면에서도 일본과 한국은 일본인과 한국인, 왜구와 왜놈이란 나의 표현처럼 참으로 다르고 유사하다. 


특별하게 일본의 정신을 새롭게 배웠다고 하긴 어렵다. 일부 한자들의 번역이 조금 정서적 거부감을 주지않게 처리한 부분을 제외하면 말이다. 불교적인 부분과 일본의 신도에 대한 부분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들의 높은 성취를 통해서 배울점이 있는 반면에 그럼에도 일본이란 정체성은 왜구란 편견의 틀속에서 재수없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또 많은 좋은 분들을 뵈면 고개가 숙여지는 현실이 내가 갖고 있는 딜레마이자 현실이기도 한듯하다. 이 책을 보고, 일본보다는 나의 정체성을 더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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