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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잡담, 흰소리, 설화

by Khori(高麗) 2012.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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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찍와서 애보는척하면서 이웃님이 보내주신 조증을 읽다보니, 나도 좀 조증이 있는건가 우울증도 있는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건 사람이 다양한 성향이 내재되어 있고, 특정 성향이 좀 높을 뿐이라 주장하고 싶다. 책표지의 조증증상에 대해서 체크해보니 내가 이런가 그랬던가 생각하다보니 블로그 사진같은 이쁜 모습이 된다. 이런 생각은 정신건강에 안좋다는 생각이 앞선다. 탁구공같은 저모습이 이쁘다고 써놓고 보니 가뭄에 콩나듯 제정신일지도 모르겟다. 하긴 우린 일에 미쳐야한다고 하고, 뭔가 열심히 하면 미쳤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분석하면 세상의 수도 없는 사람이 미쳣다고도 한다. 일에 미치고, 자식한테 미치고, 돈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그나마 연애하는 젊은이들이 괜찮은건 사람한테 미쳤으니 가장 좋은 사례인것 같다. 그래서 제정신이 힘든건가?????


내가 요즘 참 맑은 정신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조증이란 책엔 미국의 역사속에, 대성한 사람들이 무엇에 미친듯한 증세의 공통점을 파악한것 같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일편단심 곱게 미치자라고 다짐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예감은 꼭 맞는다. 특히 나는 이런 느낌의 적중률이 높은 편인듯하다. 하여튼 미치면 몰입하게되고 다 변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은 다 읽고 별도로 낙서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 읽고나면 "여러분 이젠 곱게 뭔가에 미칠시간입니다. 휴유증이 있게 미치는건 종목을 잘못고른 자기탓인거 알죠?"라고 쓸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아직은 한참더 제정신이고 싶다. 아직 미칠수준을 결정하지 않앗거든. 역설적으로 미치지 않으면 별로 성과가 없는것 같기도 하고, 퍼즐이 아직 못 맞춰서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도련님이란 책을 보다 과거 출장갔을때가 생각난다. 전직장 부사장은 수행원과 도착하지 않고, 세명이 앉아서 이야기하다 어렸을때 이야기를 했다. 다들 한가닥씩 사고를 친이야기하다, 사고치고 그뒤에 다가온 역경이 순간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이런거 이야기하다보면 날도 더운데 시간이 잘가기 때문이다. 


제일 연장자가 아마 이런 경우는 없을거다  하면서 고딩시절 밖에나가 음주가무를 즐기시고 아버지께 골프채로 한번 맞아봤는데, 등짝에 뱀처럼 쫙쫙 감기는데 채직이 이런맛이겠구나 하신다. 옆에 계신양반이 업무적으로 부디치는 부분때문인지 웃으며 그때 아버님이 우드를 골랐어야 보냈어야 하는데라고 해서 한참 웃었다. 그양반은 사투리가 좀 심한데 어려서 쥐잡는다고 하다 세간부시고, 불을 내서 엄니한테 옛날 부지깽이로 맞았는데 어린나이에도 다리 부러지는구나라고 생각했단다. 하긴 그게 무쇠로 생긴 꼬챙이 같은데 요즘은 연탄보기도 힘들기 구경하기 힘들다. 별로 안아플꺼 같은데 그랬더니 엄니가 인정사정 없이 휘둘렀다고 해서 댁이 장원이이라고 해줬다. 이번엔 두양반이 나를 본다. 나는 저는 귀한자식으로 곱게커서 별로 없어요 했더니, 두바이 공항앞에서 재수없으니 나가있으란다. 


어째던 등떠밀려 이야기를 시작했고 여긴 좀더 자세히 써본다. 중학교때 운동장옆에 소각장이 있고, 그 밑으로 경사진 밭이 있었다. 가을쯤인가, 쓰레기를 소각하고 할일없이 애들하고 물도 아닌 밭에다 돌로 수제비뜨기를 시작했다. 배추인지 뭔지 야채추수하고 꽁댕이들만 남아 심심풀이로 던져보니 살살 재미있어지는것이다. 딱히 청소끝날때까지 할일도 없고.  통통 튕기보니 아래집 슬레트담에 가서 탁하니 맞는 재미에다 점수 내기를 하니 대여섯명이 팔걷어붙이고 시작했다.

 

세칸짜리라 애들하고 아래는 1점, 중간 2점, 맨 위에는 3점했다. 그런데 몇번 점수도 안났는데 사단이 났다. 글쎄 황당하게 담이 훌렁 넘어갔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랄까. 지금보면 엄연한 부실공사라고 주장도 해보련만, 문제는 2-30m거리였는데 뭔가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


주인 아주머니가 달려나오셔서 뭐라 삿대질을 하고, 뭘 주어담으시다가 안되겠나, 길도 아님 담을 넘어 칼루이스처럼 경사진 밭을 막 가로질러 쫒아오신다. 학교뒤 언덕진 후문을 잽싸게 지나 뒷산으로 일단 내달리고 멀리서 보니 하필 우리 담임선생이 밭을 가로질러 내려가신다. 슬금슬금 내려와서 보니, 아주머니는 집안쪽에서 하늘과 땅으로 계속 삿대질을 해대고, 경사진 밭위에서 우리 담임은 연신 굽신굽신하신다. 그런데 올라오시다 우리랑 눈이 딱 마주쳣다. 


불행중 다행은 우리 담임은 절대 손지검을 안하시고, 채벌의 경우에도 엄격한 한도가 있는 분이다. Max5대.. 검도 유단자인데다 도덕선생님이라 채벌에 엄격한 기준이 있으셨다. 하긴 가녀린 중학생 때려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는가. 어이가 없으신지 간장, 고추장, 된장독 다 깨졌다고 이를 어쩔꺼냐고 하는데 본인도 황당하신 표정이었다. 문제는 지나가시던 국어선생님이 뭔일인가 기웃거리시다 자초지정을 순식간에 파악하시더니, 되려 화가나셨는지, "이런 개늠들!!"이란 첫대사와 함께, 불붙은 불쏘시개를 장검뽑듣 들고서...하여튼 그날 흰바지가 얼룩말처럼 되고, 각종바지가 위장용 바지처럼 되버렸다 ㅡㅡ;;;  다행이 앞에서 볼땐 멀쩡해서 집에오는데 좀 덜 창피했던거 같다. 


담임이 안말렸음 그날 얼룩말에 불붙었을지도 모른다. 듣고있던 두 양반이 불붙은 불쏘시게로 맞냐고 놀린다. 그게 불소리 때문에 약간 공포감은 있어도 부지깽이나 골프채도단 훨씬 인간적인데, 그양반들 더워죽겠는데 최고라고 깔깔댄다.  내가 이래서 별로 과거를 말하고 싶지 않았던건데..하여튼 그 고추장, 된장, 간장은 우리 멋쟁이 담임샘이 어찌 해결해줬다. 집에것을 좀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배상을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화가 집까지 닥치지 않음을 우리는 기뻐했던거 같다. 살면서 말타기하다 팔빠진것보다 황당한 사건이었다. 어찌나 순식간에 자연스럽게 넘어가던지..허망하게


그와중에 부사장님이 오셨다. 비행기 시간도 남아 간략한 이야기를 듣으신 부사장님도 한수 거드신다. 아버지가 낚시매니아셨다보다. 어려서 어머니가 집에 있으라면 몰래 겨나가 놀곤 하셨다는데, 하루는 대청마루에 아버지가 낚시대를 손보고 계셨단다. 숙제안하고 신발들고 튀어나가는데 어머니의 외침과 함께 아버님이 낚시대를 휘두렸는데 정통으로 낚시추에 명중당했는데 정말 앞이 깜깜하더란다. 7살인지 8살때라고 하시는데 50중반의 아저씨가 옛날을 회고하면서 멋적게 웃으신다. 우린 머리 안깨졌는지 궁금했는데 전혀시란다. 우연이 그런 우연이 없다고 세명이서 립서비스를 해드리고 있는데..자기도 그런줄 알고 몇번 더 시도해 봤었는데 한번도 낚시추를 사정거리에서 피해본적이 없다신다. 이건 담넘어간것보다 황당하다. 말로만 듣던 완전 무림고수 ㅡㅡ;;; 세명은 모두 양손엄지를 들어 무림고수를 1등으로 몰아드렸다. 이런건 일등해도 좀 뒤통수가 근질근질하고 사내에 소문나도 자랑이 아니잖은가. 이럴때 눈빛만으로도 의사전달이 완벽하게 되더라. 먼저 탑승하시는 임원을 뒤로하고 우린 키득키득대며 그 무더운 날씨에 담배를 한대 더 태웟던것같다..


어제 왜 갑자기 도련님이란 책을 읽다 이 두가지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생각이 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거 다 쓰고나서 등록하고 보니 더 쪽팔린데..지울까요?? 








[YES24] 잡담, 흰소리,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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