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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중간고사, 얼마만이냐!

by Khori(高麗) 201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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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격증에 관심이 없다.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자격증으로 무장한 허무맹랑한 실태를 보면 그렇다. PMP 자격증처럼 자격증은 일정 기간 재심사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 군인이 영원한 군인이라는 마인드는 좋지만, 퇴역하고 군인처럼, 군인인냥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듣고 있는 휴넷 온라인 MBA를 듣고, 보고, 맛보며 느끼는 생각이 있다. '나도 꽤 많이 읽고, 보고 했나보다'라는 생각이다. 일부 잘 접하지 않던 심리, 동기부여 분야 이론 중 몇 가지는 생소한 용어가 있지만 용어들은 잘 이해가 된다. 8년째 독서가 10년이 되면 꼭 천 권넘고 책은 즉당히 보는 생활을 생각하고 있다.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업을 들으며 가장 좋은 점은 산만하게 머리속에 있던 내용이 좀더 체계적인 지식으로 자리잡힌다는 것이다. 경험을 복기하며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면과 이론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내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생각도 한다. 물론 채워지지 않는 분야도 있다. 사람의 역량에 완벽이란 없다. 완벽을 지향할 뿐이다. 그런 아쉬움은 사람이 AI기계처럼 재수가 없으면 안된다는 정신승리법으로 넘어간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환경과 이론의 이상적 환경을 이야기하다보면 맞장구를 친다. 오늘도 수평적 조직구조에 대한 강의를 듣다보니 몇 년전 생각이 난다. 본부장, 임원들이 별 도움안되는 소리를 한다고 팀원들을 붙잡고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직원들은 임원들을 마주하면 위축되고, 평가부담이 있어서 적정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그들이 업무에 자유롭게 집중할 시간은 보장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서로마주보는 부담감대신 네모난 팀 공간에서 모두 벽을 마주보고 앉게 했다. 가운데에 언제나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대신 출근, 퇴근,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언제나 상대방을 볼 수 있게 했는데 처음에 불편해하더니 지금은 본부를 그렇게 해도 다들 좋아한다. 

 

 내가 싫었던 것은 팀원은 파트장이, 파트장은 팀장이 뒤에 앉아서 자기 일 안하고 타인을 관찰하는 일이다. 과거 전형적인 관료주의 직제에 따른 위치 포석이 대단히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음료수도 있고, 과자도 있는 중앙 테이블에 어르신들이 경노당을 차리니 좋아할리가 없을 수 밖에. 그래서 내가 자리를 바꿔서 우리 팀 입구에 앉았다. 본부장, 임원이 오면 일단 이슈사항등 철벽방어진을 돌렸다. 그러나 간단한 다과, 공식 회의에서는 더욱 상급자이자 연장자를 먼저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랬더니 하루는 호출이 와서 중요한 일인가 했더니 "너 좀 뒤로 가서 앉으면 안되겠니?"라고 하셔도 "왜요? 무엇인 잘못되거나 불편하신 사항이 있으신가요?"라고 했더니....말씀을 안하셨다. 내 해석은 '기분이 나쁘다', '그러면 내가 뭐가 돼니?'라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나보다 회사를 더 오래 다닐 사람들이 즐겁고, 성과도 도출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최근에 본부를 맞고 나서는 우리 일본팀장이 "애들 사이에 있지말고 저짝으로 가세요"라고 해서 귀퉁이에 앉아서 산다. 그 바람에 내가 물어보거나 이야기 할 일이 있으면 일일이 찾아다니느라 힘들긴 하지만 되도록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살이라도 젊은 것의 생각은 과거 나처럼 전혀 다르다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수업듣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절반 정도 강의를 들어서 중간고사를 볼 자격이 생겼다. 간만에 시험을 보니 떨린다. 아 이거 '60점도 못 받아서 떨어지면 대망신인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자격증 시험같은 도전을 좀 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PMP시험도 응시료만 600불 정도 들고, 정기적으로 갱신도 해야하고(이 때도 돈이 든다) 귀찮았다. 배운걸 현업에서 사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됐다. 별로 필요를 못느낀다고나 할까? 이런걸 '너무너무 실용적'이라고 해야하나 귀차니즘이라고 해야하나 실력없이 주둥이만 살았다고 해야하나 잘 모르겠다.  

 

 '한 번 응시하면 재응시가 안됩니다'라는 문구도 20여년 넘어 처음 보는 시험에 긴장감을 준다. 그래도 응시자 평균 75점인데 90점이나 나와서 대단히 기분이 좋다. 틀린 문제를 보니 응시자 88%가 정답이란 문구를 보니 기분이 나쁘다. 췟!! 아리까리할 땐 처음 눈에 들어온걸 찍어야 한다니까. 

 

 9번이나 시험을 더보고 과제를 내야한다니 바쁜 3-4분기가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범국, 미국놈, 중국놈, 영국놈 아주 가관인데... 어제 ICP 업체 리스트를 좀 더 찾아보랬더니 일본 고객 왈 "어느 일본 회사에서 뭘 사려고 하느냐?"는 질문이 와서 "너 줄꺼 살려고 한다" 말하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이런 곤란하고 난해한 시대를 살아낸다는 것이 경쟁력이 있는 세대라고 해야할지 전생에 단군할배 구타사건 주동자인지 알 수가 없다. 오늘은 이만 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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