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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집에 오자마자 누웠다 일어나니 또 가자고? 아이고.

by Khori(高麗)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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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을 돌아서 프랑스를 거쳐 집으로 왔다. 미팅을 잘 마치고, 잠시 짬을 내서 퐁네프 다리를 잠깐 보고 왔다. '퐁네프의 연인들'이란 영화도 이젠 고전이다. 91년 작품이니 30년이 넘은 영화다. 배낭여행을 갔을 때 이 다리를 한 번 보겠다고 세느강 끄트머리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에 여행하며 7-8일 정도 머물며 사람들과 이곳저곳을 둘러봤는데 사업적으로는 글쎄다. 경험상 고객님이 이스라엘 출신인데 워낙 황당무계해서 감흥이 없다. 외국인이 전시장에 정장이 아니라 가죽재킷을 미팅에 입고 와서, 재킷을 깔고 바닥에 누워서 가격을 깎아달라는 걸 보면 기가 막힌다. 그것도 집에 헬기도 있는 백만장자가. 게다가 다른 고객 오면 그거 얼마라고 종일 진상을 치면 외국인이라 더 기가 막히다. 한국 진상 아저씨와 다름이 없다. 그렇다고 사람이 나쁜 것도 아니다. 지금 돌아보면 마치 '23 아이덴티티'를 보는 듯했었다.

 

 파리는 도시가  아름답다. 그러나 전혀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의 상식과는 거기가 멀다. 그래도 도착하자마자 호텔에서 식사를 하는데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늦은 시간이라 마칠 때라고 가격도 깎아주고 자식들 챙기듯 이것저것 많이 먹으라고 하니 기분이 좋다. 그래서인지 미팅도 나쁘지 않았다.

 

 미팅을 마치고 강가에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에펠탑을   보자고 출발했는데, 환승역에서 무작정 내려서 동네 구경을 시작했다. 골목 안에 늘어선 가게를 보니 재미있다. 독일은 맥주집들이 길에 배럴통으로 테이블로 사용하며 선술집처럼 술을 마신다. 파리는 건물 안 골목길에 식당 테이블도 즐비하고, 길거리에서 테이블을 늘어두고 음식과 차를 마신다. '허허.. 이놈들은 죄다 길거리에서  먹고 그러냐? 동양은 일단 방 안에서 차려먹는데'라고 말했더니 베이비들이 재미있단다. 장가 안 간 베이비를 보면 이런저런 즐거운 이야기를 했다. 하여튼 수컷들은 사람 되려면 주인님 만나서 철저하게 관리를  당해야 한다. 자기는 여자들 특별하게 안 가린다고 해서 흑인도 괜찮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아니  녀석이 그짓말을 밥 먹듯 하네. 

 

 루브르 정문을 지나 퐁네프 다리에 도착했다. 날도 저물고 피곤하고 어차피 다음날 새벽에 비행기를 타야 하니 회군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3명이 타고 39유로를 냈는데, 택시비로 온 길을 되돌아가니 25유로가 나온다. 대중교통이 이건 아니지! 어이가 없네. 공항에 가서 그래도 밀리언이라고  낫겠지 했더니, Code share라고 DIY로는 표도 찾을  없다. 겨우 표를 받고 혹시 자리 배석을 변경할  있냐고 물어보니 바꾸면 49유로란다. 에라이!!!! 내가 무슨 업그레이드를 말한 것도 아니고. 라운지도  한참 까탈스럽게 굴다가 입장을 시켜준다. 하여튼 이쁜 도시인데  맞아 안 맞아..

 

 비행기에 탔더니  옆에 한국처자, 프랑스 처자가 앉아있다. 졸다 먹다를 하다 뒷자리가 남아서 물어봤더니 승무원 좌석이란다. 일반좌석에 승무원이 앉는다고? 그럴 수도 있지. 그러다 다른 빈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아저씨가 걸그적거리고 처자들도 불편하고 그렇지 뭐. 옮기 자리 옆엔 하늘색 머리 처자가 앉아 계신다.  색은 관리하기 힘들 텐데 신기방기하네. 하긴 우리 베이비 머리를 형광초록으로 염색해야 하는데. 기대 중이다. 사업 수주가 되면 고객 로고 색으로 염색을 하기로 했다. '삼촌은  빨간색?'이라고 한다. 아휴 괜히 이걸 하자고 해가지고. 최근에 오더를 받은 고객은 로고에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이 들어가 있다. 이건 아니지!!! 닥쳐!!

 

 엉덩이가 아리도록 비행기를 타고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와서 마나님이 주신은 맛난 식사를 하고 일단 누워 잤다. 유럽에서는 한국시간은 아니고 태국쯤에 있더니 한국에 오니 유럽시간에 따라 몸이 움직인다. 오후 늦게 일어나 라면 먹고(밖에 나가면 라면은 진리!), 잔뜩 밀려있는 일을 대충 정리하고 요약을 전달했다.

 

 아이들 보고 파리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루브르를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하지만 잠시라도 가서 보라고 했다. 커피를 마시는데 사진이 날아온다. 사진  찍네 고 녀석. 다른 놈은 거길  가고 꼼지락꼼지락  하고 있나 보다. '삼촌 6월에는 태국, 필리핀, 상해를~~~' 가자고 한다. 누가 보면 관광지 고르는  알겠다. 그새 일을 만들고 있다. 말을 말아야지. 그보다  녀석들은 스웬덴, 폴란드, 우크라이나(여긴  가는 거냐?), 멕시코를   예정이라는데   길바닥 생활이면 거지꼴을  면할 텐데.  보단 건강하고 안전하게 싸돌아다녀야지  극정이네..

 고 ㄴ

 

 고 녀석 사진  찍어줬네. 날씨는  이렇게 좋으냐? 한국은 비 오는데.  보다 To-Do-List가 빼곡하네.. 아이고. 다음 출장에  어린 베이비를 데리고 가야 하는데, 미팅준비를 잘하고, 삼촌은 너만 볼게라고 했더니 머리를 쥐 뜯고 있는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보낸다. 가고 싶다고 안달복달하더니  이런 거냐?

 

#해외영업 #출장 #파리 #로드쇼 #천상잡부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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