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로 실물 경제의 혼선이 많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노림수가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 블러핑, 실행이 생긴다. 특히 구체적인 국가 정책이 경기규칙을 바꾸고 있다. 요즘 주식시장에서 TSMC의 반사이익을 삼성전자가 얻을 수 있는가를 관심 갖는 것처럼, 시장 market share를 갖고 있는 핵심 부품들이 변화하는 경기 규칙으로 일희일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는 성능과 가격 변동으로 체감할 것이고, 제품을 만들고 공급하는 기업은 기존에 제공하던 제품과 제품에 탑재된 서비스를 유지하고 혁신하는 문제와 별도로 그 핵심 부품의 변경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B2C는 시대, 시대가 요구하는 것, 이에 부합하는 소비자 행동에 따라 부침이 생긴다. B2B는 그 보다는 덜 하지만 고집불통 기준점이 존재하고, 최대가 아니라 최소를 확실하게 하는 경향이 더 높게 존재한다. 이런 두 가지 환경이 접목되어 B2B는 재미도 있고, 기가 막힌 일도 많이 생긴다.
내가 처음 팀장이 되고 나서 내가 하는 일을 잘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나와 같은 수준에 나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인재, 나보다 어린 인재가 있다면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기준을 갖고 살아왔다. 반대로 그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자신감과 노력이 스스로를 몰입하는 하나의 기준이었던 것 같다. 성품과 실력이 된 사람에겐 따뜻한 마음과 올바른 직무적 접근, 실력만 있고 성품이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에겐 다분히 엄격하게 직무적이다. 성품은 좋고 실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내 나름의 애를 써보기도 한다. 성품과 실력이 너무 거리감이 있으면 사실 그것에 애를 쓰지 않는다. 내 기준을 되돌아보면 우리 어머니가 "똑바로 살아라"라고 하시듯 성품에 대해서 가점을 더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직무에 대해서는 엄격하다고 보기보다 정확하려고 노력한다. 해석은 제각각이다.
스스로 저 사람에게 이걸 배워야겠다는 생각보다 스스로 이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다. 그런 기회가 적은 것은 아쉽기도 하고, 그런 기회가 적어서 뭔가 스스로 많이 해본 이유가 된다. 2012년부터 이런 이유로 책을 천 권정도 읽게 된 이유다. 그리고 300권쯤 읽었을 때 "아 왜 책을 읽으라고 하는가!"에 대해서 조금씩 이해해가는 중이다. 책은 내가 일하는 해외영업과 근접한 경영, 경제 분야, 부족한 인문학(역사 철학, 문학은 재미가 없음으로 그림, 음악, 추가로 영화보기)의 분야를 선택했다. 그리고 더 큰 조직에서 팀장을 하며 생각한 점은 스스로 가르치는 재주가 일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런 일에 대한 선호가 없다. 대신 파트장과 팀원에게 이렇게 하면 된다, 안 된다의 예를 내 행동으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관심, 무관심, 필요할 때 사용하자와 같은 다양한 피드백이 온다. 그런 반응이 당연한 것은 각각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장점과 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과장이 이력서에 취미를 "독서"라고 썼다가 책을 몇 권 줬더니 지금은 "게임"이라고 완강하게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은 자기 수준만큼 볼 수 있다. 내가 아무리 잘 났다고 생각해도 내가 한 경험과 지식이란 작은 테두리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안고 있어야 하고 동시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배려란 어쨌든 나를 마주한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이다. 배려를 요구하거나, 존경을 요구하는 사람에겐 "배려받을 짓을 하던가, 존경받을 짓을 하시면 된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다. 그렇게 쉬운 일을 두고 다들 어거지로 뭘 받으려다 보면 사달이 난다.
이번 주에는 팀장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여서 했다. 내가 해 본 경험에서 40대 초반은 크게 바뀔 수 있는 최후의 기회일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45년 이상 딥러닝 된 기계가 하루아침에 새롭고 올바른 결정을 갑자기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벼락 3단 콤보정도 맞거나 생사경을 넘나들면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익숙해지는 것은 강력한 힘이고, 잘못 익숙해진 것은 삶의 철벽 길막 바리케이드다. 내가 한 질문은 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가요?"
"당신은 그 팀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당신은 팀원과 차별화 포인트와 그 차별점으로 무엇을 공헌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갑자기 던지면 '나 갈구는 게 틀림없다', '아니 뭘 또 부려먹으려고 이런 머리 아픈 이야기를!!'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나 스스로에게 여러 번 해봤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시간을 주고 돌아볼 시간을 줬다. 누군가는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나는 호불호를 떠나 관심을 갖고 본다.
과거에는 내가 갖고 있는 장점을 타인도 갖고 있으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내 대신 이걸 해주면 나는 다른 걸 할 수 있다는 아주 얄팍한 생각이다. 그러나 세상 일이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그 사람들의 장점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 달이 된 시점이 금주다. 해외사업팀장이면 다들 영업의 재능과 역량을 갖고 있다. 자리가 주어지는 것이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무작정 맡기는 조직은 없기 때문이다. 다들 질문의 답이 나름의 기준에서 누군 깊게, 누군 얕게, 또 다른 사람은 넓게, 누군가는 좁게 이야기한다. 말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그들의 행동과 말이 부합하는지를 통해서 방향성과 일관성을 최대한 보려고 노력한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선배로서 익숙한 직문 환경, 시장 환경 중심으로 이야기하며 천천히 시작했다. A는 정확하게 주어진 일을 하는 수비형이지만 영업이란 공격진에서 또 다른 역할을 찾아보자고 했다. B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이런 자산을 하나로 꿰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C는 좋은 partnership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실력을 좀 늘리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각자의 고민들도 있다. 이런 자리를 만든 이유는 내가 보는 관점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본인들 스스로 사고하고 성찰하면 찾아가길 바라는 생각이 많다. 결국 본인이 안 하면 스스로 얻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 팀장들의 나이를 보면 중년이란 시작점에서 생체리듬이 바뀌고, 생활 패턴에도 영향이 오는 시점이다. 묻는 일이 많은 환경에서 답변을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고, 변비와 같은 상황에서 방향을 선택하는 외로운 일도 늘어난다. 무엇을 준비해 왔는가가 할 수 있는 범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중 한 명이 요즘 "내가 재미있게 비슷한 책을 읽고 있는데 책이랑 똑같은 잔소리를 하시네요?" 다행이다. 완전 야매 소리는 면하는 자리가 돼서 다행이다
#잔소리 #걱정 #동기부여 #해외영업 #동료애 #직무조언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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