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1. 해외영업에 대해서.

by Khori(高麗) 2013. 8. 13.
728x90
반응형


대부분 사회의 구성원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그것을 통해서 남에게 공헌함으로 매일매일을 살아간다. 공헌의 가치, 기여수준의 차이에 따라 적절한 평가를 받고 반대급부를 통해서 또 나의 삶을 영위하게 된다. 그런 삶 속에 매일 다가오는 새로운 상황을 살아낸 나를 돌아보며 다양한 생각이 나타나고 사라지곤 한다.

 

가끔 이렇게 스쳐가는 나의 시간, 생각, 일들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는 것처럼 기억되길 바란다. 동시에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꿈과 달리 대부분이 열심히 살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인생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무엇인가, 어디엔가 더욱 열심히 기록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기록의 시작은 독서와 연관이 깊다. 불혹의 고지에 다다르기 직전 마음에서 발생한 이유 없는 허전함 때문이었다. 일부 책을 통해서 위안을 삼고, 또 덮고 나면 언제 읽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불량품에 대한 AS조치로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컴퓨터는 CPU와 메모리, HDD용량을 늘리면 되지만, 사람이란 기계는 머리에 들어온 정보를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오류도 발생시킨다. 그렇다고 부품교체도 할 수가 없다.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 아날로그적이긴 하지만 내 머리 속에 지나가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것 밖에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장점이라면 반복적인 기록과 생각을 통해서 깊이가 생기기도 하고, 부작용이라면 고집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남의 생각을 읽어 나의 생각을 만드는 과정을 하다보니, 조금씩 나의 직업에 대한 생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도 무역학을 공부하고, 다시 이것이 나의 밥벌이가 되었기 때문인듯 하다. 사실 나도 무역학을 하고 싶어 한 것은 아니었다. 하다보니 그나마 내가 잘하는 것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 주위 사람들은 그래도 전공으로 먹고살고 있으니, 행복한 편이라고 하지만 나의 마음속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램도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직업이란 일부 타고난 재능이 좋아하는 분야로 잘 구현되어 살고 있는 일부 특별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하다 보니 잘하게 된 것이 직업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대부분은 나와 같이 평범하게 하루를 매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이란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매일 집을 나서는 이유가 밥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밥을 벌려면 그 선택의 순간 나를 돌아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을 보면, 나도 후자쪽의 직업을 갖게 된 것 같다.

 

90년대 중후반부터는 무역학과보다는 국제통상, 국제물류, 국제경영, 국제경제등 다양하고 고차원적인 분야로 세부화 되면서, 상학(商學)이란 분야는 다분히 축소되는 것 같다. 과거와 같이 수출역군 같은 거창한 말은 기대도 안하지만, 단순하게 돈버는 법, 장사하는 법과 같이 학문으로 간주하기 보단 실무적 기술(art)로 보는 관점이 높아지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제도와 법률, 관습 등으로 규제되기에 한가지 학문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하고, 다른 나라의 제도, 법률, 관습 등도 고려해야 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어째던 나는 해외영업을 종합예술활동이라고 말한다. 한가지는 다양한 학문의 통섭적 사고가 필요하고, 다른 한가지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 업무적인 상황 때문인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활동이 기업존립의 기초활동이 되기에 어느 활동보다 중요하다. 수출기업을 전제로 보면 해외영업의 결과가 SCM, 재무, 회계, R&D, HR등 모든 부서가 지속적으로 일할 근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쉽게 모든 숫자는 영업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회사나 영업 또는 해외영업 조직을 회사의 꽃이라고 말한다. 회사 내에서도 조직의 핵심인력으로 육성하고, 금전적 보상체계도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꽃이란 의미를 중의적으로 해석한다. 꽃은 한눈에 쏙 들어온다. 그만큼 관심을 끌게 되는 부분이다. 고객업무와 관련하여 회사의 창(window)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인지, 풍류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표현인지 참 이쁘게 표현한 것 같다. 나도 10년전만해도 꽃으로써 나의 권리에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업무에 몰입할수록 또 다른 생각을 품게 된다. 꽃은 뿌리와 줄기가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는 당연한 진리다. 내가 제조업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연구개발(R&D)이 기업의 뿌리다. 제조를 위한 구매, 물류, SCM, HR등의 부서는 회사의 줄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영업조직이라는 특수성은 스스로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 해외영업이란 분야는 남의 도움을 바탕으로 그것을 극대화하는 시너지스트(Synergist)와 같은 존재라 생각한다. 혼자하면 특별한게 없지만, 나와 다른 분야들과 협력함으로써 무한한 가능성을 만드는 존재들이기 때문이고, 그 이유가 내가 종합예술인이라고 동업자들을 말하는 이유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해외영업이란 직업에 대한 생각, 해외영업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식, 경험, 그리고 나의 생각을 천천히 기술해 보려고 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