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나의 직업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과 나와 같은 직업을 바라는 사람들이 묻는 질문에서 나는 공통점을 느낀다. 한가지는 직접 해보면 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진실을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거늘, 여행이란 상상과 함께 부러움을 갖는 부류와 해외영업에 대한 동경과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라고 생각한다.
전자의 경우도 여러가지다. ‘우와 여러나라에 가보고 좋겠다’하는 말에는 미소와 공손한 몇 마디로 넘어가면 되는데 문제는 지인과 가족이다. 요즘은 뜸해졌지만 이거 사와라 저거 사와라 같은 해외구매대행 또는 국제택배와 같이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이 그렇다. 처음엔 재미삼아 해보고, 나중엔 내가 수익을 천달러 만들려면 겪어여 하는 노고를 생각하며 절제하게 지내고, 요즘은 필요하면 사고, 필요없는 것은 사지 않는 것으로 귀결된다.
80년대와 같이 수출역군과 같은 의미를 갖는 국가중심적인 사고를 갖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는 나의 활동을 통해서 아주 조금이나마 세상이 돌아가는데 공헌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한때 매년 사업계획을 하고, 년간 실적평가자료를 모아서 내가 몇 년차일때 얼마정도 수출을 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다만 그 목적이 스스로 갖는 자부심이기도하고,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 의미가 개인에게 국한되는 이유는, 내가 만약 조선업체에서 배한척팔면 몇천억도도 될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모든 활동이 회계로 처리됨으로 숫자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계량화하여 숫자로 표현하는 것을 나는 조금 천박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너를 20% 사랑한다는 말이 나는 꼭 나는 너의 얼굴부분만 사랑한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차라리 아직 마음이 설레진 않지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후자의 경우다. 종종 하는 일에 대한 궁금증을 말하는 잠재적 동업자들이 나는 참 재미있고 신기하다. 물론 어학을 전공해서 해외영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전공이 해외영업관련 학문의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기타 전공분야들도 존재하지만 잠재적 지원자는 어학계열과 상경계열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공계는 아주 특이한 경우고, 내가 본 경우는 대부분 직장생활 후 전환하신 분들이 많다.
특히 관련 전공자들이 업무에 갖는 관심을 나의 경우에 비교해보고 싶다. 나는 해외영업을 할 때 내가 배운걸 실무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갖았던 것 같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나의 원래 꿈은 이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나마 잘하는 것을 대우받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직업을 갖기전에 선배가 하는 일 심부름하면서 실무와 학문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볼기회가 있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전공자들이 다시 무엇을 하냐고 물어보는 경우에 ‘여러분이 배운 전공을 써먹는거다’라고 말하면 정답인데 섭섭해 할까봐 선뜻 말하지 못한다.
국제거래는 법률과 제도, 관습을 존중하는 범위내에서 상호자치의 원칙이 지켜진다. 그렇다면 다양한 산업분야에 따라 해외영업의 본질이 다른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제도, 관습, 법률의 범위에서 다양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변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해외영업이 다른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업종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해줄수 있는 말이 다르다는 것이다. 내가 해줄수 있는 말도 내가 경험한 전자업종을 전제로 해야한다. 만약 내가 경험하지 않은 반도체, 조선, 철강에 대해서 어줍잖은 충고를 하는 것을 나는 나쁜 사발신공이라고 생각한다. 전에 이야기한 신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갖고 초래하더라도, 진심어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인생에 결정권도 없는 내가 무책임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걷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한 만큼 알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영업을 하고 싶다면 가장 총명한 방법이 있다. 내 마음속에서 나에게 말하고자 하는 즉 내가 하고 싶은 업를 먼저 선택해야한다. 그리고 두번째가 내가 잘한다고 전제하는 해외영업이라는 직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일치되어야 가장 좋은 효과를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이 전혀 다른 사람들도 존재한다. 업과 직이 전혀 다를 때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고 걸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새로운 것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라고 생각되지만, 결국 일정 기간이 지나서 돌아오기 힘든 상황에서 자각하면 삶이 훨씬 고단하다. 따라서 나는 과감하게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데 모든 법칙에 예외가 있듯 사람들에게 동일한 법칙이 존재하는 듯 하다. 본인도 이것이 익숙지 않고, 아직 부족함을 알고 게다가 더 잘하는 것이 있음에도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열의의 가득찬 어쩌면 아마츄어 같은 프로선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열의가 명확하다면 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이러한 상황이라면, 부족한 것과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을 먼저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그중에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족한 부분을 무리하게 올리기보단 적정하게 평균치정도까지 노력하는 것이 한가지라고 생각한다. 평균보다 좀더 정확하고 구체적이면 좋겠지만, 사람의 행동을 딱 부러지게 표현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경제학에서 쓰는 말로 생각하면 특화를 통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인 비교우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일부는 떠나라고 하지만 이렇게 해보라고도 권유하는 것은 사람은 행복해지고 싶은 끊임없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화를 전가하지 않듯, 남이 행복해지려고 묻는 것을 외면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람은 은근과 끈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반복 활동으로 스스로를 명인으로 만들어갈 가능성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가 업과 직으로 구분해서 보는 것과 같이 열정과 재능을 비교해보면 꼭 피터드러커의 소명의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업에 충실한 사람, 열정에 충실한 사람이 그 분야의 장인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유사한 생각을 한번쯤은 했으리라고 본다. 다만 좀더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사람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아직 이론과 경험의 차이를 명확하게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업과 직의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사회에 진출하고 나서 막상 하고 싶은 해외영업을 시작하고 현실과 이상의 괴리로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업종에 대한 생각이 없이 외국인하고 대화하고 매출을 만들고 하는 긍정적인 기대만하고 진입했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종사하는 업종을 기준으로 볼 때, 전기전자 회로에 관련된 용어, 구조, 다양한 S/W, 네트워크 기술사항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하는 상황은 초보자에겐 큰 압박이 된다. 아마도 새내기들이 그 업종의 특성, 용어, 문화를 이해하는데 엄청난 압박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가야 할 길이라고 굳을 결심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말이다.
대학시절 외국인과 함께 동대문시장에 가방을 사러간 적이 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을 가게주인에게 설명을 하려는데, 웬걸 아저씨가 일반가방, 보스턴식 가방, 바퀴가 달린 가방, 그 가방등의 편의성을을 기가막힌 영어로 설명을 하는 것이다. 그 외국인이 나를 보면서 외친 한마디가 ‘do practice’다. 물론 그 아저씨의 가방설명은 지금 생각해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다른 분야로 이야기한다면 조금 다를 것이다. 아저씨도 먹고살기 위해서 가방에 대한 설명은 정리하고 달달 외웠다고 한다. 이런 것이 전문성이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 하고 해야 하는 일에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실행을 얼마나 꾸준이 했는가 안했는가의 차이다. 전문성이랑 무한한 반복의 결과이고 경험과 노련함이란 남들보다 더 많은 실패 또는 개고생의 결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어학실력만 갖고 해외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충분한 어학실력과 꾸준한 독서를 바탕으로 논리력, 상황판단, 분석력등이 좋다면 큰 장점이 된다. 하지만 해외영업이란 분야가 경영, 경제의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업과 직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나의 장점을 되짚어봤으면 하는 것이다. 외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해외고객을 상대하는 관점에서 매우 기본적이고 중요한 장점이다. 하지만 전문분야라면 그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할 때가 존재하고, 이에 대한 나의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해외영업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것 같지만 모든 것이 계약이라는 약속, 그 약속의 틀을 제공해주는 법과 제도의 딱딱한 의미들이 내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이 분야의 사람들에겐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의 기초서적, 지인들의 조언등을 구해보라고 하고 싶다. 그 세계에서 사용하는 관습어를 익히지 못하면 이방인이 되기 때문이며, 이런 언어들은 그 분야의 지식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법원의 전문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이나 직은 어느 누구에게나 중요한 의사결정 핵심도구다. 다른 분야라고 해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공자에겐 해외영업이란 전제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본다면 외국어는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기초가 될 것이고, 어학분야의 인재들에게는 해당 직의 전문지식에 대한 준비를 좀더 해야한 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EBS최진석 교수의 인문학 특강중 ‘보여지는데로 보는 것’과 ‘보고 싶은 데로 보는 것’에 대한 차이를 듣게됬다. 그 것을 보면서부터 이 말을 여러 분야에 적용해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말이 상당히 매력적이고 여러 분야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아마도 해외영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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