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고객과 회의를 잘 마치고, 회의록을 정리하여 유관부서에 잘 전달이되었다. 그리고 금주가 되어서 개발계획서를 갖다달라고 하니 우왕좌왕이다. 회의를 소집하고 불러서, 회의 이전에 직급의 권한을 조금 써보기로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왜 우왕좌왕하는지에 대한 호기심때문이기도 하다.
회의할때는 막둥이들처럼 "네", "알겠습니다"와 고개를 끄덕이는 추임새까지 보이더니 막상 이야기를 해보니 참으로 재미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회의를 통해서 확인했고, 합의란 과정도 지났는데, 왜 이러한 사항이 발생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예상되는 바고 있다. 아마도 아래 두가지가 기초적인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1. 자의적 해석 vs 사용된 언어의 공통된 이해
2. 내일 중심의 좁은 시야 vs 전체 프로세스의 이해와 자신의 역할
이 두가지 차이가 결과적으로 다른 해석과 진행과정을 유도하고, 결국에 요청한 사람은 "이건 내가 말하던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되뇌이고, 실행한 사람은 "말을 자꾸 바꾼다"라고 항변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기업의 시스템이라는 것과 결재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존재하지만 효과적이지 못할 때가 존재하는 이유는, 팀원이 결제를 올리면 꼼꼼하게 보지 않고 싸인하는 파트장, 팀장의 문제가 나는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팀원이 잘하면 파트장, 팀장을 해야하는게 맞지 않나? 그때까지 그들에게는 실패의 기회를 인정해주고, 그 실패가 교육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은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쉽게 많은 사람들이 실패나 오류가 발생하면 서툴지만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팀원을 질책하여 회피하기도 하는 것은 잘해도 자신이 무엇을 안했는지는 확인하는 것에는 더럽게 게으르다.
자의적 해석을 보면서 우리가 의사소통을 위해서 좀더 정확한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도 보니 12월중에 한다는 말이 일상생활에서는 12월1~30일까지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초/중/말은 한달을 10일단위로 끊어쓰는 것이 상례다. 그리고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크리스마스 이후의 자신의 업무상태를 돌아봐도 명절날 일거리를 보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것이다. 특별한 요청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본적인 배려의 자세가 부족한 것이라고도 생각하게된다. 내가 조금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물어보지 않고, 확인하지 않는 자세인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계량화될 수 있는 것으로 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가 숫자로 대답하라, 숫자로 경영하라는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동시에 나는 사람들의 태도와도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은 필요한 답을 가장 잘 얻을 수 있는 기회이고, 질문을 받은 사람도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묻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종 드물게 보이고, 답변을 즐기는 사람은 더 드물게 보인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귀차니즘의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들 척하게된다. 써보라면 버벅대는 사람이 지천이다 척하면 모르는 것이고, 아는 것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별하는 것이며, 제대로 알면 쉬운 일상용어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질문하는 사람에게 면박을 주는 사람, 자신이 생각하고 아는 것만 갖고 A~Z까지 다양한 질문에 상관없이 무조건 1만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 그리고 최악인 듣지도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만 우기는 사람들이 지위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특히 심각하다. 그 결과는 그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리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높은 잠재력을 말살하는 악수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희망이 없으면 시들게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또 꽃이 시들면 그것만 탓하는 타령을 하기도 한다.
시야와 관련하여 이야기하다보니 개발조직이 조금은 보수적이고, 꼼꼼하기도 하지만 영업조직에서 보면 참 융통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개발조직은 영업조직의 융통성을 변죽이 죽 끓듯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것은 서로의 공감대가 없을때 쉽게 발생하는 상황이다.
서로 조금만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언어를 선택하고 들어주고 이해시키고, 이해하여 공통의 이해를 갖는 말을 쓰면 쉬운데 마음 한켠에 배타적인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처로 더 배타적인 마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지속적인 일관성에는 감복할 따름이다. 다만 지쳐서 쉽게 포기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필요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일이 그 결과를 늦게 보게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이야기를 하다보니, 1단계와 2단계로 나눠서 진행하는 일의 구분이 없다. 개발자는 자신이 해야할 업무부담으로 미리 2단계를 준비하려는 복잡한 심경에 휩싸여 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해야할 일보다는 남이 나를 지원해야하는 사항에 더 집중을 하고 있다. 영업조직에서 보면 고객하고 약속한 것은 안하고 자기할 것만 고민하니 답답하다. 이렇게 써 놓고 보면 한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적던 크던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정리를 하면서 말을 통일하고, 기준을 다시 서로 확인하여 공유하는 과정이 30분정도되고, 자신이 해야할 일을 다들 정확하게 이해는 했는데 업무량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만이 얼굴에 비친다. 하지만 이렇게 정리를 하면 억울하거나 불만스러운 감정이 생기지만 여러사람의 합의와 확인을 거치기 때문에 반박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의사소통이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회의를 마치고 불만에 가득찬 소크라테스 2명을 불렀다. 그리고 손수 믹스커피지만 2잔을 열심히 탔다. 맑은 하늘보며 누군가 자연보호를 외치던 말던 담배나 한대 피자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내가 경험하고 이해한 바로. 개발자들의 프로그램, 설계도는 모두가 수리적인 논리구조로 되어 있다. 자기일들은 항상 그 구조에서 있다. 그런데 타부서와의 협력에서는 인간적인 것에 큰 감동을 받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도 그들의 결핍일지 모르겠다.
반면 영업조직은 다양한 탄력성을 갖고 고객들과 협상을 한다. 그리고 좁게(집중하여) 또한 논리적으로 개발을 일명 갈구거나 쪼게된다. 개발자입장에서는 뺨맞은 시누이가 눈알을 부라리며 더 표독스럽게 달려드는 것 같기도 하다는 표현이 제격일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면 만들어준거 잘 팔지도 않는 녀석들이 엄한 일것리를 막던져놓고(또는 저지르고) 달려든다고 불평불만이 나온다. 이에 질세라 반대편에서는 시키는 것도 안하고, 해달라는 것도 안한다는 불만을 넘어서 남의 회사것은 이게 좋더라, 저게 좋더라라는 염장만 지르기 쉽상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일은 개인과 조직, 회사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고, 본인 스스로도 치솟은 화를 삭이느라 시간만 소비하게된다. 뭐..쌈박질이 있기도하고..
내가 한 것이라고는 그들의 고단함을 들어주고, 전체의 그림에서 그들에게 요구하는 바를 일상용어로 설명하고, 궁금한걸 대답해주면서 공감대를 넓히는 것이다. 대략 10분정도의 담소만으로도 서로 약간의 활력을 회복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데 사람사는데는 이런 작은 노력이 내가 주어진 목표를 향해 갈때 참 도와주는 따뜻한 손길을 체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게된다.
결국 의사소통이란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먼저 남의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섞어서 합의된 교집합을 만드는 것이다. 회사의 딱딱하고 계량적인 합의와 인간적인 합의가 뭉쳐진 것이 진정한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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