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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행운과 불행이 끄는 욕망이란 마차 - 안나 카레니나 (2012 ★★★★★)

by Khori(高麗)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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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에 동료들이 로또를 사자고 했다. 어차피  봐야 번호    맞는 마이너스의 손인데. 그래도 오늘은 번호 한 개씩이나 맞았다.    맞았으면 거만해질  있었는데. 이처럼 사람의 마음속 욕망은 멈추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계속되는 달리는 기차 바퀴는 그렇게 멈추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  같다.

 

 멋진 초원 속 안나 카레니나가 아름다워 보이는가? 멀리 있어서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 그녀는 지금 행복할까? 이런 상상은 그녀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마음이  다가가서 듣고 싶은 호기심을 재촉한다. 그것을 행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장면에서 그녀는 고뇌 속에 있다. 자신이 선택하고 들어선 일과 자신이 선택해서 지켜왔던 것들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갈등을 행운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가족들과 외식을 하며 사람은 이성과 감성의 경계 속에 있다는 말을 했다. 아이에게 "하는 일에 옳은가? 가 중요할 때에는 이성의 비중이 높아야 하고, 기분이 좋은가? 나쁜가? 의 문제는 감성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그러나 이성과 감성은 균형이 맞아야 좋다"라고 말했다. 주변인은 며칠 전 나에게 "집에서는 감성적으로, 세상에 나와서는 이성적으로"라는 말을 해줬다. 일리가 있다. 이성과 감성은 목표와 욕망이란 말로 표현할  있다.  하고자 하는 바람이 사람에게 행운과 불행을 갖다 준다. 

 세상을 살아가며 한 번쯤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진다!"는 고함을 들을 때가 있다. 물론 내가  수도 있다. 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웃음이 난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라고 흥얼거리는 노래를 유치원 아이들이 한다. 본인이 저지른 일은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런 당연한 일을 하면서  소리로 무슨  일을 해내는 것처럼 하는 것이 한심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지 않는다.  해결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아니 자신의 실수를 가리기 위해서, 어차피 들어선 길에 퇴로가 없어  나아가는 경우가 많다. 안나가 술과 모르핀을 마시는 것이 그렇다. 시간이 흐르듯 조명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며 어두운 모습의 안나가 안쓰럽다. 조명이 암전 되며 마치 상복을 입은 듯한 모습이 운명의 그림자가 던져주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소설의  대사가 유명하다. 쉽게 해석하면 어디나 세상 일이란게  거기서 거기다라고도   있다. 다양한 주인공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상당히 자주 리바이벌된다. 남녀가 만들어가는 문제, 사회제도 속에서 규정된 남녀, 남과 여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 약속, 행복. 가족 등 다양한 관계 속의 관점이 있다.  그런 남녀가 서로의 기대를 벗어나고 일종의 배신과 파멸을 부를 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런 결정이 사회제도에서 갖고 오는 엄청난 비난과 고립도 있다. 어떤 면에서 이런 현상도 적절한 단어는 아니지만 집단 따돌림과 같다. 인간에겐 인간이 만든 문명사회에게 요구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들 세로쟈의 생일에 침대에서 안은 안나의 모습은 마치 피에타의 성모 마리아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세상을 구하다 쓰러진 아들의 모습은 아니다. 사랑과 욕망을 위해 가족을 버린 여인과 사랑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다르다. 성직자와 같은 카레닌이 보여주는 인내, 절개, 명예, 체면이 대단해 보이지만 그녀가 바라던 감성적인 부분이 불만족이 된 것은 아닐까?

 세로샤, 카레닌 그리고 안나가 남긴 어린  안냐의 모습 속에서 카레닌의 대단함   속에 안나의 그림자만큼 부족함이 보인다.

 

 영화가 연극 무대에서 함께  내막을 훔쳐보듯 구성되어 있다. 욕망이란 마음속에 있어  수도 없고, 보여줄 수도 없다. 장면의 전환이 영화와 연극을 오가는 모습을 실험적이고 센스 있게 만들었다. 사람들의 정지된 모습과 연결 동작이 주인공의 심리, 타인의 시선을   느끼게 한다. 극장의 안경을 통한 시선과 심리도 괜찮다. 고전들의 지루함을 줄여줘서 고맙다. 러시아 배경과 색채 속에 쏟아지는 영국식 발음이 영어도 신선하다. 그런데 고전처럼 클래식 한 음악이 영화 내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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