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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天上雜夫] 이젠 조선 제일검에서 몽둥이라고 합디다

by Khori(高麗) 2020.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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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 전체를 맡는 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변화를 위한 조직 변경이 창조경제나 4대강처럼 일을 벌이는 것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게으르고 변화를 싫어한다. 익숙해지면 안주하고 싶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의 글은 완벽하게 옳다. 문제는 사람이 항상 그렇게 다 지키고 살 수 없다는 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조직 개편과정에 조직의 이름을 직무와 연결한 부분이 있다. 누가봐도 뭐 하는 부서인지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의사소통과 직무가 더 명확해 진다. 조직 문화와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기업내에 존재하는 언어들도 있지만 특정한 말을 모두가 알아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우리가 삼성이나 LG 텔레비전을 크리고 부르는 경향이 많다. 뒷면의 모델명은 고장나서 수리기사를 부를 때나 한 번 볼 일이다. 모델명으로 부르면 정확하지만 외우기 어렵고, 소통이 어렵다. 이런 두 가지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 방법은 어느 조직이나 필요하다. 

 

 두 번째로 신경을 쓰고 있는 일은 사업본부는 사업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야하고, 연구소는 개발에 집중해서 성과를 내야 한다. 품질관리는 품질관리 부서에서 해야하고, 생산은 제조본부에서 해야한다. 당연한 말이다. 당연한 말이 당연하게 돌아가야 정상적인 기업이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 당연하게 돌아가면 대단히 뛰어난 기업이 된다. 이게 참 웃기는 짬뽕이다.

 

 일이 끊임없이 생기는 이유는 당연이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안 하거나, 묻어버려서 생긴다. 경천동지할 일은 하지 말라는 일을 아주 부지런히 하거나, 열심히 하거나, 몰래해서 생긴다. 당연하게 해야할 일이 정확한 시간에 똑바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새롭게 뭘 만들기보단 정리정돈이 먼저다. 

 

 최근 각 부문의 사람들은 칼을 잡았으면 휘둘러야지 조선 제일검을 줬더니 몽둥이 아니냐? 칼은 있냐?라고 놀린다. 무슨 말인 줄 잘 이해한다. 그 때마다 공터에 주리를 만들어 두라고 농담을 던지고 있다. 다들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얻고 싶은 것이다. 나는 그것이 전체가 좋아지는 방향인지, 현재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할 일인지에 대해서 검토하고 판단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칼을 빼면 어떤 일이든 반드시 결단을 내려야한다. 어떤 결단을 내릴지 결정하지 않고 칼을 뽑으면 칼춤을 추게 된다. 삭신도 아픈데 자꾸 댄스타임을 갖으면 웃음거리와 조롱거리의 대상이 광대가 된다. 이건 적성에 잘 안 맞는다. 매일 뽑아서 휘두르며 버린 것을 정리하는 백정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 가치있는 일을 해야지. 나도 다 생각이 있다.

 

 그 다음으로 신경쓰는 일은 여러가지 이유로 만나게 되는 외부 인사들이다. 이 분들은 보면 호기심 천국 촬영을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은 일이 완료되고 잘 정리해 볼 생각이다.

 

 그 다음으로 조직 변경 후 조직 변경으로 뒤로 물러선 사람들이다. 일부는 자신들의 과오를 돌아보고 어떻게 더 좋은 방향을 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시에 자신이 저지는 일은 다 남들 탓이라고 떠들며 자기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지 않는 부류도 있다. 세상 또라이가 끊어질 날이 없지만 점입가경으로 또라이로 변하가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나도 자식이 있고, 집에 와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기반을 위해서 노력한다. 가끔 '저 사람 집에 가서도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가족들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새롭게 R&R이 설정되고 일의 범위가 늘어나다보면 더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일이 많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조직이 변경되고 일의 범위가 늘어나며 자신의 현재 역량이 측정되는 사람들도 있다. 새로운 여건에 대한 자신의 역량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실전이 다른 이유다. 여유가 없으니 숨이 차고 뭘 하다가 영화 대사처럼 "잠깐 잠깐 잠깐!!!"을 외치기 일수다. 그런가 하면 직무 우선순위, 의사결정 우선순위, 의사결정이 갖고 오는 결과 예측, 기대 효과, 잠재적 부작용등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산만한 사람들이 있다. 아직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일명 '삽 만한 숟가락 들고 다니며 주둥이로만 일 하는 부류'도 보인다. 일은 실행과 결과로 측정할 수 밖에 없다. 그보다 손 많이 가는 사람은 여전이 손이 많이 간다. 조직이 바뀌어도 노는 사람들은 여전히 눈치보면 논다. 그 나마 변화를 스스로 하려는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기존의 해외사업부도 지원해야 할 일이 있다. 협력개발건으로 미팅도 해야하고, 타 기업들과 벌려 놓은 일을 정리해야하는 것도 있다. 사업만 있는 것도 아니다. 어제도 늦게 까지 업체를 만나고 왔다. 새롭게 사업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잘 하겠지만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연락이 도통 없어야 별일 없이 잘 돌아가는 것인데..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조직 관리를 하면서 내가 없어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게 만든 부분인가 많이 돌아보고 있다. 

 

 그 와중에 손 많이 가는 형님은 연락와서 '어디서 좋은 원두 좀 사다줘라'라는 시절 좋은 멘트 나오신다. 그런가 하면 친한 형님이 거래처로 있는데 어제 회사에 놀러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구박을 하는데 해외사업부 막둥이가 지나가서 인사를 시켰다. "이 분이 000 대표이사님인데 나한테 막 욕을 하신다~"그랬더니 막둥이가 "대표님, 저희 실장님한테 욕을 하시면 안돼요~ 혼내는 것도 안됩니다~"하면서 인사하고 악수를 청한다. 회사 카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다들 자지러졌다. 대표님이 뭐라고 곤란한 걸 물을 때마다 "막둥이 다시 부를까요?"라며 형님 놀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옆 자리에 있던 팀장은 더 신이 났다. 다음주에 사무실가서 뵙기로 했느데...흠..미룰까?? 그보다 막둥이 한테 커피 쿠폰이라도 쏴줘야 겠다. 아우 신난다~ 속이 후련하다~~ ㅋㅋㅋㅋ

 

 어제 경기도 업체에 미팅을 가다 시간이 나서 중고서점에 들렀다. 기획조정실 사고력 증진을 위해서 찾아보니 절판된 책이 2권이나 있다. 두 권을 사서 기조실 막내들에게 줄 계획이다. 카톡으로 월요일날 선물을 준다니 여기도 신이 났다. 월요일은 잘 모르겠다. 주말에 선물 받을 생각으로 즐겁게 놀았으면 되겠지 뭐. 요약은 글자크기 12, 한 줄 쓰고, 한 줄 띄고 A4 한 장에 요약하기나 시켜봐야겠다. 같이 가던 팀장이 '못됐다, 못됐어!'를 계속 외쳐서 시끄러웠다. '그럼 두 장으로 하란 소리냐 A4반으로 하란 소리야? 너부터 해볼래?'라고 물어봐줬다. 순간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하는 법이지 뭐..

 

 요즘은 머리속을 정리하고 나를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리고 뭘 쓰거나 떠들거나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진다. 이런 일이 나는 좋은 일이라고 1도 생각하지 않는다. 잡부는 입닥치고 일만 해야하느느 것같아 적성이 잘 안맞나 걱정이네. ㅎㅎ

 

#天上雜夫 #나도계획이있다 #기획조정실 #재미없음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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