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이 상담연구소장인데 대학때부터 나를 마루타처럼 실험하고 결과는 안가르쳐준다. MBTI결과만 알려준게 유일무이한 결과일꺼다. 똑같이 나왔네하면 깔깔웃기나 하지..영양가있는 결과가 없다. 그 뒤로 심리학관련부분은 별관심도 없고, 어쩌다 주어지는 설문지에 열심히 표시하는 숙제에 불과한 것으로 한참살다가, 인문, 철학, 심리학이란것이 재미있어지는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가는것이기도 하고, 나름 마음고생을 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책제목을 보면서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긴했다. 관심이 가고, 읽어볼 동기가 생기면 일단 목록만 가볍게보고 리뷰들은 덜 보게된다. 이책은 관심을 끌만한 재미있는 제목이다. 가끔은 제정신이면 대부분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기도 하고, 가끔은 제정신이 필요가 있다는 말을 중의적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 마이클샌들의 강의처럼 주의를 준다. 이성적인 사고를 시작한다는 것은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시작하고 착각을 깨는 것이 나를 새롭게 느끼기도 또 부자연스럽게도 만들수 있다는 말..아마 진실을 안다는 것이 꼭 행복한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이고, 어제 친구의 말처럼 무엇이 진실인가란 문제도 갖고 있을수 있는것처럼. 그래도 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책을 읽어가면 만화책보다 더 미소와 웃음을 띄고, 빠른 속도로 읽을만 했던것 같다. 일부 저자의 솔직한 일상생활의 에피소드에서 매우 공감하기도 하고, 다양한 심리학적 이론들을 자신의 삶과 더불어 이야기하는 진솔함이 매력적인 책인것 같다. 철학이니 특정한 지식처럼 갑자기 큰 깨달음이라기보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낙수와 같이 솔직한 에피소드를 통한 깨우침이 책의 끝까지 지속된다.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그렇다. 역시 공감은 진정한 것에 있고, 여기에 감동이 버무려지면 최곤데 책의 특성상 감동보단 이성적 깨우침이 많은것 같다.
이런 에피소드를 써가면 저자의 인간적인 모습과 우리도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것이 아닐까한다. 에필로그처럼 심리학에 진리와 같은 정답보다 인간의 특징을 말하고, 가끔씩 제정신이 되어 돌아보는 것이 조금더 인간다움 삶으로 가는 길이 아니겟는가? 이런 다양한 자연체들이 많으니 얼마나 다양한 사고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가득찬 오만함을 보이기도 하고..그게 나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들처럼 일일삼성은 불가능하더라도, 가끔 이성적으로 돌아보고,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슬픔과 기쁨을 같이 해주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보면서 나도 몇가지 경험이 생각난다. 사람이 착각과 망각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는가. 마누라가 애를 낳을때의 고통을 생각하면 진저리를 치다가 망각의 샘이 다시 흐르면 애가 이뻐진다는 이야기가 다가오고, 또 슬픔의 가장 큰 약이 시간인것처럼 인간의 그렇게 생겨먹은것일꺼다. 또 우리 아이에게 해준, 개미걸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천둥보다 큰 소리가 들리면 사람이 제정신으로 살수 없는것처럼 말이다. 하긴 심리학자들이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70%가 정신질환이 증세가 있다고도 하나, 제정신이 괴로울수도 있겠다.
나도 개인적으로 진리보다 진실, 그리고 보다 이성적이려고도 노력해보고, 가슴이 차갑지않으려고도 발버둥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뒤편에 무의식에 대한 실험에 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본적이 있음에도, 실제로 경험해보니 인간이 얼마나 못믿을 존재인지 한참 후회한적이 있다.
스페인 가족성당근처에서 소매치기를 당한적이 있다. 같이갔던 동료는 예전에 가방여권을 다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데, 데리러 오라고 하면 분명 바보멍청이라고 놀릴께 뻔해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호텔까지 태워다달라고 할 생각도 있었다. 경찰이 협조요청을 해서 suspects의 사진을 보면서 소매치기를 확인해달라고 한다. 오만한 나의 자랑스런 관찰력을 생각하며 시작했다. 10분쯤 반복작업을 하면할 수록, 머리가 혼란해지고, 처음 그놈이 아까 그놈인지 여기서 보여준 사진의 그놈인지 정말봤는지 그냥 이놈이라고 생각하는것인지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헷갈린다. 사람의 기억력이 그렇게 허무맹랑한것인지 처음 알았다.(지금 생각해도 직관적으로 처음에 찍은 사진이 가장 비슷하긴하다) 무심코 지나가다 인상적으로 스쳐간걸 잘 기억하는 편인데도. 경찰이 더 하자고 하는데 내가 싫다고 했다. 자기들끼리 이놈일꺼라고 수근덕 거리는데 내 스스로 엉뚱한 피해자를 만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처음의 확신에서 크게 뒤로 물러서, 처음에 고른 사진이 가장 비슷하고, 유사한 사진 두개를 짚으면서, 확실하다고 말하기엔 불명확하고 완곡하게 유사하다고 말했다. 경찰이 데려다 준다는 호의를 뒤로하고, 동료에게 전화해서 바보멍청이란 놀림을 받으며 호텔에 왔다. 지금도 이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바보멍청이라고 놀리며 살고 있다.
'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로운 삶의 주인 (2) | 2012.04.16 |
---|---|
조드 김형수 작가를 보다 (0) | 2012.04.12 |
1,100만 명을 어떻게 죽일까? (0) | 2012.03.30 |
3월 책읽기의 기록 (0) | 2012.03.26 |
성품따라 읽는 것인지, 읽다보니 성품이 되는건지.. (0) | 2012.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