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지난번에도 사진책을 같이 보면서 재미있어하고, 나도 옛날 기억나는 이야기와 아이가 보는 신기함과 요즘과의 차이를 같이 이야기해서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몇권 더 아이랑 보기위해서 마음먹고 보다보니 사진이란것이 현실을 작가의 의도와 시선에 따라 담아오는 그릇이기도 하지만, 어떤 영감을 주기도 하고, 노출등을 이용해서 눈으로 볼 수 없던 모습을 담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런데 잘 모르는 김기찬이란 사진작가를 통해서는 그는 골목안의 애환을 담는다고 하지만 나에겐 잊고 있던 이야기를 보게된다.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고, 현실속에서 많이 잊고 있던 내 삶의 기억의 단면을 더듬어 볼 수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상처가 된 기억은 잘 잊지 못한다. 물론 잊기 위해서 유사한 것을 완전히 기피하기도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밖으로 표출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억은 좋았던 시절, 성공과 성취가 있던 노력, 고생의 시절등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돌아보면 일상속에서 살아가는 웃음, 행복은 별것 아니기도 한데, 그것이 삶을 유지하는 작은 힘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잊었던 시대의 추억을 되짚어 보고 아쉬움도 즐거움도 함께 한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일이다. 세월을 넘어 작가로써 그들을 기억하는 존재로써 또 다시 그들을 찾아 사진을 통해서 이야기를 담아주는 그는 아마도 작은 행복을 심어주고, 기억하게 해주는 하나의 전령이 아니었을까한다.
솥이 걸린 번데기 장사..다정한 할머니의 모습과 창호지 바른 문..어려서 전통가옥살땐 겨울에 정말 밀착해서 살았다. 이불밖에 발이 나오면 어찌나 추운지..부뚜막쪽은 장판이 녹을 정도로 뜨겁고, 윗목은 냉골이고, 문앞은 엄동설한이고...늦은 저녁 아랫목이 요즘 전기밥솥 역할도 하고..
이 사진들을 보면서 쓰리랑부부, 행국이의 추억이 생긴다. 많이 본 사진이 김기찬이란 작가의 모습이었다니 우리가 잊고 있었지만 작가는 우리의 삶에 더 가까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특히 마지막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습속에서 그는 참 행복하지 않았을까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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