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이라는 븐야가 쉽게 읽히지 않는 사람들에겐 시대배열로 발생한 주요사건의 흐름을 맥락없이 따라가는데 있는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때 할머니가 이야기해주시던 일제시대의 이야기를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처럼 듣고나서 책을 보면 그 시대의 흐름이 훨씬 가깝게 다가오는 경험이 있는 저로써는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투쟁이라는 부분이 어렴풋하게나마 더 가깝게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또 아직도 역사책을 사실 이전에 이야기처럼 읽는 저의 부족한 가벼운 습관일지도 모르겟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것은 이 책이 조선후기부터 근현대사까지를 내달리며 역사적 사실의 중요성 이면에 흐르로 있는 조류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각 시대를 장악한 권력, 사상, 생활, 경제등을 아우르는 문화와 이 반대편에 서 있는 문화의 상징으로 금서를 선택한 점은 한편의 변증법적인 접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책의 흐름도 각 금서의 시대배경과 작가의 배경, 책의 의도를 설명하며 마지막 정리 부분은 현재로 이어지는 서사성을 추구하는 것은 책의 의도와도 매우 충실한 접근법인것 같습니다.
역사란 인류 보편의 모든 것들이 변해가는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인류보편의 모든 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면 저자의 생각에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일년사이 제 짧은 소견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서 narrative(또는 서사)라고 생각해오는 중에, 금서에서 이루어지는 서사적인 접근법을 고찰하는 것에도 동질감을 많이 느끼게됩니다. 최근의 smart device를 통한 소통, connection등도 개인간의 서사적인 흐름의 공유, 공감대, 진실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개인들의 삶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이 시대에 따라 최근의 발달된 기기문명이 아닌 금서에 반영되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금서에 무엇인, 어떻게 반영되었는가를 보는 것은 그 시대에 무엇이 부족하였는지를 볼 수 있고, 다음에 온 시대가 추구한 가치의 개연성을 좀더 쉽게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이 듭니다.
8개의 장중에 읽어본 것이라고는 태백산맥밖에 없는 듯 합니다. 7장은 대화란 책을 통해서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을것 같고, 오적은 다 읽어보지는 않았으나 귀동냥으로 지나치게 됩니다. 다른 책들은 사실 역사책에서 잠깐잠깐 스쳐가는 정도가 아닐까한데 이번기회에 저자들이 갖았던 생각을 좀더 사세하게 볼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습니다.
특히 저자가 말하는 문화헤게모니를 기반으로 처장에 배치한 정감록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의미부여는 아주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황당한 예언서가 아니라 그 속에 민중들의 희망과 현실의 결핍을 대체하고자 하는 욕망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문자가 만들어진 이래 인간의 역사와 참 오래동안 같이 온것 같습니다.
금수회의록편에서는 시대의 지식이 풍족하더라도 현실과 이상이 괴리된 지식인의 한계를 안국선을 통해서 보게됩니다. 천종친일이란 망언으로 책임회피와 과거 행위의 정당화를 시도한 미당과 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엄격함이 필요하지만, 해방후 여운형이 친일의 구분을 유연하게 한 배경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가 증진된것 도 같습니다. 을지문덕편의 단재 신채호선생의 이야기도 저에겐 많은 즐거움을 준 편인것 같습니다. 사실 민족주의 역사학자라고 평가되지만 조선상고사만하더라도 전자책으로 받아는 두엇는데 읽기가 쉽지 않고 겉만 보게되는데 사학자를 통해서 조금이나 더 알게된 점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누차 지적하는 민족주의의 한계와 민족주의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보다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리영희선생의 8억인의 대화나 김지한 시인의 오적등은 지금도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 그 시대를 지배하던 사람들과 그들의 부당성을 논하는 사람들, 그리고 현재에 바라본 시각등 다양한 논점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왜 이런한 책들이 출현되고, 인구에 회자되고 금서의 위치를 한자리 차지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분명이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대화란 책을 통해 저자의 생각 한자리를 보게되었다면, 작은 한편에서는 타인이 본 리영희 선생을 한번 다시 보게 된것 같습니다. 마지막 태백산맥은 특별히 논하는 것보단 일독이 훨씬 좋다고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의 마지막 단락에 전개된 금서지정의 논리와 동기는 시대를 넘어서라도 꼭 기억해야하지 않을까합니다. 저자는 함부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저는 사기에 나오는 백성의 입을 막는자에게 하늘의 재앙이 닥친다는 말을 더 믿고 싶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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