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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대체 나는 얼마나 볼수 있지, 보이긴하냐?

by Khori(高麗) 201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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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보면 어떤 팀원은 칭찬을 받고, 어떤 팀원은 업무 독려를 받고, 어떤 임원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어떤 임원은 기피하고 한다. 사람의 감정과 관계는 친밀도와 상호이해, 공동의 관심사등 다양한 면이 이에 상승작용을 하지만, 회사에서 업무만 갖고 생각해 보면 업적에 따른 냉혹한 평가로 사람을 판단하니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많이 생긴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인정이 많은 편이라 사람 평가에 업무외적인 장점들을 또 후하게 쳐주고, 팀웍을 유지하기 위한 양보도 한다. 사실 참 비자본주의적인 프로세스가 자본주의 꽃속에 많이 있는데 이게 또 없으면 인간미가 없다고 하니 뭘해도 어렵다. 


대기업이 말하는 숫자가 인격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으면서도 조심스러운 이유는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나의 업무에 대한 목표의식과 스트레스가 몰려오기도 하지만 마음한켠에 나는 사람인가 기계인가라는 갈등이 존재한다. 고도화된 분업화의 부작용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고 어쩌면 계량화되지 않는 장인정신의 가치가 또 상실되기 때문이다. 현대조직사회에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회사의 조직 하이라키는 피라미드구조다. 우리나라 팀제가 사실 많이 개선됬다곤 해도 부서제의 틀에 이름만 바꾼 수준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대기업이 project별로 시도를 하는데, 잘하는 사람이 leader가 아니라 여전히 직급이 leader를 결정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project의 중요성에 따라서 더 그렇다. 여기선 경험과 안정을 중심하는 걸 느낄수있다. 아직 필요에 따른 이합집산형태의 팀제는 아직도 시기상조다, 예전 경영학책에서는 심지어 아메바형의 무조직의 조직가능성까지 말한개 90년대 중반인데 조금씩 나타나지 않을까한다. 역시 학문이 현실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한세대는 걸리는것 같다. 또 뿌지뽑지 못하는 완장문화의 병폐를 보면, 하루이틀이야 그 사람의 즐거움으로 이해하겠지만, 도통 없어지질 않는다. 아직 조직의 시스템기법보단 시스템속의 사람들의 인식과 수준이 더 높아져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건 나부터 해야한다.


몇년전 claim건으로 고객미팅을 하는데, 우리도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고객은 상황변화에 따른 변경을 요청하고, 끝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걸 적용하느라 난리법석일 때가 있었다. 개발일정이란게 길거리 붕어빵처럼 틀에 넣고 콕 찍어서 나오면 좋은데 그런게 어디있나. 다 노력과 열정을 심어서 해야지. 민망한 상황을 어찌좀 개선해보고자 "tomorrow is another day"가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I think you have enjoyed monthly business but I do daily business"라고 하는게 아닌가. 더 민망해져버렸다. 조금지나고 나니 이 말에 더 많이 생각이 더해진다.


보통 나같은 제조업체 해외영업은 production lead time이 있기 때문에 monthly business를 한다. 보통 한달을 앞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고보니 유통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고객은 daily business를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의사결정권이 고객보단 업체쪽에 더 많은것 같다. 반대로 6개월확정발주하고 6개월 forecasting을 하는 고객이 있는 경우에는 반대로 되는것 같다.


회사에서 말단은 매일매일의 업무에 시달려산다. 뒷자리에 과장, 파트장 나부랭이등은 과로직전이다. 말단의 일을 챙겨주긴커녕 보고서만 닥달한다. 어차피 받아야 draft고 자신이 수정하던가, 다시하라고 갈굴꺼면서. 이런 과로하는 과장이라는 중간관리자는 group長, 팀장, 부서장이 좀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면 닥달한다.(사실 그룹장이라고 쓰면 괜찮은데, group長 이라고 쓰면 굉장히 웃기다. 이게 어느나라 말이여ㅎㅎ) 닥달이 못살게 군다기 보다는 회사일이 그렇잖은가. 매일 하는 말이지만 재미있으면 돈주고 시키겠나. 내가하지. 회사일이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이겠어. 이거면 자기가 얼른 먹지 왜 돈주고 남보고..ㅎㅎ 


그런데 유심히 업무를 대하는 각가의 사람들을 보면 view angle과 scope가 담당자는 daily에, 중간관리자는 weekly에 부서장급들은 monthly에 더 촛점이 맞춰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기서 왔다갔다 +/-오차는 있다. 그럼 임원자리를 차지할려면 6개월이상 1년, 뛰어난 임원들은 앞으로 5년이란 중기전략을 관리한다는 말이 그리 멀게 늦겨지지 않는다. 예전엔 우스개소리로 점쟁이도 아니도 몇달뒤를 어떻게 아냐고 지나쳤는데, 어쩌면 앞으로 올 시간을 관리한다기 보단 준비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준비하는 자세가 시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점심때 아이스크림 먹으며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정말 늦게 철드나보다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그리고 자기 위치에서 칭찬받거나 독려를 받는 이유가 위에서 생각한 시간의 지배와도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담당이 daily를 넘어서 weekly를 볼줄 알면 칭찬받는 것은 아닐까? 문제는 소년등고라고 너무 재주믿고 날뛰다가 꼭 밟힌다는 것이다. 나도 참 천방지축이었는데, 절제의 미덕을 좀 미리 갖췄으면 좋을텐데 태어난 품성이 요모양이고 덜떨어짐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그냥 생긴데로 살아야지 뭐..그릇이 그모양인데 재질이 은이나 금은 아니니 넓히기가 힘들다. 그럼 깍아야하나..스댕만 아니길..ㅋㅋ


뒷자리에서 노닥거리며 일이나하라고 퉁주던 부서장들을 뒷담화로 세계로 보내던 시절이 그리울때가 있다. 뒤로가면 갈수록 올라오는 후배들의 뒷담화가 거슬리기 보단 뒷자리 노인네들이 치사하게 그 자리의 어려움을 하나도 안가르쳐주고 올라가셔서 하던일 계속하시면 날 관리하던데.. 그런데 말로는 잘 이해가 안되는것 같아. 옛말에 고생은 젊어서 하라는데..요즘 몸으로 체득하느라 정신이 없도다. 대체 얼마나 볼수 있지, 보이긴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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