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보던 드라마가 다시금 보고 싶은 걸 보면 이젠 나이듬에 익숙해 진것 같다. 출장중에 만난 형님도 이거보고 여명의 눈동자를 다시 보고 계신단다. 동시대의 사람이기도 하지만, 같은 또래라고 우기시는 것 같다.
미국도 저녁엔 시원한 바람이 불던데, 자연이 차가워 진다는 것은 음기가 점차 왕성해 진다는 것이니 남자들이 싱숭생숭하다는 이야기가 맛는 듯 하다. 재미있기는 한데 예전과 달리 짠한 마음이 든다. 괜이 날씨탓을 하지만 딱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그렇다.
혜린을 끝까지 사랑하는 남자들은 다 죽었다. 마치 불나방과 같이 모든 것을 버리고 초연하게 맞이한다. 박태수도 백재희도 그렇다. 그러고 보니 김종학 프로듀서도 미운의 죽음을 맞이한 것인가? 드라마가 한번도 클라이막스가 없는 듯 한다. 조금 올라갔다, 조금 내려갔다..쥐락펴락 흔들어 대는 전개가 다시봐도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7-80년대를 그려내는 모습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과도한 르와르의 분위기가 있지만, 한편 그것이 그 시대의 모습일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또 많이 변한것이다. 여명의 눈동자처럼 화면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조명기술이 지금은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과 당시의 패션이 조금 재미있기도 하네요.
혜린의 말처럼 추억마저 없다면 너무 슬프기도 하겠지만, 추억을 더듬다가 마음만 싱숭생숭해졌는데...참 묘하네요. 누군가 딱 동경하거나 맘에 들거나 하지 않지만 스토리와 시대배경이 그런것 같아요. 내가 살아온 시대와 조금 가까워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