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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물건속에 체화된 남자의 시간

by Khori(高麗) 2012.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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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남자의 물건

김정운 저
21세기북스 | 201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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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지난가듯 케이블TV에 나오는 저자의 모습에 왠 개그맨인가 했는데 교수님이란말에 참 개성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별로 기억날만한 것이 없었다. 몇주전 자형과 늦게 소주한잔 하는데 "힐링캠프 봤어"하고 물어보신다. "재방송이라도 꼭 봐라" 하시는데 봐야지 하다 시간만 간다. 지난주 일요일 늦은 밤에 잠이 안와 TV를 켰더니 보라고 한 김정운 교수편 재방송을 한다. 이런게 인연이 아닌가한다.


여자 진행자와의 긴장보다, 탐정과 같은 관찰력, 개구장이 같은 호기심, 내가 지배하는 즐거움을 찾아가는 자유인이란 생각이 많이들었다. 아마 그래서 남자의 물건을 사서 읽고 있는것 같고, 이런 사람들의 웃음이 있기까지 쓸쓸한 고독과 외로움, 시련등을 겪는 것이니 읽는 나에게도 작은 희망이 되는것 같다.



책을 읽으면 최근 내가 갖고 있는 고민, 방향 목표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것 같다. 그런데 상당히 책의 내용과 내 마음, 책의 방향의 나의 방향이 그리 동떨어지지 않음이 신기한다. 늙어가는가라는 고민은 없는데, 내가 50대를 이해하는 것인지라는 철딱서니 없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몇장 책을 넘기다 보니 마음에 쏙 와닿는다. 그리고 몇장 넘기다 이 한마디에 앞쪽 내용이 다 잊혀져버렸다. "그렇게 맛이 가는 거다"  이말을 통해서 50대의 그가 연구를 통해서 자신들의 후배들에게 말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맛이 가본자가 맛이 가는줄 아는 것이니까? 어떤 책이던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솔직함이 가장 크다. 


내가 1월부터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도, 책의 연속선상에서 보면 비슷한 이유인것 같다. 맛이 가지 않기 위해서 나의 내면과 대화하고, 좀더 즐거움을 찾는 과정속에서 어떤 공통의 주제를 통해서 동료, 사람, network에서 이야기할 것인가이다. 책을 읽으면 저자가 말하는 의도보다 1부의 뒷편에 내가 1월부터 고심해 오던 narrative에 대한 고민들에 한가지 생각들을 더해본다.


2부의 인터뷰기사들은 저욱 잔잔한 느낌이 있다. 사회 리더들의 보여지는 행동과 말을 통해서 우린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서 좀더 확인하거나 새로운 면을 보게되는것 같다. 심리학 교수의 입장에서 그들의 소중한 물건을 통해 스토리텔링이 진행되고, 또 분석하는 과정이 일종의 친숙한 대화상담처럼 느껴진다. 각 분야의 사람들이 집착하는 물건을 통해서 그 사람의 역사, 내면의 숨은 이야기가 전개되는것은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일치가 필요없이 그 속에 과거 사실, 기억, 현재가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문수지사 편이 재미있다. 트위터에서 한번 물어봤다, 답신에 정말 솔직한 양반이구나..현실정치인이 이런 사람이 있던가 했던적이 있는데 책을 보니 똑같으시네..그래도 내 맘에 알던 이야기가 아니라 모르던 이야기던 면도기와 지도가 가장 재미있었다. 


나에겐 어떤 물건이 나의 의미를 많이 갖고 있을까 둘러본다. 잠깐잠깐 했던것도 있지만 내방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레고일지도 모른다. 내가 이걸 어른이 되서 하는 이유는 어려서 갖고 놀기엔 엄청나게 비싼 장감이란 이유,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 소통의 도구(사실 이건 잘 안됨), 그리고 내가 할아버지가 됬을때 손자에게 언제나 재미있고, 즐거운 노인이 되가기 위한 도구이다. 여기에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을 묶어가는 중이다. 어떤 물건에 체화된 나의 시간들을 즐겁게 돌아보면, 현재도 미래에도 즐겁게 살려고노력중이다. 지금 즐거워야 내일 돌아보아도 즐겁지 않겠는가.


이책은 자형에게 꼭 보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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