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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 관람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오랜만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방구석에서 리모컨을 깔짝거려서 봤다는 것이 큰 위안이다. 괜찮은 배우들을 이렇게 모아서 이런 아쉬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놀랄만한 결과다. 저 CG를 만드느라 고생한 보람이 가련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별로 흠잡을 때가 없다. 단지 초롱이를 키우던 송할배의 이야기는 오래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생각나게 한다. 그래도 여기서 돌연변이는 미국 부대의 독극물 방류로 인한 개연성이 있다. 하지만 '물괴'에는 역병의 숙주가 있을 뿐이다. 연산군의 핑계는 장황한 부연 설명에 불과하다. 아무거나 교배를 시켜, 알 수 없는 것이 나오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다윈 할배가 듣는다면 기가 찰 일이다.
연기라면 그래도 이경영이 제일 좋다. 불멸의 이순신과 같은 김명민도 나쁘지 않다. 철딱서니 없는 듯 있는 혜리도 나쁘지 않고, 썸을 타는 최우식도 괜찮다. 박성웅도 배역이 잘 어울린다. 물괴와 마주하고도 어떻게 좀비처럼 돌아다니는 지는 알 수가 없지만...역병이 갑자기 엄청난 폭발력을 주는 것도 아닌데.
한편 조선 제 1사대부로 보던 조선시대의 불쌍한 왕의 모습은 잘 나타나 있다. 실록의 기사 한 구절을 떼와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이 영화에 80억을 투자한 상황을 생각하면 심히 괴로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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