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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바보짓 어렵지 않다.

by Khori(高麗) 201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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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중국출장을 보내놓고 빈집에서 왕노릇을 하니 할일이 많다. 원격요청과 내부 요청을 정리하는 와중에 전사 Consulting 전략회의 팀보고도 해야하고..raw data 미작성을 빙자하여 "지위고하, 일정을 막론하고 리더들의 솔선수범을 요청함"이라고 대표이사이하 출장 리더들을 닥달했는데..월요일...글쎄 별일있겠어요..암..예비군 동원훈련자도 했는데.. 어째든 아직도 출장자들은 문서 작성을 안했는데 뭐..ㅋㅋ

아침 메일 러쉬를 해결하고나니, 책상밑에 짱박아 둔 박스가 생각났다. 이거 EMS붙여야하는데. 사전예약미비로 사무실근처 우편물 취급소에 가려니.나른한 오후의 귀차니즘. 뚝딱뚝딱 포장마스터의 재능기부를 발휘해 박스접기 놀이를 했다. 휑한 사무실에 연약한 막내 여자어린이를 보낼 수도 없고, 박스 손잡이들 만들어 달랑달랑 들고 길을 나서는데..연구소 직원이 담배를 피며 망중한이다.

"어이..놀면뭐해 산책이나 가자"
"아~우 저 한테 왜 이러시는거에요!".
"죽을래? 잔말말고 언능 따라와"
"아~우 살수가 없어 엉아때문에"

뭐 이런 대화를 하면서 횡길건너 우체국에 도착했다. 서류를 다 작성했고..금액은 7만원쯤이란다. 결제는 카드로 할께요 하고 지갑을 꺼내는데...,, ㅡㅡ;;;  뒷주머니에서 나온 포스트잇 헐~

"xx야 지갑 갖구왔냐"
"아니..지갑없어요?...아우 창피해라 ㅋㅋ" 

어이없는 나를 보면 직원 왈
"맡아 둘 테니 다녀오세요"
"저기요....갔다 올껀데 혹시 내일 오면 안될까요?"하고 천진난만하게 물어봤더니 갑자기 언뉘야가 장비처럼 눈에 힘을 팍 주시더니 "절대 안되요!!!!!!!"란다. 얼..무서워라..

잡것이 뒤에서"아우 창피해라"를 연발하고..에휴..횡단보도 건너면서..엉아는 다시 댕겨오시구요 난 모르는 일이구요 연발 쫑알쫑알. 커피라도 한잔 먹을려는 생각이 들었는데..그러고보니 "아 지갑이 없지"라는 생각과 "바보 아냐"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서 "지두 지갑도 안갖고 다니면서 장하다"그랬더니..자켓을 토닥거리며 "어 지갑 여깄다"...이런 제기랄레이션!!! 사무실에 도착을 다했는데..
(장유유서의 조건에서 연장자 고의로 물먹이기는 방법과 대책에 대한 고찰이란 측면에서 확인해 봐야겟어..흠.. 잡것 담당업무중에 고객불만이 어디있더라...막 엮어서 보내볼까 잠시 생각해봤음)

담배피던 다른 녀석이 이야기를 듣더니..그거 백지수표냐고 물어봐서 한장 쫙 써줘다..
"얼마?"
"많이요"
"옛다"

사무실에 와서 이야기 했더니 다들 신났어요..아주..이 좋은 가을날에 또 터덜터덜 허탈하게 결제완료하고 사무실에 돌아오니..바보가 따로 없는 것 같아요..ㅠㅠ 오랜만에 했더니..역시 총기가 빠져서 그런가보다. 아이 속상해라..ㅋㅋ


그래도 교통카드나 회사출입카드 안꺼낸게 어디냐 하면 참아야지..사실 회사출입카드를 여기저기에 많이 사용해본 경험으로..이것보단 없는게 덜 창피하긴 하지..그럼그럼.. 오늘은 조용히 퇴청하겠어..땡하면..회사카드는 놓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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