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펜데믹과 실물경기의 위축을 예고하며 주식시장 폭락이 발생했다. 사실 나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폭락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루 만에 도산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부도날 모기지 채권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면(물론 천재지변 급의 부도는 발생할 수 있다) 상장된 모든 기업이 절벽 아래로 주식을 내던지듯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비이성적인 일이다. 음모론적으로 시장의 호구들을 선동해서 그들 주머니를 터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상장사라면 회계법인들이 확인하고 조사하고 관리를 하기 때문에 대놓고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내 경험으로 10년간 성장한 기업이 나태하고 부당한 일을 통해서 망하는데 최소한 5년은 걸린다. 내 경험의 축적은 성장기간이 A이면 A+A*1/2가 기업 존속기간이다. 성장의 정점은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3분기 연타로 줄어들고, 부채비율이 상승, 현금흐름 악화, 재고 증가가 시작하는 시점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3월 대폭락 시점에 처음 주식을 내 돈으로 사봤다. 피터 린치의 말처럼 매수 타이밍은 꽤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식이전에 간접투자인 펀드를 샀다. 20%의 수익에서 환매하고 자투리를 놔두고 있는데 이번 주에 날아온 문자가 44.5%다. 갖고 있는 얼마 안 되는 달러는 펜데믹과 한미 통화스왑 발표날에 정리했으니까 대략 5%의 수익이 발생했다. 그럼 주식은 투입자금의 변동이 있어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힘들다. 4월은 흑자, 5월은 흑자, 6월은 손실, 7월은 최대 흑자, 8월은 최대 흑자와 동등한 최대 적자, 9월은 최대 적자의 45% 복구 상태다. 어째던 워런 버핏이 말하던 "돈을 잃지 않는다"라는 말은 지키고 있는 셈이다. 초보에게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배운 점과 궁금한 점이 있었다.
1. 기업 선정은 양호하다. 피터 린치의 표현을 빌어 구매했던 종목이 3루타 종목이 5-6개 정도, 8루타 종목이 1개가 있다. 문제는 소액 구매한 3루타가 존재하고, 8루타가 나에겐 2루타에서 끝났다. 즉 종목의 변동과 내 계좌의 현실 사이에 상당한 궤리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2.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기가 대단히 어렵다. 내가 사는 날 꼭 1-2%가 더 떨어진다. 내가 파는 다음 날부터 10%씩 오르는 건 이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L사 주식(지인이 친일 주식이라고 욕을 많이 한다) 수익을 내고 매도했는데 예상보다 한참 더 올랐다.
3. 나름대로 엑셀로 기업 정보를 정리해보면 문제점이 있다. 차트는 과거다. 차트는 미래를 반영하지 않는다. 기업 공시 실적도 최소한 1.5-2개월 전의 사실이다. 이 전제조건에 어떻게 목표 구매가, 목표 판매가를 판정하고, 그 목표 구매가를 산정한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이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4. 가끔 재미 삼아 읽어 보는 토론방을 보면 우리나라 주식 대부분은 확실하게 개잡주다. 다들 주식을 산 주인인데 그렇게 부른다. 왜 그럴까?
5. 투자, 투기, 도박의 경계는 무엇인가? 토론방을 보면 더 재미있다. '주식이 카지노냐?'부터해서 그런 신기방기한 표현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6. 내가 세상을 표준 정규분포로 가정하면 좌우 30%씩 60%가 특정 기준에서 가운데다. 가운데인지 호구인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호구인가?라는 질문을 항상 하게 된다.
7. 손가락의 깔짝거림을 어떻게 제어할것인가? 수익과 제비용의 상관관계를 보면 허허.. 당구장에서 게임이 길어지면 수익은 당구장 주인에게 수렴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바보냐고 묻지만 바보짓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창피한 줄 알면 끊어야한다. 그걸 많이 개선중이다. ㅡㅡ;;;;
이런 이유로 워런 버핏 바이블, 스킨인더게임, 현명한 투자자, 투자는 워런 버핏처럼 이런 책들을 천천히 읽고 있다. 그렇게 카트에 담아두었던 Peter Lynch의 One up on Wall Street를 우연히 들러본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고 있는 중이다.
그 답을 찾았을까? 획일적 만고불변의 답을 원한다면 아니오가 내 대답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투자란 경기에서 해야 할 것을 찾았다면 일정 부분 소득이 있다. 워런 버핏은 확고한 원칙과 학습을 통한 투자 철학의 의미가 내겐 크다. 현명한 투자자의 벤저민 그레이엄도 그렇다. 도를 닦듯 원칙을 지키고 확인하는 작업이 반복된다. 쉬워 보이지만 아주 따라 하기 힘든 우공이산이란 생각이 든다. 조지 소로스는 천재적이란 생각이 든다.(바보일 수 있으나 성과로 증명한 사실이 있음으로 천재라고 해야 한다) 내게 역발상의 뛰어남처럼 느껴지지만 잘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ㅎㅎ 피터 린치는 조지 소로스처럼 뛰어남을 추구하지 않는다. 대단히 분석적이고 현실적이다. 워런 버핏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와 유사한 투자 원칙들을 지켜나간다. 그나마 일반인이 흉내내기를 해 볼 수 있고 상식적이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런 가능성을 통해서 내 기준과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이 곧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는 글에서 "바지를 치켜올리고"라는 표현이 아주 좋다. 무엇인가를 마치고 새로운 일을 할 때 하는 행동이니까.
1부 투자를 위한 사전 준비 (1~5장)
- 투자를 위한 자세, 주식시장이란 경기장에 관한 설명이 많다. 누구나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는 타인보다 저 많이 알고 있다. 실제 기관 투자자들도 투자 업종을 업종 종사자 만큼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란 존재가 있는 것 아닌가? 일반 투자자에게 제약이 있듯, 그들에게도 제약과 장점이 있다. 그 사실이 시장의 규칙이다. 불평해도 없어지지 않는 조건이라면 대책을 세우고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피터 린치는 5장에서 경기장의 규칙을 세븐 오디너리 포커(7장짜리 포커)로 설명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내 손에 있는 패가 먼저다. 최진석 교수의 말처럼 보이는 대로 보아야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는 경기가 주식투자란 분야다. 한 가지 그레이엄은 수익률은 0으로 수렴한다고 하고, 피터 린치는 장기적인 수익률은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그레이엄이 옳다고 생각한다. 비관론자는 아니지만 기업은 언젠가 망한다. 단지 그 자리를 누군가 대체하는 것이다. 그때가 내가 들고 있을 때가 아니고, 뛰어난 대체자를 내가 선택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안목이 중요하다. 내가 궁금했던 4, 5, 6에 대한 의견을 구할 수 있다.
2부 성공주를 찾아서 (6~10장)
- 중국 고전에 기미를 보고 일을 미리 알아낸다는 말을 볼 수 있다. 이런 작은 현상을 통한 추론이 가능하려면 그 기미와 관련된 지식, 업종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쉽게 말하면 공부하란 말이다. 그런데 모든 분야를 다 할 수는 없다. 투자, 투기, 도박은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태도와 마음가짐, 지식의 상태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생각을 한다.
- 기업의 6가지 형태 분석은 이해를 돕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이런 정형화된 이해가 쉽지만 실제로 기업의 사업모델을 잘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재무제표(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주석)는 계속 이야기 하지만 과거의 사실이다. 나는 미래를 바라보면 과거의 기록만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거는 미리 보고, 가끔 보는 것이다. 그들의 사업목표, 사업방향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무제표와 사업구조를 통해서 어떻게 그들이 돈을 벌고 있는지를 도식화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쉽게 이해되고 수익구조가 좋다. 이것을 알려면 내가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주가의 기준에서 6가지로 구분했지만 사업모델을 보면 자기의 기준을 만들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 피터 린치의 예상 수익 목표를 알 수 있다.
- 성공적인 기업, 실패하는 기업에 대한 피터 린치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본업을 잘해야 부업을 할 수 있다. 국영수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커진다. 국영수 빵점에 기타 과목만으로 할 수 있는 분야는 많은 제약사항이 생긴다. 이런 가정에서 본업을 잘하는 기업의 부서가 독립하거나 분사해서 상장하면 좋은 기회로 본다는 생각은 대단히 현실적이다. 이렇게 쓰고 나니 옛 생각이 난다. 국영수...ㅎㅎ
- 좋은 기업은 매출이 성장하고, 수익이 증가하는 기업으로 요약된다. 과거 실적에 기반한 PER(주당 수익률)는 사실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 PER은 가정을 전제로 한다. 높다, 낮다의 기준은 애매하다. 그래서 관련 업종의 PER를 이용해서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것도 꼭 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업종 시장분석에서는 시장규모의 연평균 예측 성장률(CAGR)을 기본 지표로 많이 한다.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할 때 좋은 기업의 기준으로 5년간 매출 성장, 영업이익 성장, 당기이익 성장, 부채 감소를 좋은 기업의 전제조건으로 설정했다. 지금은 재무 요약자료에 5년간 3가지 항목의 CAGR 10% 이상으로 필터링을 했다. 그리고 2년간 분기(max 8분기) 데이터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 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당기이익성장률을 CAGR로 돌려서 10%가 나오는지 계산해 봤다. 처음에 이런 기업이 있겠어했는 데 있다는 사실을 보고 대단히 놀라웠다. 지금까지 눈과 귀에 좋아 보이는 아니 좋아질 거라고 바라는 기업의 주식을 샀을지도 모른다. 좋은 기업을 바라보는 안목이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좋은 예가 피터 린치의 지적대로 PER는 높은데 수익 증가율이 PER보다 나쁜 기업이다. 사업은 현실이고 주식은 현실에 수렴된다고 생각한다.
- 현금은 힘이다. 100억짜리 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제약이 많다. 100억 현금은 자산보다 훨씬 큰 레버리지 효과가 있다. 과하게 10배의 파워가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피터 린치가 주가에서 순현금자산을 주식으로 나눠서 빼 가격을 목표주가로 설정하는 것을 보면 대단히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적정가치는 EPS(주당순이익)*ROE(자기 자본 이익률)*100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나도 이 방법이 가장 편리해서 사용하는데 이 두 가지를 계산하면 평균을 내던, 궤리율을 측정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업현금흐름이 안 좋은 기업은 별로다. 내 생각에 SK바이오팜도 상장하고 크게 오르고, 카카오 게임즈도 크게 올랐다. 가능성은 전자가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전자는 적자기업이고 후자는 흑자기업이다. 이 사실이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부 장기적 전망
- 매도 타이밍을 내가 갖고 있는 매수 검토 기업 순위(물론 다양한 지표를 통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 동일한 자본을 투입했을 때 기대되는 목표수익의 합, 기간, 위험요인들이 정리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가 역전되었을 때가 매도 타이밍이란 말을 듣고 배운 바가 많다. 나는 내 기준이 아니라 움직이는 변화를 쫒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변화하는 것이 변화하는 마음을 만들고 오류를 만드는 결정을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매년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근거를 생각해보자. 그런 근거 없는 욕심과 욕망이 호구로 가는 고속도로라는 생각을 한다. 모두가 버핏이 될 수는 없다. 이런 욕망과 현실의 불일치가 주식시장 대부분의 주식에 잡주라는 호칭을 붙이는 이유는 아닐까? 그럼 투기나 도박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상에서 우리는 가끔 내기(=도박)를 한다. 매일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야바위 꾼을 이기는 것도 아니다. 달리 엄마가 그렇게 공부 좀 하라고 하겠나.
- 선물 옵션은 읽지 않았다. 학창 시절 외환 포지션, 선물, 옵션을 배우기는 했지만 평상시에도 많이 찍는데 돈 내가면 찍기 연습을 하지는 않을 생각이기 때문이다.
다들 바지를 치켜 올리며 주식시장과 거리를 두고 건실하게 일과 저축 축적을 시작할지, 부동산과 채권투자와 같은 안정적인 투자를 할지, 주식을 할지, 그냥 하던 대로 놀아제낄지, 평범하게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일일 뿐이다. 그래도 도박은 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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