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감가상각 해서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찾아본 봐로 우리나라 애널리스트의 종목 보고서에 "Sell"이 없다. 즉 이 말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고 기업을 분석하는 입장과 정보를 얻는 원천인 기업친화적 태도 때문일지 모르겠다. 대략 15~20%의 목표주가를 할인하면 적정한 현시점일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래가치를 말하기 때문이다. 음모론적으로 sell이 없는 이유는 팔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Buy라고 해야 샀다가 내리면 다시 팔고 거래가 두 번 이상 생길 가능성이 열린다. 그때 누가 이익을 갖고 가는가? 비판이 아니라 주식시장의 구성원은 서로 도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함께 공존하기 위한 적정한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호구가 필요한 이유일지 모르겠다. 그런 이유로 Hold는 매도, 매수는 진짜 매수의견과 통상적인 의견인지를 분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안목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밸류에이션하는 작은 기준이다.
이 책은 현업의 애널리스트가 자신의 경험, 주가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과 밸류에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현재의 종목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유용하다. 각 업종의 분석을 통해서 애널리스트가 바라보는 미래 시장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과 각 업종이 갖는 특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은 재미있다. 그러나 가능하면 내가 잘 아는 분야의 보고서를 읽어보고,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가공하는 능력을 기를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020 현재의 시장을 유동성을 바탕으로 강세장이라고 한다. 사실 실물경기의 위축이 바닥이라고 보면 이 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전제가 공감대를 갖고 있다. 당연히 이연 된 실적이 언제부터 개선될 것인가에 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혁신이 존재한다. 바이오 신약이 그런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관심이 지치는 시점이 변화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주식시장 상황보다 팬데믹 현상 아래, 사람들의 행동 변화와 지향점이 더 큰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이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다모다란 교수의 책을 주문했는데, 그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다. 왜냐하면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다. 피터 드러커도 미래는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듯, 미래를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노력이 상상을 현실로 갖고 오기 때문이다. 이 스토리를 통해서 밸류에이션을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은 확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결과에 대한 한탄, 기쁨, 분노, 좌절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회피는 어렵다. 저자처럼 조금 공격적일 필요도 있고, 나처럼 조금 보수적일 필요도 있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산을 올라가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전제다. 그렇다고 내가 애널리스트의 전문성을 폄하하거나, 스스로를 침소봉대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익과 주가의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은 좀 더 포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양업종에서도 좋은 실적을 만드는 기업이 있고, 성장 업종에서도 망하는 기업이 있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의 변화는 그 생태계에 존재하는 구성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즉 시장이 아무리 좋아도 먹을 것이 없는 기업은 도태된다. 그것을 단일 기업에 국한해서 이익을 산정하는 것은 경영환경 분석이란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 기업이란 나무를 보되, 기업이 자라고 있는 숲을 함께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테슬라와 아마존을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으로 보는 관점을 나는 동의하기 어렵다. Investing.com에서 찾아보면 두 기업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나는 미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가 많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위해서 이익의 감소를 감내하는 것이다. 김우중이 "빚도 재산이다"라고 했을 때, 하버드 경영학자들이 "성공하면 경영학을 다시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술 중심의 성장 산업이 차입만으로 운영될 리 없다. 일시적인 차입경영이 존재할 수 있지만, 지속성이 있을 수 없다. 기업은 생산성, 생산력에 따라 생존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회계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다. 학교에서는 장부를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그것을 모든 사람이 알 필요는 없지만 장부를 읽는 법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널리스트의 생각을 조금 감가상각하는 다른 이유는 그들이 직접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일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
저자의 밸류에이션 기법을 보면 상투적인 자료 중심의 분석에서 내가 사장이란 입장에서 사업분석을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인상적이다. 주식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사업을 분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있다. 될 사업은 되기 때문이다. 사업의 본질을 읽게 되면, 그 본질이 유효하게 되는 사람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 사업계획을 세울 때에도 기본적으로 market size, captive market size, effective products line (Products Roadmap), VOC, Customer forecasting base simulation(나의 목표와 고객의 예상은 항상 차이가 있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전략이고 역량이다), Customer market share, Proportion in Customer revenue 등 온갖 것들을 갖고 시름을 한다. 왜냐하면 결국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급지게 예측하고 합리적인 논거를 제시하는 일이다. 잡을 수 있는 시장에서 고객의 규모를 파악하고, 고객 규모에서 내가 차지할 수 있는 비율, 제품, 더 얻기 위한 전략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가 한샘이 차지하는 국내 시장, 한샘 주방가구가 사용되는 시장, 현실적 시장 점유율, 예측 제품 포지셔닝을 분석한 점이 대단히 유의미하다. 실적 중심에서 사업 중심 보고서를 증권회사에서 낸다면 나는 대박이 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증권회사들 보고서가 모두 같은 재무제표와 모두 제각각인 예측 재무제표 중심이라는 것이 아쉬움이다. 한편으로 모두 갖은 자료를 들고 제각각인 해석을 보면 그 업종을 모르는 투자자는 더욱 혼란스럽다. 특정 해석에 의존할 것인가? 내가 그들만큼의 역량을 더해서 나만의 해석을 입증할 것인가? 달리 주식투자를 하면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생각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가 온갖 업종을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간략하게 FNguide를 통해서 특정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 세계시장점유율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런 자료가 있는 기업들이 장세와 상관없이 변동이 적은 편이다. 그리고 기업과 업종의 분석이 가능하면 시장 성장을 예측할 수 있겠지만 간단하게 찾아보는 자료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우연히 2019 제약업종 보고서를 googling으로 찾았다. 다른 산업도 이런 산업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자료를 읽어보면 왜 코스닥, 코스피에서 제약 산업의 기업별 득세 구조가 그렇게 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약을 개발하는 회사, CMO라 불리는 위탁제조업체, 유통 제약회사의 구조가 얽히고설킨다. 그 속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는 기업들을 볼 수가 있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재미있어서 한참을 읽어 본 경험이 있다. 신용평가회사는 더욱 그렇다. 꽤 괜찮은 신용평가회사가 다시 다른 신용평가회사의 지분을 대부분 갖고 있다. 그놈이 그놈인 셈이다. 이런 구조는 시장의 경쟁구조를 알게 하는 또 한 가지 자료다. 업종을 이해한다는 것은 업종의 규칙과 구조를 이해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그렇게 업종의 전망, 그 업종에서 성장하는 섹터를 찾아가는 형태다. 내가 주식시장에서 일부 업종의 데이터를 보면서 마치 내 업종의 시장분석을 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이런 업종의 핵심이 사람들의 인지적 행동(문화)이 결부되면 스토리가 된다. 마치 자율주행과 테슬라처럼.. 그것을 저자는 Keynote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나는 Keynote에는 인간이 시간의 흐름 속에 개연성을 추론할 수 있는 맥락(context)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밸류에이션에 대한 나만의 방법은 멀고도 길다. 그것이 문제다.
책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어 읽기 편하다. 대신 이 정도를 쓸려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필터링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다. 책이 현재를 읽어내어 전달하려는 목표 때문인 것 같다. 좀 더 깊이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으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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