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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법치가 만연한 빡치는 시대

by Khori(高麗) 202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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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다 보면 작게는 규칙, 제도, 프로세스를 규정한 규칙과 같은 합의하지 않은 합의 사항을 만나게 된다. 오래 해 본 양반들이 반복적인 실험을 삶의 체험으로 하고 안정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축적이다. 법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합의한 적도 없고, 내가 만든 것도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누적된 집단지성을 믿고 그것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길 바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살다 보면 참 재미있다. 법이 없으면 무법천지가 될 것 같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꼭 그렇게 되리란 보장하기 어렵다. 법이 있으면 다 좋아질 것 같지만 일명 깜깜이 자세로 저울과 칼 한 자루를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을 보면 이 처럼 해괴한 조각상도 없다. 

 

 뵈는 게 없는 사람이 되면 무고한 사람의 목이 뎅강 날아가는 칼을 휘두르는 일이다. 휘두르는가? 아니면 휘둘러지는 칼을 마주해야 하는가도 문제다. 참나. 편견 없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자세를 상징한다면 드라마에서나 보던 포청천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행운(?)이다. 그 보단 법이란 도구를 쓰는 상황이 가까이 있는 것이 삶의 망삘이다. 법이 있어서 다행인 삶을 살 것인가? 법 없이도 무방한 삶을 살 것인가? 모두 자신이 세상에 자국을 남기며 걸어온 발자취, 그 발자취를 만들 때의 마음 자세에 따라 달린다. 그 발자취가 길수록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냥 낙인이 되는 것이다. 좋은 놈, 나쁜 놈, 미친놈 별거 아니다.

 

 법전을 보면 크게 틀린 말이 없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사람들의 행동이 나타나고 조금씩 이에 맞게 변화하지만 대체로 법전의 말은 옳다.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정의 여신상이 뵈는 게 없는 상태인지, 편견 없는 상태인지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다. 사람들이 대환장을 하는 이유 아닐까?

 

 기원전 사마천의 혹리열전을 봐도 법의 문제라기 보단 법을 운영하는 양아치 혹리들의 문제가 많다고 했는데.. 사람 안 변한다. 2500년쯤 지난 지금에도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완전 짜증이 나는 이유가 결국 사람 때문이다. 기쁨도 또 사람 때문이다. OMG!

 

 그 보다 법치 또는 법가의 이력을 찾아보면 희한한 공통점이 있다. 법가의 시작인 상앙은 법으로 제도를 정립했다고 볼 수 있지만 자기가 만든 법으로 어쨌든 잡혀와 거열형으로 죽는다. 신불해는 끝이 어떤지 모르겠다. 유명한 한비자는 친구 이사의 모략에 빠져 사약 한 사발 원샷하고 뻗는다. 이런 한비자의 법가를 갖고 진시황이 세상을 통일하고 이사는 자리를 차지하지만 결국 본인은 요참형으로 죽는다. 희한하게 법가의 삶을 보면 분명 시대에 부응한 점이 있으나 결론이 아주 비극이 아니라 비참한 경우가 많다. 죽음의 방식도 참 역적에게 하는 형보다도 과하다. 그 말은 맺힌 게 많다는 말 아닐까? 

 

 어쩌면 법이란 과도할수록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ai의 디스토피아처럼 사람은 그렇게 논리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인간적이길 바랄 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양의 한비자라 불리는 마키아벨리도 그 말년이 상념과 함께라고 보면 그렇다. 법가를 볼 때마다 빛과 소금처럼 중요하지만 소금 많이 먹고, 낮이 계속되면 사람은 맛이 간다. 과유불급이지..

 

 우리나라를 봐도 정의사회 구현이라고 외치던 놈이 있었는데, 그 시대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어제가 무고한 살마들을 기리는 날이었다. 그 후에 법치를 떠들던 양반은 강바닥을 열심히 파고 거짓말인지 참말인지 혹리들의 오락가락 셔틀을 하면 결국 감빵에 갔다. 그 후에 또 법치를 말하던 아줌마를 혹리들이 감빵에 보냈다. 지금은 혹리들의 전성시대인가? 포청천의 시대는 드라마에서나 기대를 해야지.. 사람이 현실성이 없으면 삶이 팍팍해지니까. 

 

 법은 중요하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법으로 하면 깊은 빡침을 불러올 뿐이다. 콩나물 한 줌 더 주는 게 불공정 거래인지, 인심인지를 따져야 하는 세상이 인간적인가? 주는 것은 이렇게 공정하게만 하고 싶고, 받는 것은 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그 사이에서 호시탐탐 틈만 나면 법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존재들이 많아진 시대가 아닐까? 법전 글자는 바뀐 적이 없는데 input과 output시 그때그때 마다 사맛디 아니하니 개가 웃을 일이다. 

 

 원래 시대의 철학과 구호는 시대의 결핍을 상징할 뿐이다. 정의사회 구현이라도 외친 놈이 무고한 사람을 많이 죽였듯,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는 놈이 공정과 상식이 개차반일 가능성이 높고, 법치를 말하는 자들이 본인들이 안 지키니 남들도 그럴까 더 크고 시끄럽게 외치는 시대가 아닐까? 그런 시대라는 생각이 들면 빡침이 올라올 뿐이다. 작은 주변에 속한 조직에서 관찰해 보라. 사람 안 변한다. 과유불급이 되면 다들 집에 곱게 가기 힘든 일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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