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를 읽고 있냐고? 아니다. 사진을 잘 찍어둔 사진이 있어서 사용했다.
달밤에 주인님이 애들 데리고 산보를 나갔다. 난 방구석에서 'Part 4 보통주 투자이론 배당금 요소'를 읽고 있다. 앞쪽의 채권분석에 대한 부분은 내겐 큰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투자를 접근하는 관점은 대단한 큰 인사이트를 준다. 되도록 기술적인 분석, 차트분석보다 주식투자의 고전과 명저라고 불리는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도전해본 증권분석 상당히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인 사고 전개가 아주 맘에 든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원칙을 갖고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성취가 확률적으로 높다. 그 원칙이란 나의 생각하는 힘에 근원을 둔다. 생각하는 힘이 자신의 관점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하는 힘은 자신이 접한 지식, 경험의 합으로 결정된다. 좋은 책, 좋은 경험(어렵다 쉽다가 아닌 삶에 가치를 더 해주는 경험)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큰 조력자다. 그렇게 만들어진 관점은 결국 나의 태도와 행동을 디자인한다. 궁극적으로 나의 output인 행동과 태도가 이성적으로 보다 가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가가 평가를 좌우한다. 감성적인 부분은 자신이 수양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가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런 점에서 투자란 분야에 관한 꽤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브루스 버커위츠의 글로 시작하는 Part 4는 대단히 현실적이다.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가치를 분석한다. "현찰은 훨씬 큰 힘을 갖는다"는 일상의 속설을 대변한다. PER, ROE, ROIC, ROA와 같은 투자지표를 보면 모두 수익과 관련된 지표를 사용한다.
수익은 영업활동의 결과로 나온다. 영업활동에서 나온 수익이 기업의 비용을 얼마나 상쇄하는가? 그것이 수익력이고 기업의 힘이다. 수익력은 기업 운영의 규모에 부합해서 그 힘이 더 커진다. 재산이 많아도 현찰이 없으면 빚을 내야 한다. 재산도 없고, 빚도 낼 수 없으면 궁지에 몰리게 된다. 사람도 기업도 마찬가지다. 주식을 사고, 그 대금을 기업에 빌려준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업에 빌려줄 것인가? 누군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사람을 보며 떠오른 내 머릿속 생각을 기업에 적용하면 다른가?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터무니없는 투자는 근절될 것 같지만 인간 세상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누군가 수익을 내고, 누군가 손실을 낸다.
원전의 27 Chapter인 보통주 투자이론과 배당금 요소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늘 저녁처럼 아시아, 유럽, 미국 증시가 떡락을 하는 날엔 그렇다. 경제환경과 헝다그룹의 위기 여파라고 한다. 결국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위험이 커질 때 꿋꿋한 기업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바닥은 그때 나오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며 내 투자가 적절한지 복기할 수 있는 기회다.
가장 매력적이고 공감 가는 말은 "실제 가치에 대해서 믿을 만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불확실성이다. 우리는 명확한 것을 좋아한다. 생각을 조금 바꿔서 "불확실한 것은 명확하다"라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그럼에도 최대한 분석과 정보수집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에 근접한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명확하다면 변동성은 0에 가깝게 수렴된다. 변동이 없다면 수익과 손실은 존재하기 어렵다. 이 연결고리를 받아들여야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평균으로 수렴시킬 때 숫자가 갖는 의미와 개별 항목들의 나타내는 사실과의 차이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숫자가 시간의 흐름이란 벡터적인 요인을 감안하며 변화하면 숫자도 아주 입체적이란 생각을 한다. 그런 숫자의 추세가 미래의 상황을 확실하게 대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확한 데이터와 사실은 그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책과 다른 생각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익은 궁극적으로 0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고, 0이 될 때까지의 시간은 인간의 역량에 달려있다.
그레이엄은 철저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극복하려고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집중투자를 한다. 나는 하나의 방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산투자는 종목별 위험의 차이를 인정함으로 그 위험의 평균이 한 종목의 위험에서 발생하는 위험보다 낮게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그런데 포트폴리오 종목이 게시판에서 자주 보는 개잡주이고 이런 개잡주들의 모임은 강력한 마이너스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다.
즉, 좋은 시작은 좋은 결과를 항상 만들지는 않지만, 좋은 결말은 좋은 시작에서 출발한다. 분산투자는 내 선택과 판단을 검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손실의 기회를 분산시키며, 수익의 기회도 분산시킨다. 따라서 이런 검증과정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에 집중하는 집중투자로 이동하고, 집중투자의 좋은 결과가 임계점에 다다르면 다시 분산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장기투자와 단기거래는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주, 가치주의 구분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이런 종목의 구분은 희석되거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 주식과 인덱스와 같이 내가 산 종목이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우상향 하는 기업을 오래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오래 갖고 있는다고 우상향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워런 버핏이 ETF를 언급하는 것은 대단히 올바른 접근이다. 내 문제라면 약간의 스릴과 짜릿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 EFT는 지루하다. 대신 안전마진에 대한 접근과 시도는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증권분석과 같은 책을 보는 셈이다.
배당에 대한 생각을 읽으며 내 생각도 많이 정리하게 되었다. 배당을 줄려면 이익이 생겨야 한다. 이익이 생기려면 영업의 결과가 좋아야 한다. 영업의 결과가 좋으려면 기업이 창출하는 제품, 서비스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종합적인 활동이 원활하려면 우수한 인력을 뛰어나게 경영할 사람이 필요하다. 갑자기 증권분석이란 책을 읽는데 피터 드러커의 책들이 교차한다. 특히 프로페셔널의 조건, 경영의 실제와 같은 말들이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결국 분석의 한계가 사람과 관련된 일 때문은 아닌까? 주식시장에서 본 적도 없는 대표이사들을 들먹이며 욕설과 불만을 한다. 어쩌면 기업성과의 책임을 지고, 경영자로서 성과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일정 부분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 경영자가 재임기간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가만 확실하다. 미래 계획에 대해서 미리 조금 들을 수 있지만 성취를 할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통제하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은 너도 알고 나도 안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위험이라도 회피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익유보와 이익 배당과 관련해서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투자하듯, 기업의 소유권 일부를 사거나 기업에게 일정 자본을 빌려준 증권을 사거나 상관없다. 주가가 변동해서 가격의 변동은 불가피하지만 최소한 변동된 가격에서 시중의 명목이자율보다 높은 배당은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 변동의 위험이 있음으로 예금이자보다는 높은 배당금을 줄 정도의 여력이 되는 기업은 돼야 투자가 가능한 것 아닐까?
이익을 유보하면 기업의 재산이 늘어나니 주가가 올라야 한다. 그런데 배당을 많이 주면 그 기업의 주가가 오른다는 아이러니한 요인도 잘 이해한다. 이익을 유보하면 기업의 재산이 그 시점에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재산이 줄지 않는다는 가정의 근거는 무엇인가?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100억을 벌어서 200억씩 사용하면 (투자가 되었던 뭐가 되었던) 100억을 빌려야 한다. 500만 원 소득자가 600만 원씩 지출하면 빚이 100만 원 고스란히 남는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다. 뛰어난 경영자라면 당연히 이익을 유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배당이 시중 2% 이자 수준만 돼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뛰어난 경영자가 기업을 10% 성장시켜서 수익을 15% 늘려주고, 주가를 20% 인상시킬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다. 만약 경영자가 뛰어나지 않다면 당연히 이익은 유보하는 것보다 배당을 주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그것도 최소 시중 금리보다 높게. 그 정도도 못하면 뛰어난 경영자를 찾는데 투자하는 것이 기업에게도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 문제지만.
이런 관점과 책의 조언을 토대로 현재 80만 원이 훌쩍 넘는 기업과 30만 원이 안 되는 기업의 EPS, 주당순이익(주주총회 결과 명시 금액), 배당금으로 계산을 해봤다.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 배당률을 계산하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의 차이가 주가와 정반대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다. 그럼 왜 그럴까? 이런 것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진정한 가치에 수렴해가는 경향이 존재하지만 일시적으로는 완벽하지 않는 인간들의 판단으로 왜곡이 발생하고, 큰 안전마진을 확보해 주는 기획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투자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유보 이익세에 대한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세금은 국가 정책의 부분이다. 만약 내가 관료라면 유보 이익세의 추진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시중 대출 금리 수준의 유보 이익 세금은 크다고 할 수 없다. 대상의 범위와 기준을 정하면 일정 조정은 가능하다. 기업들의 배당을 통해서 개인들에게 소득을 만들어 주면 정부는 소득세를 걷고 기업의 세금은 축소될 여지도 있다. 동시에 기업이 투자를 통해서 건전한 경제활동을 확장하고, 고용을 창출을 지속한다면 3년 뒤에 환급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해봤다. 유보율이 4500%, 12,000%가 미래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사실 돈 욕심으로 창고에 쌓아두고, 은행이자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그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다. 성과를 내지 것이 그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들을 갖고 투자 기업을 분석한다면 조금은 헛삽질을 덜 하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모두들 명절 잘 보내세요. 이젠 300페이지만 보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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