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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분노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기적을 믿지 않는다 - 어느 날 뒤바뀐 삶, 설명서는 없음

by Khori(高麗) 2022.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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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모두가 태어나 죽음이란 과정을 걸어가지만 그 중간은 선택이란 진부할 말보다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는 말이 더 좋다. 인생의 이야기는 소설과 영화처럼 장르가 정말 다양하다.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는 정체성의 문제고, 어떻게 쓸 것인가는 매일매일의 난리 부르스처럼 요란하다. 세상이 내가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내일은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릴 적 소아마비의 시절, 고관절 재활, 어린 시절 언니와 오리, 아빠가 함께 하는 이야기, 프리랜서와 알코올 중독, 반려견에 관한 이야기, 엄마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인생에 새로운 장르가 시작될 때,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바뀐다. 경험하지 못한 것은 상상할 수 없지만, 작은 경험은 물리적 관점과 상상의 기제에 큰 영향을 준다. 새로운 장르에 진입하며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담으며 인생이란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다. 작가의 이야기가 그렇고, 내가 걷고 있는 허접한 삶도 나름의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게일 코드웰이란 작가가 쓰고 있는 이야기의 필체 속에 삶의 필체가 있다. 시작부터 불운한 소아마비란 원망을 보기 힘들다.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 그 삶의 환경에서 자신의 선택과 꾸준함으로 조금 느릴 수 있지만 하나의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 간다. 조정을 배우면 14년이나 자신은 강가를 나가보지만 그때 보았던 사람을 다시 보지 못했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생긴다.

 

 빨리 좋은 길을 가는 것도 바라는 일이지만, 인생이 하나의 장르만으로 구성되지 않는 종합 장르라는 진실이다. 게다가 내일은 내일의 내가 펼쳐나갈 이야기가 준비되었다는 사실만 명확하다. 예고편이 없다. 더욱 기막힌 일은 높낮이도 제각각이란 사실이다. 모두 다른 삶을 살지만 모두 똑같은 감정을 느끼면 살아간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어느 날 뒤바뀌었다고 생각하지만 매일매일 우리는 조금씩 더하고 빼고 조금씩 변해가는 중일지 모른다. 불현듯 시간이 흐르고 분노하거나 기뻐하는 것이 당연하면서 조금 경박하다고도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소중한 것들을 자주 잊고 지내기 때문일지도. 설명서도 없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상상력과 준비로 비슷하게 그려갈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굳이 좌절하고, 화낸다고 기적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중하게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어설프지만 열심히 쓰고 그려나가야 할 삶이다. 어차피 모든 인간에게 내일은 초짜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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