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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악녀

by Khori(高麗) 2017.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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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조할인으로 보고 싶었던 영화를 골랐다. 정신없이 가면서 김밥을 한 줄 사먹었는데, 포스터의 모습이 첫 장면부터 묘하게 집중해서 보게 한다. 그리고 시작된 살인..아니 도살에 가깝다. 최민식의 망치씬만큼은 아니지만 액션캠처럼 도살의 대상을 보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가 현실감보다는 잔인함을 돋보이게 한다.


 영화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한맺히고, 가슴아픈 사연을 풀어가는 스토리라고 보긴 어렵다. 관점을 달리보면 불구대천 원수가 나를 기망하여 결국 처단하였다. 그 속에서 잠시 사랑이 여기 저기에 머물며 슬픈 흔적도 남겼다. 흥행으로 보면, 여성의 격렬한 액션과 남성을 제압하는 모습이 균형잡히지 않은 세상에 대해서 뭔가 말하는 듯도 하지만 크게 부각하기 어렵다. 여자가 한이 서리면 무섭다는 말이 훨씬 다가오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읽은 논어의 불혹에서 혹이 미혹함을 말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사랑했었지만 그 추억과 설계된 삶의 진실을 보면서 그를 내리치는 숙희의 모습과 겹친다. 사랑했기에 너를 제거해야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사고는 미혹된 것이다. 그 대가를 치루게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결단을 내리고 내리친 것이 불혹했다고 해야하는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아침 나절에 보기에는 조금 곤란한 청소년 불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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